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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고산 생활 13

스페인 폭우, 우리가 사는 고산에 성큼 다가 온 겨울 풍경

스페인은 폭우로 요 며칠 매우 큰 재앙을 맞았답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는 다른 해와 달리 그렇게 심한 폭우가 내리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 지중해 연안에 사는 친구들 경험담을 들어보니 정말 상당한 비가 내렸더라고요.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 해에 내릴 양보다 더 많이 내리는 곳이 스페인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발렌시아 음유시인 라이몬도 이런 소릴 했어요. "우리나라는 비도 내리는 법을 잘 몰라요.적게 내리면 너무 적게 내리고한번 많이 내리면 너무 많이 내린다고요." 어떻게 보면 한국도 그런 것 같기도 한데, 한국보다 더 과장되게 내리는 곳이 이곳이 아닌가 싶어요. 건조한 지중해 기후에 비가 적절히 잘 내려주면 좋으련만 정말 열정적으로 내리다가 마는..... 에헴..

파란 하늘,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

여러분, 그동안 편안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정신없이 지냈답니다. 산똘님이 계속 주말에 집을 비우면서 제가 아이들 봐줬는데, 남편의 몫이 빠지니 정말 일이 많았답니다. 그 와중에 잡지 원고 송고도 해야 했고..... 눈이 충혈될 정도로 정신이 없었네요. 그런데 왜 산똘님이 자꾸 주말에 빠졌냐고요? ^^* 남편이 취미('취미'라고 쓰고 이제는 '전문인'라고 말한다)로 하는 수제맥주가 승승장구하는지....... 이번에도 수제 맥주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상 타러 그곳으로 향했던 것이지요!!! ^^ 축하, 축하!!! 그런데 매번 갔다 올 때마다 선물로 수제 맥주 기념 반팔티를 저에게 선사합니다. (ㅜ,ㅜ 난감하네~~~ 하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입고 있답니다.) 그렇게 안부를 알려드리면서..

쓸데없이 이상한 앓이 하고 있는 요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요즘 일상 이야기입니다. 블로그에 글이 뜸했던 이유는 원고 송고건이 한 건 있었고, 마지막으로 책의 최종 과정을 마무리했고요, 게다가 감기에 걸려 이상하게 골골대고 있습니다. 아프지 않으면서 힘이 쫙 빠지는 게 정말 희한한 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첫사랑 같기도 하고...... 봄에 겪는 나태함 같기도 하고...... 어쩌면 이게 많은 여성들이 겪는다는 갱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앓이를 하고 있어요. 그 와중에 저는 지금 쌍둥이를 데리고 시댁에 와있답니다. 월요일 쌍둥이 치과 데려가야 해서 미리 와서 아이들과 도시 구경을 하고 있답니다. 그럼, 우리 편집 책임자님이 보내주신 산들무지개 책 인쇄하는 사진 보실래요? 너무 기뻤답니다. 이런..

'삶의 풍요'를 가르쳐 준 그리운 내 친구

요즘 제 첫 책 출간을 앞두고 온라인 서점에 속속 등록되면서 참 많은 감회가 오가고 있답니다. 이미 여러 번 책 이야기를 해서 여러분께 피로감을 드리는 것은 아닌지, 좀 조심스러워지기도 하답니다. 아마도 공감 부탁이 불편하셨다는 독자님도 피로감을 느껴 그런 소리를 하신 듯 싶고요. 그래서 글 쓰는 데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요즘입니다. 출판사에서 출간 전 연재 시리즈를 하는데요, 오늘 토요일에 특별한 에피소드 하나가 나갑니다. "만담꾼 페페 아저씨와 장작하기"입니다. 페페 아저씨 소식이 궁금하신 분이 몇 분 계실 것 같아서요. 2017/10/05 - [뜸한 일기/부부] - 남편에게 배운 진정한 '선행'의 의미벌써 1년이나 더 된 에피소드였죠. 페페 아저씨가 암투병생활을 하신다는 소식이었죠. 우리 페페 아저씨..

스페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싸준 것

보름 정도 날씨가 흐리고 좋지 않아 태양광 전지를 쓰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기어코 전기가 바닥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럼 또 어느 독자분은 제발 풍력발전기 설치하세요~ 안타까워하실 텐데요, 제발 우리는 괜찮으니 이 말씀은 하지 마세요. 하하하! 일 년에 많아봤자 겨울에 한 번 정도 이런 일을 겪는데 풍력발전기 설치하는 게...... 나중에 기력이 닿으면 설치하도록 하고...... 일단, 그래서 우리 가족은 발렌시아 시댁에 방문했답니다. 그곳에서 또 오랜만에 시댁 식구들하고 가족 모임을 했네요. 식사와 즐거운 담화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잘 보내고 왔답니다. 게다가 장애인과 함께하는 산행 모임도 하고 와서...... (이 이야기는 다음에.....) 그렇게 시간 가는..

스페인 고산의 늦가을 풍경

카메라를 사고 열심히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전문 사진가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부분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책에 들어갈 사진이 될 수도 있고, 잡지사에서 요구하는 사진이 될 수도 있으니 일단은 뭐든 자료로 찍어두려고 한답니다. 그래서 요즘 며칠 계속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손에 익히는 연습을 했답니다. 게다가 요즘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정말 어둡고 흐리고 비 오고...... 카메라에 담는 게 빛이 좋지 않아 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이런 풍경도 꽤 낭만이 있죠? 전에 쓰던 올림푸스 카메라에 비해 약간 명쾌함이 없는 듯한 캐논 카메라였습니다. 요즘에는 배경 흐리기가 대세라 그런지, 배경 흐리기가 자동으로 완성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약간~, 미세하게~ 명쾌함이 떨어..

스페인 남편이 한국 육포를 먹는 상상 초월하는 방법

여러분, 오늘도 건강히 잘 지내십니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비가 주르룩~, 기온도 뚝 떨어져 으시으시한 핼러윈과 만성절을 맞고 있습니다. ^^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아이들도 코를 훌쩍이면서 이 변하는 계절에 적응하고 있는데요, 딸바보 아빠는 감기 걸리지 말라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에게 줄 육수를 해놓고 회사에 가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육수를 미리 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소면을 넣어 끓여 먹기도 하고, 추운 계절에는 감기 예방을 위해 따뜻한 국물 요리를 선호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남편의 이야기,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남편이 집에서 맥주를 담근다는 소식에 주위의 한국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가끔 한국 안주를 사 오곤 합니다. 마른오징어, 쥐포, 땅콩 과자, 새..

흐린 날, 제대로 힐링하네요

한국도 온도가 갑자기 뚝 떨어졌다면서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도 벌써 기온이 뚝 떨어져 물이 꽁꽁 얼 정도랍니다. 물론, 아이들은 꽁꽁 언 얼음이 신기한지 무척 즐거워합니다. 하지만, 바람 세고 손발이 꽁꽁 얼어 추운 날에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죠! 더더욱 학교 교실 기온이 14도로 갑자기 뚝 떨어져 난방 준비를 미처 못해 추운 날에는 더욱더 말입니다. 여기가 외떨어진 마을이다 보니, 난방해야 하는데 미처 기름 트럭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아이들이 추운 교실에서 하루를 보냈네요. 산똘님은 딸바보 아빠라 기름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지요. 남편이 학교와 시청을 압박하는 방법 ^^* 그래서 아이들은 공짜로 하루, 집에서 놀았답니다. 그랬더니, 그다음 날 ..

모진 날에는 역시 음식이 위안이구나!

며칠 폭우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비가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오후에는 해가 반짝 잠시 인사하고 들어가 어리둥절하기도 했지요. 저녁이 되니 오히려 안개가 온 세상을 덮치며 아직 멀었어~ 하는 듯 또 운무를 때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폭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나 봅니다. 비가 200L가 내렸다는 데도 큰 피해 없이, 큰 걱정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간 것 같아요. 물론, 한두 방울 지붕에서 물이 새긴 했지만, 재작년보다는 훨씬 나았답니다. 밖에 나갈 수 없는, 재난 오는 날에는 역시 집에서 맛있는 거 해 먹으면서 위안 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네요. 비 오기 전 날, 급하게 느타리버섯을 땄습니다.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느타리버섯인데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 따먹을 수 있었네요. ..

2층 침대 때문에 생긴 쌍둥이 아이들의 고민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집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 셋은 한국식으로 요와 이불을 깔고 잤는데요, 지난번 아이들에게 침대를 해주기로 한 이야기를 포스팅으로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만 6세 쌍둥이 아이들은 이층 침대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2018/08/12 - [뜸한 일기/아이] - 여행에서 득템하여 아이들에게 선물한 침대그런데 어느 날 보니 아이들이 다시 이런 말을 합니다. "예전처럼 바닥에서 자고 싶어." 하는 겁니다. "왜?"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어, 얘들아~ 침대 벌써 사 왔잖아?' 이런 소리를 속으로 감추면서 말입니다. 2층 침대와 여유 침대, 즉 3단 침대를 샀죠. 아이들이 셋이니 말입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 잘 자는가 싶더니...... 언제부터 쌍둥이가 이런 ..

스페인 고산 생활, 온 가족 다 함께 마지막 체리 따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모두 체리 수확에 나섰습니다. 지중해 연안보다 10도 정도 낮아서 그런지 이곳 체리가 여름에 열매를 맺었네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의 체리는 세 종류가 있더군요, 그중 가장 나중에 열매를 맺는 체리가 우리 집 근처에서 붉은 앵두 빛 열매를 보이며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두 종류의 체리는 제철을 넘겨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거든요. 그런데 이 체리는 더디게 익더니 인제야 수확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올해처럼 체리를 많이 본 적은 없습니다. 봄에 비가 많이 내려줘 정말 체리가 주렁주렁하게 열렸는데, 자연의 순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온 해와 그렇지 않았던 해, 순환하는 시기를 보니 몇 년 전 라이문드 할아버지가 주신 체..

나보다 더 한국인 같은 남편

좀 우울해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우울한 날들이 있는데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은 마음 안에서 오는 어떤 먹먹함으로 가끔 '가슴앓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앓이인지 정체는 전혀 모르겠는데, 왜인지 모르게 먹먹함으로 한숨이 퍽퍽 나오고 갑자기 외롭고 슬프고 우울해지는 그런 쓸쓸함이 막 파고듭니다. "내가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상한 '가슴앓이'입니다. 설마? 갱년기? 갱년기는 좀 더 늙어야 찾아오는 것 아닌가? 아니면, 벌써 그럴 징조가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설마? 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 느낌은 참 소녀적인 감성이라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그러다가도 문득 나오는 소리, "그럼 이 슬픔을 다른 이와 함께 ..

스페인 시골 할머니가 식겁한 한국의 '이' 물건

내일부터 저는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에서 환경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아자!!! ^^한 달 동안 이곳에 오는 버섯 산행하는 관광객을 상대로 환경 보호 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통제하는 일을 하게 되었지요. 산으로, 평야로, 우리의 자연을 해치면서 버섯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쓸데없는 훼손에서 보호하자는 목적에서 하게 되었답니다. 페페 아저씨, 이바나, 까를라, 그리고 솔 아줌마와 함께 다섯 명이 단합하여 발렌시아 주 정부의 후원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의미 있는 일을 해서 아주 뿌듯합니다. 게다가 아이들 학교 보내고 산으로 들로 산책하듯 하는 봉사 활동이라 더 좋고요. 앗! 오늘의 이야기는...... 다름이 아니라, 요즘 마리아 할머니가 채소밭에 뜸하게 오셔서 그냥 생각에 잠기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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