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때 유럽 등지에서 가장 무서운 길로 유명했던 길 하나가 있죠. 바로 까미니또 델 레이(Caminito del Rey)입니다. 우리 말로 풀어보자면, '왕의 오솔길'이 되겠습니다.
왕의 오솔길인데 왜 이렇게 무섭다는 거지? 제가 이런 말을 했던 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죠. 그때 당시만 해도 정말로 무서웠던, 무척이나 위험했던 길이었습니다.
이 길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말라가 지방에 있습니다. 초로(El Chorro)폭포와 가이타네스 협곡(Desfiladero de los Gaitanes)사이에 있는 절벽에 만들어진 좁은 길로 폭포 사이에 있는 수력발전소의 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오솔길이랍니다. 1901년 건설을 시작해 1904년 준공됐고요, 1921년 수력발전소가 완공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당시 스페인 국왕이었던 알폰소 13세가 지나갔다고 하여 '왕의 오솔길'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절벽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웅장하답니다. 그런 절벽에 철근을 박아 콘크리트를 부어 길을 냈다고 하니...... 허공에 길을 낸 것이나 다름없었던 거죠! 그리고 이 절벽길은 세월을 따라 쇠퇴하고...... 모두에게 잊혀갈 즈음 도전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 길을 시도하다가 사망한 사람도 20여 명...... 마침내 2001년에 안달루시아 정부에서 그 길을 폐쇄했는데...... 하도 사람들이 무모한 도전을 하려니 결국 2014년 길 복원 계획을 발표하고 개방하자는 쪽으로 기울게 됐답니다. 그렇게 하여 이 왕의 오솔길은 2015년 3월 28일에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지금까지 주욱~ 방문객을 맞습니다.
그러면 사진과 함께 이야기 더 진행해 가도록 하죠~~~ 열심히 따라오세요!!!
일단 까미니또 델 레이, 왕의 오솔길 진입로는 현재 딱 한 곳밖에 없습니다.
두세 곳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른 곳은 개방하지 않고 위의 사진에 있는 길만 개방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에서 개방 시간과 요금을 내고 방문하는 예약제로 개인이 직접 차를 가져올 수 있고,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여 참여할 수 있답니다.
대표적인 예약 홈페이지는......
https://www.getyourguide.co.kr/caminito-del-rey-l89646
한국어로 안내하고요, 자세히 읽으시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답니다. ^^
그렇게 우리 가족은 스페인 폭우 시즌에 방문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일단 안내소까지 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약 40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하고요,
그 안내소까지의 오솔길도 참 좋았습니다.
안내소에 오면 예약 영수증을 보여주고 이렇게 안전모와 머리 씌우개를 받습니다.
아이들은 만 8세 넘으면 방문이 허락됩니다.
제한 인원과 시간이 정해져 있어 미리 예약하고 시간 맞춰 오면 좋답니다.
일단 셀피 봉과 큰 배낭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요, 화장실은 입구와 출구에 각각 하나씩 있어 미리
볼일을 보고 들어가야 한답니다.
중간에 난처한 일이 없도록 미리 준비하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제한 인원이 들어갈 때는 함께 들어갔는데 이렇게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이동해도 별문제가 없답니다.
중간중간에 많은 스태프가 방문객의 편의를 돕고 있는데요,
위험한 길인 만큼 각별히 신경 쓰는 게 보였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방해서 너무나 튼튼하고 안전한 느낌이 드는 길이었어요.
처음에는 굉장히 무서웠는데 계속 걸어갈수록 안전한 느낌이 들어 무서움은 덜 수 있었답니다.
협곡과 계곡 무지무지 놀라웠어요.
정말 절벽이 아주 높고 장대했기 때문이죠.
이곳에 최신 장비 하나 없는 1901년에 철근을 박아가면서 길을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너무나 놀라웠답니다.
옛길 위에 덧길을 올려 현재의 길이 완성된 모습이 보입니다.
보세요~! 저 절벽을......!
댐과 철도는 정말 중요한 지역의 자원이었죠!
길옆으로는 아직도 기차가 달리는 철로가 있었습니다.
길 위에서 내려다본 계곡 풍경
공존하는 옛길과 현재의 길
물론, 옛길은 제한금지이죠.
오솔길 아래쪽에서 본 절벽 길 풍경
놀랍도록 아름다운 협곡이었습니다!
구간 구간 험하게 보이기도 하고 아기자기해 보이기도 한 길입니다
옛날 수력발전 때문에 생긴 물길이 어떤 구간에서는 여전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맑은 물이라 그런지 이렇게 민물고기가 많더라고요.
제법 큰 녀석들이었는데 정말 눈이 즐거웠습니다.
길이 정말 잘 돼 있더라고요.
위험하다 싶은 산책로에는 안전망과 안전대가 저렇게 끝까지 잘 돼 있었어요.
그래서 무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스테인리스 재질의 안전대와 안전망이라 녹 쓰는 것도 어느 정도 방지할 것 같았어요.
절벽이라 근처에는 독수리 떼가 많았습니다.
항상 새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큰아이가 망원경으로 새 떼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간 날은 방문객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보통 1.5미터 간격을 유지하며 산책로를 걸어야 한다는 안내판도 있었어요.
처음 보는 식물과 꽃도 다양하게 있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사는 스페인 내륙과 안달루시아 지방의 식물은 차이가 나는 것 같았어요.
2015년에는 Lonely Planet에서 가장 방문하기 좋은 장소 중 하나로 선택되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 날 우리가 갔던 날에도 외국인이 굉장히 많았답니다.
한국인도 몇 명 보였고요!!!
게다가 전 구간에 데이터가 잡힙니다!!!
하하하! 이게 뭐가 대단해요? 하실 분이 있으실 것 같은데......
스페인은 한국보다 땅 면적이 얼마나 넓은지 여러분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렇게 험한 절벽과 협곡, 산중에 데이터가 터진다는 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기도 하답니다.
2017년에는 전 구간 4G 커버리지가 제공돼 응급상황 시 유용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사는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는 데이터가 잡히지 않습니다)
많은 사고와 사건이 있어 그런지 시당국과 주정부에서 일반인에 개방하면서 굉장히 세심하게 안전에 신경 썼더라고요.
그래서 곳곳에 안전요원과 Sos 전화기 등이 설치돼 있었답니다.
한 구간은 흙 길로 돼 있었습니다.
잔잔한 오솔길에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더라고요.
일단 단촐하게 길을 걸어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우리는 최소의 간식을 가져왔습니다.
견과류 간식.
아이들과 나눠 먹고 또 길을 갈 수 있었어요.
중간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코너.
한국에서 온 조카도 있습니다. ^^
소화기와 응급약
응급헬리콥터가 오가며 내릴 수 있는 이착륙장도 보였습니다.
2000미터
길 구간 표시도 있고요.
옛날 수력발전을 위해 세운 물길
가이타네스 협곡이 마주하는 곳.
천천히 저곳을 향해 갔습니다.
왼쪽에는 지금도 열심히 기차가 운행되는 철길이 있고요, 오른쪽에는 왕의 오솔길이
있습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안전대와 안전망이 없었던 이 길, 정말 위험해 보이죠?
실제로 보면 그 높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암모나이트 화석도 벽에 있더라고요.
사진에서는 그 웅장함이 잘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웅장하고 거대하여 놀라운 절벽이었습니다.
지금은 만 8세 아이도 지나갈 수 있는 길이지만
저 무시무시한 길을 지나 댐을 만들고 선로를 만들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랍니다.
출렁다리도 지나고......
이제 마지막 절벽길을 지나면 됩니다.
이곳도 무지무지 아슬아슬한 길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안전하여 무서울 것 하나 없지만, 옛날 길을 생각하면
사람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길이랍니다.
철로 위 절벽을 보세요.....
누군가가 저 위까지 올라 안전망을 설치했다는 것도 참 놀랍더라고요.
우리 가족이 저 아슬아슬한 절벽길을 지나왔다는 게
멀리서 보니 실감이 되더라고요.
왕의 오솔길은 총 3킬로미터가 넘고요,
주차장에서 입장 안내소까지 거리가 약2.7킬로미터 더해야 해서 조금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절벽길은 강에서 105미터 위에 걸려있는 곳도 있답니다.
아이들과 천천히 걸었더니 우리 가족은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정말 높기도 높고 경치도 장관이었습니다.
마지막 구간에서는 엘 초로(El Chorro)라는 마을까지 한참을 걸어야 했답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지요.
일단 왕의 오솔길(까미니또 델 레이) 입장료에 이 버스비도 다 포함돼 있어 영수증은 꼭 챙기셔야 한답니다.
정말 새롭고 놀라운 풍경을 보고 싶으시다면 스페인 말라가 엘 까미니또 델 레이를 꼭 방문해보세요.
정말 새로운 시야를 여러분께 선사할 것 같아요. ^^
여러분~ 오늘도 건강 유의하시고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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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저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e-book도 나왔어요~!!! ☞ http://www.yes24.com/Product/goods/7225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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