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행복한 계획

산들이 산들무지개 2020. 8. 30.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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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이란 무엇일까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아주 깊게, 마음으로 간직한 즐거운 일이거나, 그 반대로 끔찍하게도 두려웠다던가, 싫었던 경험을 했던...... 그런 일들을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하겠죠? 아니면 어떤 악몽(?)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잊지 못할 추억'은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게 각인된 어떤 과거의 추억을 말합니다. 가슴 두근두근하게 설렜던 일이거나, 생소한 환경에 맞닥뜨려 난감했던 첫 해외여행,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 나누었던 담소 등...... 잊지 못할 추억은 개인의 경험 안에서 최고로 빛납니다. 그래서 나의 잊지 못할 추억은 나만의 것이 되며, 다른 이에게는 끔찍한 악몽이 될 수도 있지요. 


어쨌거나, 오늘 왜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느냐면요, 다름이 아니라 글쓴이의 동반자이자 남편인 산똘님이 요즘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싶어 무척이나 행복한 계획을 짜고 있어 이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사실, 남편은 아주 행복한 추억 만들기가 될 것이라고 다짐하는데...... 어찌 제가 경험한 그런 행동은 그다지 행복한 추억이 되지 않아 약간 꺼려지긴 합니다. (이번 추억으로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라면서 남편을 믿어보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산똘님은 태어나면서부터 등산을 좋아한 사람 같아요. 우리 스페인 시어머니께서는 남편이 태어난 지 백일이 되기 전에 그라나다의 제일 높은 산, 물아센(Mulhacén)까지 다녀오실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등산과 암벽등반, 산행을 즐겼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남편은 아이들에게 근사한 추억을 선사하고 싶어 특별한 등산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이제 혼자서 씩씩하게 등산도 하고, 여러 번 근처 자연공원 페냐골로사(Peñagolosa)산의 정상에도 올라갔다가 왔으니 이번에는 단단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알아서 잘 걷는 독립적인 사람들이니 아마 이번 여행도 아주 재미있을 거야."


우리 가족은 여행하는 걸 아주 좋아해 남편이 휴가 날 때마다 자주 다른 도시를 이동하거나 국립공원, 자연공원 등을 찾아 나선답니다. 이번에는 피레네산맥에 가자고 남편은 계획하고 있더라고요. 코로나 19로 어딜 갈 수 없으니 그동안 못 가본 피레네산맥에서 1박 2일 비박을 하자며 제안을 했습니다. 


비박이라니......!


나무위키에서 정의한 비박은...... "등산 도중 텐트를 치지 않고 간단하게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숨어 들어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라고 하는데 독일어 biwak, 프랑스어 bivouac 그리고 스페인어로는 vivac이라고 합니다. 


스페인어도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비박이라고 하는데...... 남편이 '비박하자'고 할 때 깜짝 놀랐답니다. 도대체 어디로 올라갈 생각이며, 그곳에는 대피소가 없는 것인지......


"내가 어릴 때 우리 부모님이랑 같이 그곳에서 비박했는데 진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지!" 


저는 걱정이 됐지만, 남편이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니 티를 내면 안 되겠더라고요. 게다가 시어머니께서도 이 소식을 접하셨을 때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비박하는 장소에 호수도 있고 참 멋져!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지!" 

그러시는 겁니다. 시댁 식구들이 다들 좋아하시니 저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답니다. 


제 인생에서 비박이란..... 인도 여행하면서 강고뜨리 트래킹을 갔을 때 사두 천막에서 한 비박이 전부이며...... 인도 기차역 레이디룸에서 한 비박 아닌 바닥비박이 다 이며...... 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좋은 추억은 아니었다는......




이 여행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집에 있는 배낭은 줴다~~~ 가져와 살펴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부모님께서 침낭과 배낭 등을 빌려주셨지요. 



혹시나 해서 산똘님은 자기가 멜 배낭 70-90왔다갔다할 수 있는 큰 배낭을 샀습니다. 

얼마나 열정이 대단했으면 40대 중반에 배낭 메고 산을 오를 생각을 하다니... 😅

그래도 한번 해보자고요!!!



아이들과 제가 가지고 갈 작은 컵도 샀어요. 



우와~! 이거 완전 등산의 매력 포인트 아닌가요? 

비박하면서 수프 끓여서 이런 컵에 나눠 마시는 것! 크아~! 생각만 해도 낭만인데......

낭만과 현실은 상상하지 않아도 큰 차이가 날 것 같아요! 




비박한다며 매트도 샀어요. 

좀 질 좋은 매트로 바닥에서 찬 기운 올라오는 것을 막는다면서 말입니다. 

사실, 산똘님은 등산과 암벽 등반, 동굴 탐험 등 안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산과 친한 사람이랍니다. 

어디 믿고 한번 영원히 잊지 못할 경험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그게 가능할까요? 

안 해 봤으니 해보면 알 것이니...... 남편의 계획에 저도 행복하게 동참해야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해드렌턴...... 비박한다며 새로 산 해드렌턴......


아이들도 아빠의 그런 계획이 마냥 즐겁다는 듯 행복해합니다. 

과연, 침낭 들어가고, 매트 맨 베낭 메고 애들이 피레네 산맥을 잘 오를 수 있을까요? 

그것도 경사가 그리 낮지 않다는 동네에 가는데......

뭐 해보지 않았으니 해보면 알겠지요.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 

저도 즐거운 포스팅으로 자주 찾아뵐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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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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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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