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여행, 여가

모스크 안의 대성당, 스페인 코르도바(Córdoba)의 "메스키타(Mezquita)"

산들무지개 2020. 2. 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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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에 가톨릭 대성당이 세워진 신기한 풍경, 여러분은 상상이 되나요? 

글쓴이는 처음으로 스페인에 방문했을 때 이런 풍경이 아주 낯설었답니다. 역사적으로 종교가 다른 정복자들이 타 종교를 배척하여 사원이나 절을 부수고, 태우는 게 일반적으로 봐와서 말입니다. 물론, 슬프게도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이곳도 이슬람 세력을 쫓아낸 가톨릭 세력이 모스크 안을 파괴하여 대성당을 짓긴 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의 영역은 누구나 감탄하는 듯...... 이 대성당 안에도 여전히 이슬람 양식은 그대로 유지된 부분이 상당히 있습니다. (이슬람 건축 양식이 너무나 깊숙이 스페인 가톨릭 세계에도 공존하여 그 당시 딱히 증오를 가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 집] 가족은 2020년 새해(음력)에 안달루시아 코르도바(Córdoba)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는 세계 인류 문화유산인 메즈키타(Mezquita)로 유명한 코르도바 산타 마리아 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de Córdoba)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성당 이름으로 기억하지 않고, '모스크'라는 뜻의 '메즈키타'로 불리는 곳입니다. 메즈키타는 일반 명사였는데, 코르도바의 모스크를 이르는 뜻으로 고정되어 결국은 대명사로 불리곤 합니다. 


그러면 우리 가족이 걸었던 발자취 따라 함께 코르도바의 메즈키타 구경해보실래요? ^^


사진은 지지난해 4월 초에 갔던 풍경과 올해 갔던 풍경을 혼합하여 올려봅니다. 이번에 갔을 때는 스페인 겨울 폭풍으로 방문자가 많지 않아 한산해서 자세히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우리 가족은 코르도바 외부에 차를 주차해놓고 로마교를 따라 코르도바 구시가지로 들어갔답니다.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만큼이나 저는 운치가 있었던 다리였습니다. 



다리 입구에는 칼라오라(Torre de Calahorra) 탑이 있습니다. 

이곳은 이슬람 시대 때 요새로 사용했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로마의 다리 위 성상이 있습니다. 

코르도바의 수호천사 라파엘입니다. 



콰달퀴비르(Guadalquivir) 강도 아주 멋지답니다. 

철새와 수중 스포츠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공존하면서 풍경을 멋지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여유로운 스페인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코르도바의 다리 문으로 갑니다. 

이곳은 17세기 도시 환경을 향상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하네요. 

 


사진으로는 웅장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들어가는 입구가 웅장하답니다. 

일상에서도 이렇게 쉽게 옛 문화가 현재에도 공존하니... 

여전히 사람들이 이용하고 현실 기능성이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걸으면 이렇게 거대하고 웅장한 코르도바 산타 마리아 성당이....

'메즈키타'가 나옵니다. 

여전히 이슬람 문화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이 건축물이 

참 신기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가톨릭 성당의 전형적인 모습이 보이고요. 



건물로 들어가면 ㅁ자형으로 화랑이 있고 중간 파티오(patio)에는 

단순하면서 미가 흐르는 정원이 있습니다. 




오렌지 나무가 잘 심겨 있고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반도에 정착했을 때 

들여온 것이 이 오렌지 나무이고요....

관개 수로, 의학, 수학 등도 있습니다. 



이 정원에도 예배 전 손을 씻는 분수대가 있고, 그 분수대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길을 만들어 이렇게 

나무에 물을 댈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처럼 말입니다. 



곳곳에는 무데하르(Mudejar) 양식의 스타일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무데하르 양식은 보통 가톨릭 지배하에 이슬람 양식을 발전한 데코 스타일이라네요.

이베리아 방식의 이슬람 양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두 문화가 이질감 없이 아주 잘 공존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이제 실내로 들어가 보면......

쭉쭉 뻗어 올라간 이중 아치형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아름답죠? 

 



이곳은 옛날 명당자리였는지......

옛날부터 전해 온 이베리아 - 로마 - 코트 등의 문화 유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흔적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이슬람 사원도 서코트족의 가톨릭 석재와 로마 신전석축물을 재활용하여 사용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슬람을 몰아내고 1236년 페르난도 3세 가톨릭 왕이 이슬람 사원을 성당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이 이슬람 사원에는 가톨릭 관련, 성화, 성상, 성구 등이

점점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 남부 지방은 굉장히 더운 곳으로 유명한데 

이런 이슬람 문양의 아라베스크 창은 바람이 잘 통해 

실내 공기를 식혀주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뜨거운 해를 가리고 가림막을 친 것처럼 실내가 어두운 게 특징이지요. 



지하에는 위의 사진처럼 로마 시대 때 유적도 나옵니다. 



로마의 모자이크 데코 양식인데......

이슬람 사원 안에, 가톨릭 성당 안에 이렇게 존재하는 게 참 신기합니다. 



모스크를 개조해 가톨릭은 천장을 더 올리고 창을 더 밝게 했습니다. 

저렇게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메즈키타의 기둥은 예전에는 1,003개나 됐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856개만 남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많은 기둥들...... 정말 대단하다!)



화려하다 못해 신비한 천장 돔의 모습 좀 보세요~~~



기둥의 힘을 지탱하려고 저렇게 이중 구도로 아치를 만들다니~~~



저는 보는 내내 전율이 일었습니다. 

뭐 문화재는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대단하다고 여기는 부류이기에.....

어딜 가나 옛사람들이 한 흔적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이곳은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미흐랍(Mihrab)입니다. 

이곳을 보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답니다. 



화려한 금장식과 문양들......



예전에 이슬람 왕이 비잔틴 제국에 사신을 보내 

그곳의 모자이크 장인을 보내와 장식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장식품이 무려 16톤이나 되는 금과 유리 등의 모자이크 장식이었다네요!!! 



미흐랍이 있는 상단 천장입니다. 




어떤 곳 천장에는 위의 사진처럼 서까래와 서까래 사이를 장식한 나무판의 무데하르 장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데코 스타일이기도 하지요. 

게다가 이런 무데하르 장식은 나중에 도자기에도 화려하게 부흥하여 16, 17, 18세기 

스페인 도자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참고로 산들무지개 스페인 도자기 전공자) 



이제 대성당 본관으로 가기 전 보물이 있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위의 사진은 보물이 있는 방 천장인데요, 어때요? 

이슬람 건축 형식과는 전혀 다르죠? 

굉장히 밝죠? 

성당은 창을 많이 내고 지붕도 돔 형태고.....

또 그 당시 유행하던 르네상스와 바로코 양식을 빌려지어 

느낌이 따뜻하기도 합니다. 



대성당 보물 



보물이 있는 방을 지나면 저렇게 제의와 성구, 성상 등을 보관하는 방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방을 나오면 시기별 다양한 테마의 전시도 볼 수 있고요. 



지지난해 4월에 갔을 때는 무덤 전시가 있었고요, 이번에 갔을 때는 

석공의 사인 전시가 있었습니다. 



전시된 오랜 성경책 



석공의 사인

석고로 본을 떠서 기둥 하나하나에 표시된 사인을 전시해 놓았더라고요. 

이 사인으로 수당을 받았다고 합니다. 



성인의 이야기를 재해석해 만든 성상들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아래 바닥에는 색깔 다른 대리석처럼 보이는 곳 있죠? 

이것은 보통 귀족이나 영향력 있었던 사람들이 죽었을 때 안치되던 곳입니다. 

어떤 곳에는 관 형태의 돌관으로 돼 있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재를 모아 안치하기도 하고....

저 묘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R.I.P(Requiescat In Pace)라고 새겨져 있는 걸 보아 묘라는 것을 알았지요.  




위의 천장은 왕실 예배당 천장입니다. 

 


굉장히 큰 오르간도 있었고, 

옛날에 앉았을 법한 많은 의자가 ㄷ자 형태로 있습니다. 



가톨릭 미사를 하던 성전입니다. 

메스키타 중심에 이렇게 대성당이 있었습니다. 

제단 위의 천장은 17세기 이후에 건설돼 굉장히 화려하고 역시나 밝습니다. 


그 모습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제단




마지막으로 위의 스프링 모양의 기둥은 옛날 사람들이 "지옥의 기둥"이라고 불렀다네요. 

사람들이 동전으로 긁으면 지독한 황 냄새가 났다고 지옥 깊숙한 곳에서 만든 기둥이었다고 했다네요. 

하지만... 여러분은 아시겠죠? 

그래서 저렇게 기둥을 보호하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오늘은 스페인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포스팅을 마칩니다. 


참고로...... 스페인의 국왕이자 신성 로마 제국 황제(카를 5세로서) 카를로스 1세(1500-1558)가 그 당시 

메스키타를 보고 한 말이 있습니다. 

 “Habéis destruido lo que era único en el mundo, y habéis puesto en su lugar lo que se puede ver en todas partes. En todas las ciudades importantes hay bellas catedrales, pero solo Córdoba tiene una Mezquita tan singular”.

“너희들은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것을 파괴했으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그 자리에 놓았다. 모든 주요 도시에는 아름다운 성당이 있지만, 코르도바에서는 (코르도바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메즈키타(모스크)가 있다.”


이렇게 신성 로마 제국 황제마저도 이 모스크에 성당을 세운 안타까움을 전했네요......


여러분도 기회가 생기면 꼭~ 스페인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긴 포스팅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은 제 유튜브 채널의 영상입니다. 영상도 잔잔하여 눈 호강하기에 좋을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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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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