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별 것인 스페인 해발 고도입니다.
제가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께 이 고산 날씨를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분들이 이 날씨를 한국의 평범한 날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다들 체감하지 못하시니 한국 날씨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한국의 기후와는 천지차이인데 말입니다.
일단, 지중해 연안보다 10에서 15도가량이 낮은 온도이며, 밤과 낮의 기온차가 아주 높습니다. 여름에는 스페인 지중해성 기후대의 지역과 비슷하게 작물이 다 말라버리는 특징이 있답니다. 밀과 보리가 여름이면 다 익어 말라버리지요. 도로 가의 풀도 다 말라버려 황량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고산도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비가 내리지 않는 여름에는 더 바짝 마른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바로 요즘 스페인 고산에서는 지금 막 여름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넓게 펼쳐진 평야의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거든요. ^^;
요즘 스페인 고산의 밀밭입니다. 누렇게 익기 시작하는 여름 초입입니다. 몇주 후 금방 익어 8월에는 다 수확할 정도이지요.
이런 고산의 환경 때문에 꽃과 식물도 여름에는 다 말라버리고 온 대지가 가을처럼 변하고 말지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스페인 고산에는 가을에 비가 내리면서 대지가 다시 푸르게 변한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 [참나무집] 아이들은 이 여름이 훌쩍 오기 전, 마지막 꽃을 꺾으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예쁜 꽃들 뜯어다 이렇게 꽃관도 만들면서 놀아봅니다. (아~! 우리 아이들은 이미 여름 방학 중입니다. 스페인 학교는 6월 말에서 9월 초까지 방학이랍니다.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고요. 겨울에는 2주 정도의 크리스마스 방학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올해의 마지막 봄꽃으로 예쁜 관을 만들어줬어요. 얼마나 좋아하던지......!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는데 잘 따라 하지 못하더라고요. 하지만 내년에 다시 가르쳐주면 되겠지요? 올해는 일단 만드는 법만 알려줬습니다.
화관을 쓰고 좋아하는 쌍둥이 막내 사라가 재작년에 선물 받은 작은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열심히 찍습니다. 꽃과 아이가 참 어울리는데, 갑자기 사라가 자기 화관을 옆에서 쉬고 있는 고양이에게 씌어줍니다!!! 😍😂💐
그런데 아니 세상에!!! 고양이에게 얼마나 어울리는지...!
사라의 꽃관을 받은 고양이가 귀찮은 표정으로 꼼짝하지 않더라고요. 귀찮으니 꼼짝하지 않겠지요?
사라가 요리조리 구도를 바꿔가면서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그리고 옆에 같이 있던 고양이 리라에게도 화관을 씌어줍니다. 고양이가 무척 당황한 표정입니다. 😂
'나한테 뭔 짓을 한 거야?' 하는 표정......
이 녀석도 귀찮은지 그냥 가만히 있더라고요. 하긴, 요즘 온도가 높아져 움직이면 덥기만 하겠지요.
꽃보다 고양이구나!!! 이제 커플샷도 찍어봅니다.
"너희들 너무 어울리는 한 쌍이야!"
"어울린다고냥? 쑥쓰럽다냥~!"
꽃으로 미남냥이 된 고양이가 이렇게 말하는 듯했지요.
"야옹~ 너 진짜 멋있다냥~"
"나도 좀 이쁘냥?"
꽃관 하나로 이렇게 가지가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아이가 참 해맑았습니다. 어서 여름 오기 전에 마음껏 즐겨야지! 이 꽃이 다 지기 전에......! 고양이도 우리 마음을 알까요?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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