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싸준 것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8. 11.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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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정도 날씨가 흐리고 좋지 않아 태양광 전지를 쓰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기어코 전기가 바닥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럼 또 어느 독자분은 제발 풍력발전기 설치하세요~ 안타까워하실 텐데요, 제발 우리는 괜찮으니 이 말씀은 하지 마세요. 하하하! 일 년에 많아봤자 겨울에 한 번 정도 이런 일을 겪는데 풍력발전기 설치하는 게...... 나중에 기력이 닿으면 설치하도록 하고...... 일단, 그래서 우리 가족은 발렌시아 시댁에 방문했답니다. 


그곳에서 또 오랜만에 시댁 식구들하고 가족 모임을 했네요. 식사와 즐거운 담화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잘 보내고 왔답니다. 게다가 장애인과 함께하는 산행 모임도 하고 와서...... (이 이야기는 다음에.....)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보내다 왔답니다. 


이번에도 시부모님께서 우릴 위해 맛있는 음식도 준비해주시고, 여러모로 고맙고 미안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식사 후 홍시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우와~!!! 홍시다! 정말 전형적인 시골 홍시인데!" 하면서 좋아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아니, 홍시 보고 뭐가 좋은가요? 하실 분이 계실 텐데요, 사실, 스페인에서는 이런 홍시가 흔하지 않답니다. 게다가 스페인 사람들은 홍시라는 존재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요. 사실, 스페인은 유럽에서 감이 나는 몇 안 되는 나라입니다. 단감은 사과보다도 크며, 또 최근에 유행하기 시작해 감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랍니다. 질감이 단단하고 감이 달달하여 더 좋아하는 듯합니다. 물론, 아직도 감의 존재가 그렇게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과일바구니에 담겨있는 아주 작은 홍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나!!! 한국에서 우리 할머니가 드시던 감이랑 똑같다!!!" 


큰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이 생각나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시어머님은 제가 하는 소릴 들으시면서 그러셨죠. 


"시골에 있는 알렉산드로가 한 상자 가져왔더라고......! 

누가 이걸 먹기나 해? 지금 난 잘 익혀서 매일매일 먹고 있어!" 

그러시는 겁니다. 



아니, 스페인 사람인 시어머니께서 이런 홍시를 즐기신다고요? 

사실, 이 감이 무척 떫어서 홍시로 만들어 드신다고 하셨답니다. 


평소에도 시어머니께서는 유기농 가게에서 여섯 개 홍시가 든 감을 사드시곤 했답니다. 




그렇게 시어머니께서 홍시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났는지, 스페인 시골 지인도 감을 따다가 시어머니께 선물로 드리곤 한다지요. 시골에서는 아무도 먹는 사람이 없다면서요...... 사실, 이렇게 감이 유행하기 전에는 감은 그냥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과일이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주렁주렁 달렸어도 아무도 딸 생각을 않는 과일이기도 했고요. 너무 떫어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어떻게 아셨는지, 떫은 감을 홍시로 만드는 법을 적용해 매일 맛있는 홍시를 드신다고 하네요!!! 



이 냄비 속에 감을 넣어두었다면서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뚜껑을 여니 이런 플라스틱이 잘 덮여 있었고요. 




그리고 그 안에는 이런 모습으로 홍시가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저 컵 안에 든 것은 코냑이라고 합니다. 


"이 코냑 한 컵을 이렇게 감이랑 밀봉해놓으면 감이 서서히 익으면서 홍시가 된단다." 


아~~~ 세상에!!! 한국인인 저는 생각지도 못했던 법을 스페인 사람인 시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십니다. 


사실, 제가 홍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필요성을 못 느껴 잘 사 먹질 않아서 해볼 생각도 없었답니다. 하지만, 홍시 좋아하시는 시어머니께서 이렇게 홍시 만드는 법을 알고 계셨네요. 


"사실, 우리 엄마도 소주를 이용해 홍시를 만드신 것 같아요.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이 홍시를 보니, 고향 생각도 나고...... 어렸을 때 우리 할머니께서 눈 오신 날, 꽁꽁 언 홍시를 주시는데 아이스크림보다 더 맛있었던 기억이 나요. 정말 이런 한국 홍시랑 똑같은 홍시를 보니 무척 반갑네요." 


그렇게 시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홍시를 먹으니, 우와~!!! 어쩌면 이렇게 맛있던지요! 

제가 왜 싫어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나이가 드니 유년기에 먹었던 음식이 더 그립고 맛있다는 말이 맞는가 보네요. 

정말 맛있어 감탄하면서 잘 먹었답니다. 


"어머님~! 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그다음 날, 집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시어머니께서 봉지에 이렇게 감과 코냑을 싸주십니다. 


"집에 가서 내가 한 것처럼 홍시를 만들어 먹어!" 


아~~~ 홍시 좋아하시는 시어머니께서 며느리 생각하셔서 이렇게 감을 다 주셨습니다. 


"아니, 어머님이 드세요. 홍시 좋아하시잖아요."


"산들무지개야. 나는 여기서 필요하면 쉽게 사 먹을 수 있어서 그래. 가지고 가서 너도 홍시 맛있게 먹으렴." 이러십니다. 감동 ㅠㅠ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은 파리 앉지 말라고 새로 산 음식 덮개를 머리에 쓰고 절 웃기게 해줍니다. 

마치, 우주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로봇처럼 말이지요. 



집에 돌아와 시어머님이 주신 감을 펼쳐 익히기로 했습니다. 



시어머님이 하신 방법 그대로요. 

우와~!!! 맛있겠다. 

이제 감을 많이 사 먹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시어머님이 만들어주셔서 그랬는지 홍시가 세상 어느 과일보다 맛있었다는 후기를 전하면서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자! 추운 겨울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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