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호기심 이는 스페인 내륙의 암벽 구멍들, 무엇일까요?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8. 10. 22.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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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식구들과 스페인 내륙의 라 리오하(La Rioja) 지방을 여행하다 집으로 오는 도중, 국도에서 희한한 암벽을 보게 되었답니다. 마치 터키의 작은 카파도키아를 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답니다. 뭐 직접 가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그려지는 게, 참 신기하게도 암벽에 희한한 구멍들이 많더라고요. 


일찍이 스페인에서도 땅을 파고 굴을 내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혹시, 예전에 사람들이 살던 곳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스페인 안달루시아(Andalucía) 지방에서는 산에 굴을 파고 집을 지어 사는 사람들이 있고요, 발렌시아의 파테르나(Paterna) 마을에는 여전히 땅에 굴을 파고 집을 지은 곳이 있을 정도입니다. 예전에 파테르나 미술 박물관에 제 도자기 작품을 전시한 적이 있었는데요, 역사가 있는 땅속 박물관으로 미로 같은 그곳이 참 신기할 정도였답니다. 


아무튼, 저는 그런 풍경을 상상하면서 이 암벽의 정체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졌답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한가하게 스페인 리오하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하다가 산의 암벽에 희한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보니 구멍이 송송 뚫려있습니다. 


"오~~~! 저건 뭐야? 창문 같은 구멍이 암벽 곳곳에 있네! 남편, 저거 뭐야?"


이렇게 스페인 사람인 남편에게 물어봤는데, 글쎄 남편도 모른다네요. 



한 곳에만 이렇게 있는 게 아니라 도로를 따라 암벽인 곳은 다 이런 모양새로 있는 겁니다. 


"우와! 신기하다. 예전에 저곳에서 사람들이 살았나 봐. 신기하다. 창문과 문이 있는 걸~!" 



자세히 보니, 문과 창문이 있고, 기둥도 있는 것이...... 




확실히 암벽을 뚫고 누군가가 이곳을 이용했다는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도대체 이 구멍들은 뭘까?"


너무 궁금하여 혼잣말을 지껄였더니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저곳은 전쟁이 났을 때 요새로 이용하던 거야." 


하하하! 정말 요새로 이용했을까요? 



어떻게 보면, 요새 같기도 한 것이, 사람이 저곳에 올라가 활동을 했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저 위의 산(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은 큰 성인데 암벽 구멍과 조화를 이루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주유소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저 구멍들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살던 집인가요?"


주유소 직원이 하는 말이......


"사람이 살던 곳도 있지만, 대부분 암벽 상부에 있는 곳은 비둘기를 기르던 곳이랍니다."


헉?! 비둘기?! 정말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네~ 비둘기를 예전에는 참 많이도 길렀어요. 아직 어린 비둘기는 살이 통통한데, 날기 한 달 전부터 날기 위해 살을 빼기 시작한다고 해요. 그래서 살 빼기 전에 살찐 어린 비둘기인 피촌(Pichón)을 잡아다가 음식으로 해 먹은 거예요.  


요즘에도 비둘기 고기가 시장에 나오잖아요?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기르지만, 옛날에는 저 암벽 위에 창문을 내어 비둘기를 길렀다고 해요. 어둑어둑해지는 밤이 되면 몰래 올라가서 살찐 놈을 잡아다가 음식으로 해 먹었던 거죠. 지금은 비둘기 키우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대신 독수리 녀석들이 둥지를 틀고 산다고 하네요." 




오~~~! 정말 재미있는 사실이네! 역시 스페인 리오하 지방은 좋은 와인과 미식으로 유명한 곳이라 각종 음식 재료가 다양했던 모양입니다. 피촌이라는 비둘기 고기가 이렇게 대중적으로 길러졌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네요. 


실제로 요리를 전공한 스페인 친구가 하는 말이, 

비둘기 고기와 같은 새 고기 종류가 정말 맛있다고 하네요. 


"리오하 지방에 왔으면 피촌 요리도 한 번 맛보고 가세요.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쉽게 이 요리를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주유소 직원이 마지막으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위의 그림은 18세기에 멜렌데즈 루이스 에히디오

(Bodegón con pichones, cesta de comida y cuencos

MELÉNDEZ, LUIS EGIDIO) 라는 화가가 그렸는데, 어찌 암벽 구멍의 비둘기 고기가 

참 그 시대 대중적으로 와닿습니다.

출처: 프라도 미술관 Museo Nacional del Prado


저는 참 신기했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뭐, 한국에서도 비둘기를 기르고 먹었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고 말로만 들어서 한국에서는 그렇게 대중적인 식재료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암벽에 이렇게 구멍을 뚫고 길렀다는 게 

저는 참 신기했습니다. ^^* 



사진: www.hogarmania.com


위의 음식이 비둘기 고기 요리라고 하네요. 

뭐 닭고기와 참 비슷하지 않나요? ^^ 

리오하 지방에 가면 우연이라도 이런 음식을 맛볼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은 호기심으로 먹어 보고 싶네요.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항상 행복 가득한 날 되시고요, 

쌀쌀해지는 가을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아자!!! 


재미있으셨다면 응원의 공감 많이 부탁합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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