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9년 여름, 한국 가족 여행

[한국 여행기-05] 아무 데나 앉으라는 식당이 불합리한 이유

산들무지개 2019. 10. 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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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한국을 떠나 해외여행 중, 식당에서 음식을 드신 경험이 있을 거예요. 혹시 아직 여행하지 않으신 분들은 외국에서의 식당 문화를 어느 정도 호기심을 갖고 있으실 겁니다. 특히 유럽에서의 식당 문화는 약간 차이가 나는 듯했어요. 제가 스페인에 오기 전까지는 상당히 큰 호기심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실제로 스페인에 살면서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나는 이들만의 식당 문화랄까, 인습이랄까, 싶은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하곤 했죠. 


그런데 사실상 식당은 음식 먹으러 가는 곳이고, 뭐 잘 먹으면 된다라는 생각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답니다. 사람마다, 나라마다 다 그들만의 특징이 있는 것이고, 다른 점은 다른 대로....... 같은 점은 같은 대로...... 그렇게 인정해주면 좋겠다 싶은 것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오늘은 딱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할게요~~~ 끝까지 읽어주세요. 


스페인에 살면서 느낀 인상 깊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어떤 배려의 문화가 아닐까 싶어 이 글을 써봅니다. 저는 쓴소리하는 사람은 아닌데, 이런 인식 변화도 좋을 듯하여 이 글을 오늘 써봅니다. 


예전에 화장실에서 한 줄 서기가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 일반화되는 일은 상상하기도 어려웠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대중화되어서 이 글의 소소한 인식변화도 좋은 변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스페인 사람인 남편과의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할게요. 


우리 두 부부는 가끔 여행하는데, 식당이나 커피숍, 바 등을 자주 들렀답니다. 어떤 날은 아주 예쁜 커피숍에 들렀는데 식당 종업원이 '어서 오세요, 어디든 앉으세요~' 라며 환영해주었죠. 


커피숍은 따뜻하고 정말 예뻤어요. 제 마음 같아서는 제일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는 테이블에 앉고 싶어서 그곳으로 가려 했죠. 그런데 남편이 그럽니다. 


"여기 앉자."


아니, 이렇게 예쁜 커피숍에서 좋은 자리 두고 구석 자리에 앉자고 하는 걸까? 속으로 생각하다 남편에게 물었죠. 


"아니, 좋은 자리 다 놔두고 왜 이런 협소한 자리에 앉아?" 


그러자 남편이 하는 말이......


"저기는 4인 테이블이고, 여기는 2인이 앉는 테이블이잖아."


저는 이 소리에 속으로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우리는 두 명이기 때문에 두 명에 해당하는 테이블에 앉아서 다음 손님에게 어떤 배려를 해야 한다는 의미.......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나중에 손님들이 차고 보니, 테이블마다 정해진 인원이 채워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딜 가나 식당이든, 바든, 커피숍이든...... 일단 기다려 종업원에게 자리 안내를 기다리는 게 이들의 사고방식이 아닐까 생각되었답니다. 자리 안내를 받으면 손님도 좋고, 일하는 사람들도 편하다는 게 좋아 보였습니다. 


손님 수에 따라 종업원이 테이블을 준비하고 완료합니다. 그러면 손님은 세팅이 된 곳으로 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몇몇 식당을 제외하고는 자리 안내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아무 데나 앉으세요!' 하는 소리가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자리를 찾아 결정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자리를 차지하면 장점이 될 수 있지요! 하지만 이게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들어가 자리 차지하는 게 거의 일반화되었습니다. 2인이 큰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어도 누구 하나, 아무 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이번에 제가 겪은 경험담입니다. 


커피숍이든, 식당이든 들어가 보면 자리가 넉넉한 데도 많은 이들이 적은 인원으로 큰 테이블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자리가 넉넉한 데도 4인이 들어와 8인 테이블을 점령합니다. 그런데 잠시 후 8인이 방문하여 자리를 찾습니다. 4인 테이블이 몇 개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두 군데로 따로 떨어져 앉습니다. 그 일행은 두 자리로 나누어 식사해야만 했지요. 어떤 그룹은 8인을 위해 양보해주는 그룹도 있었고, 어떤 그룹은 꿋꿋이 모르는 척하는 그룹도 있었습니다. 


만약, 식당에서 자리 안내를 했다면 8인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겠지요? 만약, 손님이 알아서 4인 테이블에 앉았다면 다음 손님이 함께 식사를 했겠지요? 이렇듯, 내가 자리 잡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이 매우 안타깝더라고요. 


다음 사진은 실제로 있었던 일화입니다. 설명을 위해 올려봅니다. 



8인 테이블인데 같은 시간대에 온 손님 네 명이 테이블에 먼저 앉아 일행과 헤어져 앉게 된 우리 부부 

(그때 우리는 지인과 함께 8인이 식당에 방문했습니다. 식당 주인이나 손님이나 테이블을 바꿔줄 행동을 보여주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우리가 옆자리의 네 사람에게 다른 곳으로 가 달라 부탁할 수도 없었고요) 



비어있는 4인 테이블에 앉은 일행. 

결국 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아이들 음식 챙기러 왔다 갔다 해야만 했다는 사실. 

그렇게 아직 어린 딸들이라 왔다 갔다 하면서 아이들 챙기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만약 손님이 알아서 아이들이 앉았던 테이블에 앉았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주인이 알아서 손님에게 테이블을 안내했다면 이런 불편한 식사는 없었겠지요? 


이 경험 하나였으면 하나였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후에도 자주 이런 일이 발생하여 

이 글을 진지하게 써봅니다. 



너무 소소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소소한 배려의 마음이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5인 가족이 한 달 반을 한국여행하면서 여러 식당을 방문하며 이러한 인식변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답니다. 


게다가 지인과 식사라도 하게 된다면 여지없이 테이블 때문에 갈라져야 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예약하면 그런 경우가 없지 않나요? 싶지만, 많은 이들이 예약하지 않고 오는 일반 식당에서 약간의 배려만 한다면 어느 정도 테이블 사태는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소소하여 하찮은 소리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배려의 문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우리나라를 무척 사랑하고 좋아하기에 이런 쓴소리 한 번 해봤습니다. 이런 소소한 변화에서 우리 아이들의 인성과 배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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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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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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