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새해 잘 맞으셨나요?
해발 1,200미터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 집] 가족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답니다. 물론, 아이들은 15일가량 겨울 방학을 맞아 열심히 방학 숙제를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이 커가니 학교에서도 숙제를 너무 많이 내줘 제가 옆에서 지도해줘야 할 판입니다. 그래서 요즘 통~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스페인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는 독서.
그냥 독서만 하는 게 아니라 장마다 읽고 줄거리를 쓰고, 읽고 난 후의 감상문을 써서 내는 거랍니다. 정말 이런 숙제가 제일 힘들죠~~~ ^^; 사실 저는 즐겁지만,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죠.
▲ 독서(?) 숙제(?)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그러나저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지난번 크리스마스 때 시어머니의 지휘로 만든 음식에 여러분의 많은 댓글과 공감에 굉장히 놀랐는데요, 그중의 한 분이 스페인 사람들도 견과류를 먹는다고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이 견과류에 대한 글입니다. 왜 스페인 사람들은 성탄절과 새해에 견과류를 먹는지......
한국에서는 견과류를 부스럼 일지 말라고 정월 대보름에 먹는 풍습이 있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이곳에서도 어떤 풍습에 의해 겨울에 견과류와 말린 열매, 아몬드로 만든 딱딱한 엿과 같은 과자, 뚜론(Turrón)을 먹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위에 열거한 것들은 겨울에 나는 대표적인 재료이기에 당연히 "겨울에" 먹어줘야 하는 식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이유를 붙이기 쉽지만, 사실은 겨울에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이기에 어쩔 수 없이 동서양이 구분 없이 먹었던 식품이 아닌가 싶답니다.
어찌 되었건, 왜 성탄절에, 동방 박사의 날에 이렇게 견과류를 먹을까요?
연말과 새해 끊임없이 후식으로 나오는 이 견과류...... 그 이유를 보니 굉장히 단순하더라고요.
사실, 성탄절에 장식하면서 예전부터 솔방울을 자주 달았다고 하네요. 솔방울에서 떨어진 것들이 뭐겠어요? 잣이잖아요? 그 잣을 먹게 되면서 이렇게 견과류를 모아 한 번에 먹는 풍습이 일었다고 합니다. 뭐 현지인들은 그 풍습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말입니다.
"그냥 풍습이니까 먹는 거야." 합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른 채.
그리고 견과류는 한 해의 끝에 먹는 것이기 때문에 한 해를 보낸다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헌 해 혹은 늙은 해(viejo año 혹은 año viejo)라고 하여 한 해를 무사히 잘 보내기 위해 먹는다는 의미도 있지요.
그런데 한국의 엿과 비슷한 뚜론(Turrón)은 왜 먹을까요?
"뭐, 겨울이니까 먹지!!!"
갑자기 한국의 호박엿이 생각나네요. (재래 시장에서 트로트 틀고 가위로 막~ 춤 추는 그 장면이......!)
겨울이니까 먹는 것일 수도 있는데요, 이 뚜론은 이슬람 시대에 아몬드와 꿀을 들여와 만든 약이었다고 하네요. 약?!!! 엿인데 약이 될 수 있을까? 그것도 치과용 약이었다는데...... 이 딱딱한 아몬드 엿이 이를 치료하는데 과연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 그 약이 세월이 흐르면서 고급 후식이 된 것이고요.
아몬드도 수확하여 말려 겨울에 먹는 대표적인 견과류인데요, 역시나 옛날에는 귀한 후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명절에 이런 후식을 먹은 것이지요.
아무튼, 겨울에 먹는 견과류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그런 재료로 먹지 않았을까 하는 옛사람의 지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오늘 온종일 아이들과 함께 책 읽고, 독서 지도해주다 보니, 시간이 참 빨리도 흐르더라고요. 출출하여 잠깐 짬을 내 호두를 까먹고 있다가 보니, 오~~~~
마치 제가 한국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호두 까먹는 듯했습니다. 이 호두 까먹는 풍습이 뭐 어딜 가나 다 비슷하겠지만, 오늘은 더 특별히 스페인과 한국, 뭐 그리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하루하루 행복하세요~!!!
제 글이 호기심 해결하는 데 재미있었다면 응원의 공감(아래의 하트 ♥) 꾸욱~ 부탁합니다. 아자!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산들무지개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감상하러 놀러 오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스페인 이야기 > 음식, 식재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이 깜짝 놀라는 한국에 없는 스페인 대파 (14) | 2019.03.14 |
---|---|
한국에서 흔치 않은 스페인식 신기한 마늘 양파 식자재 (20) | 2019.02.15 |
상식 파괴한 스페인 사람들의 달걀프라이 조리법 (32) | 2018.11.21 |
한국에 라면이 있다면 스페인에는 '이것'이 있다 (13) | 2018.10.31 |
처음에는 문화충격이었던 스페인 간식 하나 (17) | 2018.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