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한국에서 흔치 않은 스페인식 신기한 마늘 양파 식자재

산들무지개 2019. 2.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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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파 저리 가라면 서러워할 민족이 우리나라 민족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마늘과 파가 없으면 정체성까지 잃는 대단한 국민 음식 재료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국민 음식 재료임에도 한국에서는 이렇게 생긴 마늘과 양파가 대중화되지는 않았답니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아니, 마늘과 양파면 생긴 대로 그런 모습 아닌가요? 다른 종류의 마늘과 양파 식자재도 있나요? 하고 물어보실 분도 계실 텐데요. 사실, 다른 종류의 마늘과 양파가 아닌 키우는 방법에 따라 먹는 식자재가 되겠습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마늘과 양파 빼면 지중해 음식의 정체성이 사라질 정도로 국민 식자재로 사용하는데요, 한가지 신기한 점은 이곳 사람들은 마늘과 양파를 다 키우지 않고 중간에 싹이 튼 시기에 음식 재료로 이용한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모습의 마늘과 양파도 먹지만, 그 전에 다 키우지도 않은 마늘과 양파도 대중적으로 먹는다는 사실입니다. 스페인 마트에 가면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채소이기도 하죠. 


그 모습을 공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 이것은 쪽파가 아닙니다. 위의 사진은 싹을 틔우며 자라는 새싹 마늘이라고 할 수 있네요. 한국에서는 그다지 흔하지 않죠? 물론 어떤 분은 이렇게 키워서 드시는 분도 있다 하고, 풋마늘을 파는 곳도 흔하다고 하는데 아마도 스페인처럼 흔하게 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음식 재료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게 잎 부분을 보시면 마늘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스페인 사람들은 마늘종은 그다지 대중적으로 먹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렇게 새싹은 잘도 잘라서 먹습니다. 그리고 또 신기했던 부분은 스페인 사람들은 마늘의 진한 녹색 잎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먹어요? 

마늘의 흰 부분, 즉 줄기를 잘라서 먹습니다. 

"아이고~! 이 사람들, 좀 키워서 먹으면 안 돼? 아깝게 왜 어릴 때 이렇게 뽑아서 먹는 거야?"

처음에는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답니다. 하지만, 사계절 온화한 기후 덕에 다작이 가능한 스페인에서 이 정도는 먹어줘도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한국보다 땅덩이도 넓겠다, 채소도 다양하게 나오겠다, 다작도 가능하겠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채소를 저장하는 발효저장법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작지가 좋아서 신선한 채소를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으니 마늘과 양파도 이렇게 먹기도 한 것입니다. 


양파도 다 익기 전에 이렇게 뽑아 흰 부분을 잘라 먹습니다. ^^ 녹색 잎은 다 뜯어서 버리고 연한 부분만 잘라서 먹는답니다. 

그러면 이 마늘과 양파는 어떻게 조리해서 먹나요? 

일단, 이 마늘과 양파는 '부드러운'이라는 뜻을 달아 아호스 티에르노스 ajos tiernos(부드러운 마늘)와 세보야스 티에르나스 cebollas tiernas(부드러운 양파)라는 호칭으로 부른답니다. 그만큼 부드러운 맛을 지닌다고 해서 먹을 때도 그 부드러운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답니다. 

싹이 난 마늘은 보통 부드럽게 익혀서 먹거나 달걀을 풀어 달걀 전으로 해 먹기도 한답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먹는 방법은 달걀을 풀어 함께 익혀 먹는 방법인데요, 이것을 토르띠야 데 아호스 티에르노스 tortilla de ajos tiernos(새싹 마늘 오믈렛)라고 합니다. 보통 12월 성탄절 전후하여 마늘을 심는데 2월부터 이 새싹을 먹기 시작하여 마트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답니다. 

진한 녹색 잎은 다 뜯어내고 연한 부분만 먹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바로 달걀에 섞어 전을 하는 게 아니라 한 번 마늘 싹을 볶은 다음 위의 사진처럼 풀어놓은 달걀에 넣어 전으로 만든답니다. 한국의 파전을 생각나게 하는 비주얼 아닌가요? ^^ 저것이 풋마늘전이라고 하면 다들 믿으실까요? (넘 신기하죠?) (한국에서는 지방에 따라 풋마늘 무치거나 볶아먹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부드러운 양파는 보통 샐러드용으로 먹는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사실 그냥 양파를 샐러드에 잘라 먹는 게 아니라 이렇게 부드러운 양파를 잘라서 먹는 걸 선호한답니다. 


이런 세보야스 티에르나스(부드러운 양파)는 보통 세 개씩 묶어서 팔고요, 위의 사진처럼 진한 녹색잎은 다 제거한 상태에서 잘라서 먹습니다. 그냥 양파보다 맵지 않아 정말 부드러운 풍미를 자랑하는 양파죠. 어쩌면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대파와 쪽파 등을 대중적으로 먹지 않는가 봅니다. 이런 부드러운 양파가 있으니 먹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짜잔~! 샐러드에 오른 부드러운 양파. 바로 위의 사진처럼 샐러드에 풍미를 주는 양파가 되겠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키워서 먹질 않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신기했지만, 오래 살다 보니, 맛의 오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미식가의 나라답게 이런 마늘과 양파도 중요 음식 재료로 사용하는 데에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 

어때요? 여러분?! 재미있었나요?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스페인의 비밀 하나를 알려드린 것처럼 재미있었답니다. 남들은 모르는 스페인 문화, 산들무지개가 앞장서서 전해드릴게요. 즐겁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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