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 불가능할 것 같은 한국 식자재로 스페인 남편이 육수 만들어 내는 방법, 기똥차다!
뜸한 일기/먹거리


견을 깬 자의 세상 단순한 편리함이랄까요?

단순한 원리로 행동하는 자의 만능 문제 해결법이랄까요?



우리는 검색이라도 해서 먹는 방법과 효능 등을 알아볼 텐데, 남편은 외국인이라 많은 제약이 없어 그런지, 아주 자유롭게 한국 재료 활용 능력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 식자재는 이렇게만 해서 먹는 거야~’ 하는 그런 한정성이 있잖아요? 더 활용할 상태를 생각해 보지 못하고 항상 그렇게 해 먹어야 한다는…… 그런데 산똘님은 기가 막히게 그런 식자재를 자신의 요리에 넣을 육수를 만들 때 넣어버리더라고요. 하…… 그러면 어떤 한국 식자재가 남편의 육수 재료로 들어가는지 알아봅시다. 


(개인적인 느낌이라 받아들이는 분들에 따라 그 놀라움의 차이는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힙니다)


여기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의 작은 농가입니다. 



스페인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육수를 가정에서 비상용으로 자주 만들어 놓고 필요할 때마다 냉장고나 냉동고에서 꺼내 사용하더라고요. 한국은 국이나 찌개를 끼니마다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비상용으로 만들어 놓고 쓰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고요. 게다가 한국 육수는 고기, 생선, 다시 등등으로 구분하는데 육수 재료는 다시마 + 멸치 + 무 + 파 + 표고버섯 + 당근 등의 기본 재료와 고기와 생선 등을 넣어 육수를 만듭니다. 요즘은 만능 육수라는 개념의 육수를 만들어 놓고 어느 때나 요리할 수 있는 팁이 있어 가정식에도 변화가 오는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의 육수 재료는 한국과 아주 다르더라고요.


스페인 마트에서 파는 육수 재료 모둠 내용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육수를 위한 채소 모둠을 따로 포장해 파는 게 아주 일반적이랍니다.



▲ 위의 양배추류의 모든 채소는 다 육수에 들어가는 중요 요소랍니다. 

(브로콜리, 양배추, 컬리플라워, 로마 블로콜리 등)



▲ 위의 사진: 육수를 만든 후 내용물은 버리거나 푸레(pure), 

감자와 섞어 크로켓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당근, 단무, 대파 (puerro: leek), 셀러리, 양배추, 당근, 조금 더 쓴 파스닙(parsnip), 브로콜리 등의 채소가 기본이랍니다. 그리고 육수에 넣는 허브도 있습니다. 샐비어, 타임(백리향) 등을 넣어 맛의 풍미가 좋게 하고, 가끔 고수 씨나 통 후추 등을 넣어 육수에 맛을 내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이게 뭐 어때서요? 하실 분이 계시는데, 여기서 한국과 스페인의 차이를 알려 드릴게요. 스페인에서는 육수를 만들려고 넣는 채소량이 무지 무지 많다는 겁니다. 식비 비싼 한국 수준으로 보면 큰 낭비로 보일 정도로 심상한 채소를 마구마구 넣는답니다. (채소 마구마구 넣는 장면 생각) 브로콜리 반 조각, 양배추 반 조각, 통 대파 여러 쪽, 당근 여러 개, 샐러드 줄기 하나 등등…… 처음에 스페인 생활에 적응할 때 육수 만드시는 스페인 시어머님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지요. ‘저 아까운 채소를 육수에 넣다니……!’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채소를 듬뿍 넣고 육수를 만들더라고요. 아마도 지중해 연안 지방이라 일 년에 두 번 이상 신선한 채소를 재배하는 여유가 있어 전통적으로 이런 방법으로 내려온 듯합니다. 게다가 채솟값이 한국보다 아주 저렴하여 더 그럴 수도 있고요. 


이렇게 채소를 듬뿍 넣은 후에는 육수 종류에 따라 생선, 해물, 고기 등의 재료를 넣어 육수를 끓입니다. .


아~! 왜 이렇게 서론이 길어졌어요?!! 

헉!! 죄송, 죄송.


위의 배경 설명이 있어야 세상 단순한 남편의 한국 식자재 활용법이 빛을 볼 것 같아 그런답니다. 자, 그럼 산똘님이 육수를 만들 때 넣었던 한국 식자재 몇 가지 소개해 볼게요. 


국의 육포: 스페인에는 아주 유명한 염장 생햄, 하몬(혹은 하몽, Jamon)이 있다는 것 여러분, 다 아시죠? 아마도 하몬 응용법 때문에 ‘안주로 먹는 육포'도 스페인식 육수에 '퐁당’하고 들어갈 수 있었나 봐요.

산똘님은 평소 술을 즐기지 않아, (물론 맥주 반 잔 정도 식사 시간에만 마시지만요) 이 육포 안주를 자주 먹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미 조리되었고, 더 이상 뭘 활용해 먹을 수 없는데 산똘님은 아깝다고 육포를 육수 재료로 활용하더라고요. 아마도 스페인 사람들은 하몬 먹고 난 후, 뼈를 잘라 넣어 육수를 끓이기 때문에 육포를 넣은 육수가 이상하지 않은가 봅니다. 


 



말랭이: 한 때 무를 엄청나게 많이 재배해 무말랭이로 만들어 보관한 적이 있는데요, 먹어도 먹어도 줄지가 않아 고심한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산똘님은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그 해결법을 찾더라고요. 바로 육수에 '퐁당 '하고 넣어 끓이는 것.

“육수 만들 때 무를 항상 넣는데 말린 무라고 무가 아니겠어?” 하면서 말입니다. 덕분에 무말랭이도 육수에 들어가 시원한 맛을 내주더라고요.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었답니다. 





지막으로 산똘님이 육수 만들 때 즐겨 넣는 한국 식자재는 바로 '칡'입니다. 


칡? 네! 칡이 맞습니다. 칡을 육수에???


지난해 한국 여행 중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칡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릴 때 딱 한 번 부모님이 주신 칡뿌리를 질근질근 씹어 본 경험만 있고, 사실 어떻게 먹는지는 잘 몰랐답니다.

칡 선물을 받고, 어떻게 해 먹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칡차를 마시거나, 칡즙을 짜 먹는 등, 칡가루는 건강식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답니다. 그런데 일부러 칡차를 마시기 위해 칡을 꺼내는 일은 없더라고요.

보다 못한 산똘님은 "스페인에서는 허브도 육수 끓일 때 넣는데 칡도 넣으면 맛있을 거야"하면서 칡을 꺼내 육수를 끓일 때마다 넣더라고요.

결국, 순진하게도 편견 없는 산똘님은 칡 들어간 육수로 요리할 때마다 대만족하더라고요.


"건강식이라는데 맛도 좋아지고, 건강도 유지하니 좋지!!!"


그렇게 해서 산똘님이 육수에 활용하는 한국 식자재 3가지를 알아봤습니다. 그 밖에도 생강을 뭉텅 잘라 넣기도 하고, 스페인 육수인데도 다시마도 첨가하고, 다시마가 없을 때는 미역이라도 넣는 신공을 보인답니다. 참 신기하지 않나요? ^^;





이렇게 산똘님은 육수를 참 소중하게 여기는 육수족인데요, 다름 아니라 이 육수만 있다면 아주 다양하게 스페인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피데오(fideo), 파에야(Paella), 피데우아(fideuá), 아로스 알 오르노 (arroz al horno) 등 다양한 스페인 가정식을 할 수 있어 참 좋아하더라고요.


 

 

 


어쩐지 육수만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는 산똘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식재료가 있어 그 육수 맛도 풍성해지고,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남편의 편견 없는 식자재 활용법이 남편 요리를 더 풍성하고 맛있게 하는 건 아닌가 싶답니다. 그래서 결론은? 남편, 요리 자주 하라고!!!


앞으로 어떤 한국 재료로 또 육수에 활용하는지...... 조용히 지켜보겠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그리고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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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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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라 2020.05.26 07:52 URL EDIT REPLY
우와~ 무말랭이는 육수 내는데 넣으면 참 좋은데 칡까지 넣는건 몰랐네요. 저도 농협에서 산 말린 칡이 있는데 갱년기에 좋다고 차로 마시려 했지만 잘 안마시게 되더라고요. 저도 육수에 조금만 넣어 봐야겠어요.
편견없이 식재료를 대하니 의외로 기발한 맛의 신세계가 펼쳐질거 같아요. 님의 요리사진 너무 먹음직스러워요. 오늘은 저도 완숙토마토를 사서 수프를 만들어야 겠어요.
박동수 2020.05.26 09:04 URL EDIT REPLY
칡을 육수로...생각난다.
초등학교 시절 교문앞에서 칡을 가져와 파는 분이 있었다.
10원에 한뼘 길이만큼 톱으로 썰어주면 하루종일 틈틈이 입으로 뜯어서
질겅질겅 씹었다. 그 날은 반 아이들 대부분 손에 칡을 쥐고 있었다.
동네 바보라 하였던 어르신이였는데, 그후 어는 겨울날 얼어죽었다는 소문만 들었다.
그 소문을 들었을때 이상하게 성냥팔이 소녀가 생각나 슬펐던 기억이 아련하다.
BlogIcon 프라우지니 2020.05.26 21:37 신고 URL EDIT REPLY
같은 유럽인데도 육수에 들어가는 야채의 종류가 다르네요. 여기서는 "육수용 야채"가 팩에 나오는데, 주황당근, 노랑당근,샐러리 뿌리,파슬리 잎,마늘맛나는 대형파도 조금 이렇게 들어있더라구요. 양배추, 브로컬리 왕창 넣는건 저도 나중에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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