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중학생 딸아이와 공감하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이야기

산들무지개 2023. 3. 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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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일회용 물건 사용을 줄이려고 굉장히 노력합니다. 그래서 요리할 때는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지 않고 깨끗하게 '깨끗한 손'으로 직접 요리하곤 합니다. 나물 무치고, 김치 담글 때도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김치를 버무려요. 대량으로 요리하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하는 모든 요리는 되도록 맨손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버무리고 난 후에는 깨끗하게 비누로 씻으면 손이 따갑지 않고 괜찮아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제 모습이 아주 불편한지 가끔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맨손으로 하는 요리가 지저분해 보여요"

 

보기에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으음... 저는 생각이 다르답니다.

일회용을 하루만 쓰면 그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하루가 1년에 되고 1년이 10년이 되면... 그 양이 결코 적다고 말할 수 없어요. 우리는 흔히 너무 습관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일회용 장갑을 뽑아 쓰거든요. 그래서 1년에 1인당 수십 개 아니, 수백 개의 일회용 장갑을 쓰지 않겠어요? 그렇게 계산하니 굉장히 많은 1회용 비닐장갑 쓰레기가 나와요. 흔히들 재활용하기 위해서 분리수거만 하면 다 된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의 쓰레기 분리수거율이 굉장히 높다고 해요. 그런데 거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만약 100 개의 쓰레기를 버리고 90% 의 수거율을 달성하면 열 개의 쓰레기는 그대로 버려지게 되죠. 그런데 쓰레기 4개의 버리는 곳의 수거율이 50% 밖에 되지 못한다고 해요. 그럼 남는 쓰레기가 2개밖에 없는 거예요. 한마디로 쓰레기 수거율이 90% 인 곳에서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쓰레기 분리수거율이 높다고 해서 쓰레기가 적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쓰레기를 생산에 내지 않는 것입니다! 재활용보다는 재사용이 더 좋고, 재사용보다는 아예 쓰레기를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일회용 쓰레기, 쓰레기통에 분리 수거해 잘 버린다고 해서 그 쓰레기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우리 눈에서 잠깐 사라지지만 지구의 어느 곳에서 분해되기를 기다리며 다른 쓰레기와 함께 산이 되어버리고 말지요. 요즘 플라스틱 쓰레기 개발에 한창이라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지구 환경에 도움도 되고 오염도 줄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개개인이 쓰레기 줄이는 일을 생활화하여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적어도 줄이는 노력이 습관화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저도 아직 더 노력하고 행동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추운 겨울 먹거리 바닥 난 새들을 위해 모이를 뿌리고 있는 딸아이와 아빠입니다. ♡

 

최근에 중학생인 딸아이 산드라가 생리팬티를 선물받았어요. 평소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에게 이런 선물이라니...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좀 궁금해졌어요. 저는 평소 천생리대를 사용하고 있어 빨아 입기 귀찮아 아이에게 어렵지 않을까 해서 걱정도 됐어요. 일회용은 한번 착용하고 편안하게 버리면 그만인데, 이런 천 제품은 손수 빨아 입어야 하니 한 번도 직접 손으로 빨아본 적이 없는 딸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걱정되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생리팬티는 세탁기로 빨아 입기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손으로 빤 게 제일 깨끗하고 속이 시원해서 아이에게 손으로 빨아 입으라고 빠는 법까지 가르쳐줬어요. 아직 중2인 아이에게 좀 어렵지 않을까 속으로 진짜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정도 사용해 본 딸아이가 기분 좋은 듯 제게 말을 하더라고요. 

"아주 좋은 속옷이에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불편하지 않고, 편하게 착용하고 그냥 빨기만 하면 되니까 아주 좋아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가 긍정 반응을 보여 얼마나 흐뭇한지...! 정말 속으로 깜짝 놀랐어요. 마냥 어리고 어설플 것 같은 아이에게서 어른스러운 대답이 나와 '과소평가했구나' 반성도 하게 됐어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중2병이라며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란 걸 알았어요.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정신적으로도 성장하니까요! 인간적 존중도 꼭 필요한 법! 아이의 의견을 다시 듣게 되었어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보다 불편하지만, 손수 빨아 입는 게 정말 좋아요! 크게 신경 쓸 일 없이 편안하게 속옷처럼 사용하니 더 좋기도 하고요. 이런 걸 알게 돼 정말 기뻐요." 

 

아~! 이럴 때 이 초보 엄마(아이는 컸지만 언제나 모든 게 처음인 부모의 모습)는 여전히 감동입니다. 성장하고 있구나! 몸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인물이 되고 있구나! 함께 세상을 걱정하고, 행동하며... 나아가고 있구나! 이렇게 말입니다. 

물론, 저도 사춘기 아이의 어떤 이유 없는 고집에 함께 실랑이를 벌이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훌륭하구나~ 싶었습니다. 

 

이번에 딸아이와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실천과 행동을 함께 공감하면서 저도 조금 성장한 것 같았어요. 부모로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 덕분에 좀 더 아이들을 지켜보며 충분한 시간을 주고 행동해야겠다는 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연대하는 우리의 모습 등... 

 

스페인 시골 우리 집 앞 풍경, 지금 한창 밀밭을 농부가 갈고 있어요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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