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해발 1200m 곡식이 익어가는 스페인 고산의 초여름 풍경과 텃밭 개간

산들무지개 2020. 6. 2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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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 가족 여행을 하면서 약 두 달 반 동안 텃밭이 방치돼 

이웃에게 운영하라고 바통을 넘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샘이 있는 텃밭은 없고......

우리 집 뒷마당의 아주 오래 방치된 밭을 개간하여 텃밭으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지금 뭘 심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늦어도 시작하면 뭐라도 될 것 같아 

텃밭을 개간해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초여름은 아주 뜨겁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늘은 무지 서늘하지요. ^^;



남편과 둘이서 수년 동안 방치된 밭을 농기계로 돌리고, 돌을 치우면서 

개간을 했습니다. 



닭장에 있는 거름도 모조리 가져와 오래된 점토질 토양과 섞어줬답니다. 

여러분은 어릴 때 찰흙으로 무엇인가를 만든 적 있죠? 

그 찰흙이 굳으면 얼마나 딱딱한지 아실 거예요.

그것처럼 이 땅이 얼마나 딱딱한지.....!

그래서 거름을 충분히 섞어서 유기물 활동이 있도록 토양을 바꿔줘야만 했지요.

 



닭장에 떨어진 먹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닭똥이 잘 조화되어 

훌륭한 거름으로 변해있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양 떼가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우리 집이기에 

저렇게 울타리를 쳐줘야 했답니다. 



초여름이 시작했는지, 어제부터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한 스페인 고산입니다. 

그늘은 서늘하고 양지는 뜨거운 전형적인 이곳 날씨가 시작됐습니다. 

풀도 누렇게 변해가는 여름...... 꽃대가 올라와 이제는 열매를 맺는지 씨앗 형태로 뾰족하게 

우리 아이들 종아리를 콕콕 찌릅니다. 


부드러운 풀이 하나도 없는 이 고산에 그래서 장화는 필수 물건이지요! 




아이들이 개간한 텃밭에 드디어 상추 모종을 심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이 있어 아주 능숙하게 상추를 심더라고요. 

우리 집에는 샘이 없어 물 대기가 참 어려운데 좀 걱정이 됩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은 수도 시설도 없고, 전기도 없는 곳이라......

텃밭에 물을 쉽게 댈 수가 없어요. 

대신 빗물을 받아 저렇게 물을 뿌려줘야만 하지요. 


빗물을 담을 수조는 구했는데 비가 내려주지 않아 참 걱정입니다. 



파와 상추를 심고 보니 그래도 그럴싸하게 보입니다. 

기회가 닿으면 아랫마을 조합에 가서 모종을 많이 사 와야겠어요. 



오늘 아침에는 들판에 수확하는 기계가 열심히 곡식을 자르고 있었어요. 

아~~~ 여름이구나, 싶었지요. 

스페인 고산은 밀과 보리를 재배하고, 트러플 농사가 잘되는 곳입니다.  

 산 후안(San Juan) 성지일(2020년 6월 23일)에는 하지인 여름을 축복하는 행사가 있는데......

민간신앙에서는 이날 새벽에 발코니에 나가 와인 잔에 세 번 입술을 적시고......

그 와인을 들고 양 주위를 여러 번 돌아 기후제를 했다고 하네요. 


하도 비가 오지 않아 산 후안 성자께 여름에 비를 내려달라고 기원하고, 

특히 천둥 번개, 우박이 내리지 않도록 기원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스페인 고산에서는 가뭄과 변덕스러운 소나기, 우박이 최고의 위협이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푸르른 저 들판이 곧 여름 속으로 타들어 가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봄에 핀 꽃과 식물도 마지막 순간을 즐기는 듯했어요. 



뾰족한 엉겅퀴과의 식물이 천지에 널렸습니다. 

건조한 기후와 양 떼가 선물한 고산의 식물 모습이랍니다.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이기도 하죠. 

양은 향이 강한 허브 식물을 뜯지 않아 들판에는 향이 강한 허브로 가득하고요, 

이렇게 뾰족뾰족 가시가 돋은 식물이 아주 많답니다. 


 


정말 신기하죠? 



위의 노란 꽃은 스페인 야생 국화꽃인데 손톱만큼 작답니다. 

그런데 향이 얼마나 강한지, 양도 먹지 않는답니다. 

스페인 현지인들은 이 꽃을 말려 눈 치료할 때 끓여서 눈을 씻곤 하더라고요. 



이 야생 국화는 식용이 아니고 민간요법으로 쓰이더라고요. ^^*


여러분~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시고요, 

한국의 여름은 아주 뜨겁다고 하는데 다들 시원하게 건강하게 무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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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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