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쇼핑 많이 하고 가야지!"
언제나 한국에 오면 이렇게 다짐하곤 합니다. 그런데 막상 쇼핑 시간이 되면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사게 됩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다음으로 미루곤 하지요.
이번에도 한국에서 못 사 온 것을 한탄하면서 또 다음을 기약합니다.
"어머나! 떡 사 오는 걸 깜빡했네~!"
이렇게 혼잣말이라도 하면 남편은 그럽니다.
"괜찮아, 강정을 사 왔으니까...... 다음에 한국 가면 떡 많이 사 오자고......"
하지만 그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
이번에 우리는 한국 마트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답니다. 물론, 마트가 신기해서 경험한 것이 아니라 그 마트를 이용하는, 우리 한국인의 문화라는 점에서 더 신기했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마트에서 "오~~~! 이건 스페인에서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문화야~!!!"하고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답니다.
스페인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마트의 희한한 풍경, 과연 무엇일까요?
그 이야기 지금 시작할게요.
여행 중 남편 생일이 끼어 생일 선물로 안경을 맞춰주려고 마트 안경원에 들른 일이 있답니다. 제 딴에는 한글 열심히 외워가기도 했어요. 혹시 알파벳 대신 한글이 시력 검사에 나오지 않을까 해서...... 뭐 대단한 안경을 맞추러 간 일은 아니고, 노안이 와서(^^;) 돋보기안경을 맞춰주었답니다. 가격이 저렴하여 회사용, 집안용, 휴대용 뭐 그렇게 맞췄는데, 우리가 열심히 안경 맞추는 데에만 신경 쓰다 보니까, 글쎄 가방을 벤치에 두고 나오고 말았지 뭡니까?
룰루랄라 밥도 먹고 두세 시간이 흘렀을까요? 남편이 깜짝 놀랍니다.
"오! 내 가방! 가방을 안경원에 두고 나왔어! 가방에 여권이며, 돈이며, 운전 면허증이며 다 있어~! 큰일이다. 어서 안경원에 가보자."
안경원이 다 오픈되어 많은 이들이 오가는 곳이었는데, 남편은 굉장히 걱정하더라고요. 혹시 누가 가져간 것은 아닌가 하고요.
"걱정하지 마. 한국인들 이런 면에서는 너무나 정직하고 착한 사람들이야."
남편에게 걱정하지말라며 다독여주었죠. 아니나 다를까, 안경점에 다시 갔을 때...... 글쎄 가방이 자기가 둔 상태 그대로 놓여 있었답니다.
"세상에! 가방이 그냥 그대로 흐트러짐 없이 있네! 이거 스페인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야!"
남편이 얼마나 놀라던지요!
"그래, 남편. 한국은 좀 달라. 자기 것이 아니면 함부로 가져가지 않아."
정직한 한국인
그리고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었답니다. 이번에는 다른 마트에서 제가 여자 화장실에 휴대폰을 두고 나온 사건이었습니다. 그날도 몇 시간 돌고 사진을 찍으려 휴대폰을 찾는데...... 아뿔싸! 휴대폰이 없는 겁니다.
"세상에! 화장실에 휴대폰을 두고 왔나 봐. 어서 가봐야겠다."
그렇게 해서 화장실에 갔더니 글쎄 청소하시는 분도 휴대폰을 보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올 것이 왔구나, 싶었고...... 속으로는 새 휴대폰 사야겠다는 생각도 막 스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들른 고객 센터에서 돌아온 내 휴대폰!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주운 제 휴대폰을 고객센터에 맡긴 겁니다.
"우와~! 이거 스페인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남편은 또 이렇게 감탄을 하더라고요. 물론, 스페인에서도 본인 것이 아닌 것을 주웠을 때 돌려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대부분 돌려주는 일을 본 적이 없어 굉장한 문화 쇼크를 받은 듯했습니다.
"한국이 정말 치안이 좋구나!"
유럽에는 관광객 상대로 소매치기, 날강도가 많아 골치인데 한국에서는 잃어버린 물건조차도 돌려주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남편이 더 인상적으로 본 것은......
바로 마트의 쇼핑카트.
별로 특이하게 보일 것 없는 보통의 쇼핑카트인데 왜요? 하고 물어보실 수도 있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글쎄 한국 마트 카트에는 사람들이 동전을 넣지 않고 그냥 사용하는 겁니다!
"이거 스페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참 불편한 사실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쇼핑카트 또한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전 몇 푼 안 되어 경비를 피해 가져가는 몇몇 사람들이 있죠. 특히 노숙자들이 말이지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냥 동전 넣지 않아도 가져가 쓰고 다시 돌려놓는 풍경......! 남편은 참 신기하게 보더라고요.
마트 상자 재활용 혹은 재사용
마지막으로 남편이 좋게 본 풍경은 마트에서 상자를 재활용하여 구입한 제품을 넣어갈 수 있는 문화였습니다. 얼마나 합리적인지....... 굉장히 놀라더라고요!
이상, 스페인 사람인 산똘님이 한국 마트에서 경험한 (전지적 스페인 남편 입장에서는) 희한한 풍경 몇 가지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렸습니다. 한국 여행 중 경험한 이야기,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자!
위의 이야기는 영상으로 한번 제작해봤어요.
여러분의 관심어린 시청도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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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저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e-book도 나왔어요~!!! ☞ http://www.yes24.com/Product/goods/7225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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