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긴박하게 변하는 스페인 상황과 우리 집 비상 식량 점검

산들무지개 2020. 3.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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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산들무지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건강히 잘 지내셨는지요? 정말 하루하루가 긴박하게 지나가는 요즘입니다. 


한국 시각으로는 3월 19일, 스페인 시각으로는 3월 18일 유럽의 코로나바이러스 마지막 통계 집계를 확인하여 알려드리면 다음과 같답니다. https://www.rtve.es/noticias/20200318/mapa-mundial-del-coronavirus


유럽 내 주요국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치(스페인 국영방송 rtve.es 참고)


이탈리아: 31,506명

스페인: 13,910명

독일: 9,360명

프랑스: 7,695명

스위스: 2,700명

영국: 2,700명


이렇게 며칠 사이 어마어마하게 확진자 수가 증가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유럽 내 봉쇄정책이 거의 동시에 시작됐죠.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당황하여 격리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있답니다. 한국과 달리 유럽은 배달문화가 잘 발달된 것도 아니고, 편의점이 동네마다 골목마다 있는 게 아니라서 사람들이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물건을 사재기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민의식도 한몫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스페인 시골 마을에서는 아직 이런 험한 사재기 분위기는 없습니다. 아마도 확진자 수가 많은 대도시에서 격리 생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 그러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스페인에서는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봉쇄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돌아다닐 수 없고요, 이유 없이 돌아다니다 걸리면 벌금형에 처합니다. 한마디로 외출 금지입니다. 약국, 장보기, 병원, 직장 등 필요할 경우만 이동, 외출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휴교령이 내려져 있고요, 집회나 모임 등도 금지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 파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이곳에서 제조하는 시설이 없어 유통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답니다. 사람들이 마스크의 중요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틀 전 엘 파이스(El País)라는 신문에 게재된 한국 상황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읽고는 크게 분개를 하더라고요. 


"마스크를 할 필요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지 마라. 마스크가 (스페인에) 없다고 솔직히 말하라. 한국에서는 왜 마스크를 쓰라고 안전수칙에 넣었는지 우리도 배워야 하지 않나!"라는 댓글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급작스럽게 변하고 나서야 스페인 시민들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 상황을 말씀드리면, 스페인 정책하에 있습니다. 우리 세 아이들은 휴교령이 내려져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받습니다.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남편도 재택근무를 하게 됐고요...... 이렇게 긴 시간, 언제까지인지 모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나서게 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비상사태가 선포돼 비상식량을 구할 시간이 없었는데요, 어제 잠깐 외출하여 음식 몇 가지를 사 왔답니다. 시골이라 상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자유로울 것도 같은데 식료품 구하는 일이 좀 어렵더라고요. 




쌀 - 온전한 8봉지, 반 봉지 두 팩



곡류 - 보리, 밀가루, 렌틸콩, 키노아, 쿠스쿠스 등 



피클 - 큰 오이피클병, 고추, 올리브 절임, 레몬 절임 등...



토마토 소스 및 소스 종류 

말린 버섯, 병아리 콩, 콩 캔 등...




정어리 통조림, 고등어 통조림, 크림 등...



빵을 만들 수 있는 이스트 몇 상자 



소금과 설탕 



각종 허브티 



커피와 초콜릿 가루, 미숫가루 등 



견과류(호두, 아몬드, 헤즐넛 등)




감자

감자가 별로 없어 걱정이지만, 우리가 사는 동네가 감자 특산지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웃 농가에 감자가 많을 듯합니다. 

이곳에서 살 수 있어 다행인 작물입니다. 



곡유와 우유...

별로 없습니다. 

5인 가족이 섭취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올리브유(5리터)



다양한 파스타

 


한국 식품은...... ㅠㅠ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미리 사 놓을 걸 그랬어요. 




비상용 생선 육수 



달걀 

우리 집 암탉이 달걀을 낳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말린 토마토, 꿀, 잼, 저장 음식 등이 평소 저장하던 음식이 있습니다. 



과일은...... 동네 마트에서 사는데......

마트 주인이 동네를 대표해 후다닥 도시에 나가 사 온답니다. 

레몬, 바나나, 키위 하나, 생강 등



사과, 오렌지, 서양배, 마늘


 

양파




마지막으로 큰 단호박이 있습니다. 


이렇게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비상식량 몇 가지 보유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앞으로 유럽이 어떻게 확산세가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장기전으로 갈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에서 많이 배우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늦게 대처해 안타깝기도 하답니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장비가 부족해 중증 환자에게만 검사, 키트 사용하기로 했고, 나머지 경증 환자나 잠재적 보유자는 그냥 격리 생활에 들어가는 방침입니다. ㅠㅠ 여기서는 확진자 동선 확인도 없고,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곳이 집단 감염지인지 알 길이 전혀 없습니다. 한국처럼 투명하게 확진자 동선 및 검사 결과, 단계, 정보 등을 알려준다면 그나마 불안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데, 한국처럼 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무튼, 스페인도 이런 재난을 계기로 다음에 확실히 업그레이드했으면 합니다. 일단 벌어진 일...... 할 수 없죠. 대신 최선을 다해 지혜롭게 이겨나가는 것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도 건강 유의하시고요, 하루하루 편안한 마음으로 장기전 대비하자고요. 고맙습니다. 스페인 상황 종종 소식 드릴게요. 오늘도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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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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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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