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카가 놀러 온 지난달, 알람브라의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Granada) 근방의 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평소 지역적 특색의 볼거리를 좋아하는 글쓴이는 한국 조카에게 큰 추억을 심어주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동굴집' 마을에 숙소를 정하고 그 마을을 구경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예상 밖의 방문에 동굴집의 독특한 건축 양식에 깜짝 놀랐고, 지금도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스페인이 세계에서 '현실 동굴집 거주자'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하네요. (20만 명 정도? 동굴집 박물관 직원이 얘기해줬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정확한 수치는 가물가물 기억이 나지 않네요. 죄송합니다. 작은 도시 인구보다 많다는 사실에 저는 깜짝 놀랐던 기억만 나네요.)
그라나다에서 42.84Km 거리로 차로 약 40분 걸리는 이곳은 구아딕스(Guadix, 혹은 과딕스)입니다. 스페인어는 쓰인 그대로 발음하는 특성이 있어 저는 구아딕스라고 발음하겠습니다.
이곳은 은근히 스페인 사람들에게 알려진 동굴집 마을 동네였답니다. 게다가 많은 헐리우드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했다네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한 부분도 이 마을에서 촬영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게다가 인근 마을 알메리아(Almeria)에는 헐리우드 서부 영화 세트장도 있으니...... 정말 동선만 잘 맞는다면 볼거리가 풍부한 지역임은 틀림없었습니다.
자~ 그럼, 일단 스페인의 동굴집은 어떻게 생겼는지, 함께 구경하러 가실래요? 박물관 먼저 구경하고 현실 숙소 보여드릴게요. ^^
5인 가족과 한국 조카, 이렇게 우리 6인 방문객은 이른 아침 구아딕스 동굴집 박물관에 들렀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런 건축 문화가 생겨나고 발전했는지 무지무지 궁금하더라고요.
동굴집 박물관 입구입니다.
동굴집 박물관 지붕은 작은 동산입니다.
"구아딕스 동굴들"
입장료는 3, 4유로 정도 했고요.
우리가 갔을 때는 방문객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은 미국, 멕시코, 등의 외국인이었답니다.
박물관에서 일단 동굴집 기원에 대한 역사적 지식들을 습득합니다.
세계 많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동굴집은 만들어졌고......
세월이 흐르면서 발전한 곳도 있고, 세월이 흐르면서 더 견고한 건축물로 잊힌 곳도 있다고 하네요.
스페인에서는 다양한 역사 이전의 이베리아 본 역사부터 이 동굴집은 존재했다고 합니다.
로마 시대, 게르만족과 서고트족 침입 시대, 이슬람 시대, 가톨릭 시대 등을 지나면서 굳건히 이 건축양식은 지켜져 왔다고 합니다.
대신 가톨릭이 재정복한 시대에는 이슬람 종교인이 학대를 피해 동굴로 많이 피신했다고들 합니다.
박물관 입구에는 항상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통풍이 잘되지 않아 겨울에도 항상 통풍을 위해 커튼을 쳐놓았다고 합니다.
현재 구아딕스 마을 동굴집에는 이런 식탁이 전통적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식탁 아래 숯을 넣어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식탁이지요.
위의 사진에서는 동굴집 내부 구조를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동굴집을 개조해 개방했는데요, 이 마을에서 가장 큰 동굴집이었다고 합니다.
재력 있는 농민의 동굴집을 박물관으로 개축하면서 새로 만든 통로와 화장실을 더 만들어 지금의 박물관이 됐다고 하네요.
너무나 친절한 박물관 안내사.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정말 자세히 영어로 해설해주니 참 좋았습니다.
스페인어 모르는 이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해설이더라고요.
옛날 농민의 삶 일부를 볼 수 있는 동굴집 박물관이었습니다.
동굴집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농민이었다고 하네요.
폐 올리브유로 등잔불을 밝혔다고 하더라고요.
동굴집 침실
원래 주인이 사용하던 침실 그대로를 뒀다고 합니다.
침실은 동굴 내부에 마련됐다고 하네요.
구아딕스 마을 의상
십자형 통로로 이어진 다른 방에는 이렇게 농작물을 보관했다고 합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 감자와 양파, 밀 등 먹거리를 보관했다고 하네요.
또 다른 통로 쪽 방에는 가축우리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 환기를 위해 커튼을 열어두고 생활했다고 합니다.
동굴집은 보통 점토 성질의 산에 한 명의 마에스트로(동굴집 장인)와 두 명의 조수가 일한다고 합니다.
한 달 안에 방 4개를 만들 수 있다네요.
박물관 방명록을 들춰봤는데 한국인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왔답니다. ^^
그럼 이제 구아딕스 마을 구경하실래요?
참 예쁘죠?
건물 전면을 아주 잘 장식했더라고요.
어떤 곳은 그냥 문만 있는 곳도 있는데 이렇게 세월 따라
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장식을 했네요.
동굴집 마을의 풍경
민둥산이 참 낯설었습니다.
곳곳에 굴뚝이 있죠?
저곳이 바로 동굴집 있는 곳이랍니다.
동굴집 박물관 앞의 광장과 예배당
여유롭게 걷고 산책하기에는 정말 예쁜 곳이었어요.
산을 판 여러 동굴집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집처럼 생겼는데 정면만 있는 집......
나머지는 다 산 아래 동굴~~~
저는 이런 풍경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답니다.
물론, 튀니지 여행 때 스타워즈 촬영 장소였던 마트마타 동굴집도 갔었지만 말이지요.
마트마타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이곳은 아기자기한 풍경에 그저 예쁘게 다가오더라고요.
구아딕스 마을 풍경
저 멀리 성과 성당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도 함께 소개해요.
비수기에 가서 그런지 6인 1박이 아주 저렴했습니다.
우리 돈 12만 원 정도 했어요.
옛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잘 개조해 숙소가 참 아담하고 편안했습니다.
숙소 찾다가 보니 이 구아딕스 마을에 매우 많은 동굴집 숙소가 있더라고요.
돔 형태의 동굴집이 실감 납니다.
작은 창이 하나 있는 곳은 싱크대......
환기를 위해 저곳에서 그릇을 씻네요.
제일 마지막 방 누리아와 사라의 보금자리
남편과 제가 머물렀던 곳
산드라와 조카가 머물렀던 방
총 7인도 가능한 동굴집 숙소였답니다.
소음 하나 없이 아늑해서 정말 푹~ 잠을 잘 수 있었어요.
너무 신기한 경험을 한 듯 동굴집에서 푹 취한 숙면 덕분에 다음 날 참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네요.
영상으로 숙소 구경하고 싶으신 분들은~~~↓↓↓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스페인의 동굴집 마을과 숙소 참 흥미롭지 않은가요?
여러분! 부디 건강 유의하시고요, 어서어서 날 좋은 날, 아무 문제 없이 야외 외출 가능한 날 오기를 바라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두들 힘드시지만,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스페인에서도 함께 걱정하고 안부를 묻습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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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저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e-book도 나왔어요~!!! ☞ http://www.yes24.com/Product/goods/7225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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