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외국인 친구가 초대받은 한국 축제, 기쁨은 커녕 좌절만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5. 1.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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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도자기를 배우면서 저는 많은 친구와 작가 등, 세계의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도자기로 인해 한국에도 가고, 한국 작가와의 교류도 시작되었고, 제가 모르던 도자 세계에서 환상적인 경험도 했답니다. 세계 유명 작가도 만나보는 영광도 얻고...... 이런 다양한 도자 세계에서 창작의 기쁨을 환희로 접하던 시기가 있었지요. 지금은 육아로 잠시 멈춰져 있지만, 날 따뜻한 오는 봄날에는 한 번 흙을 직접 만져보려고 전 다짐을 했답니다. 


그런데 도자기를 생계로 이어가기가 참 쉽지가 않습니다. 

제 친한 스페인 친구도 요즘 도자기 때문에 한참 큰 고민을 했답니다. 도자기로 먹고 살기 어려워 그만두어야겠다, 간호과에 다시 입학하여 다른 직업을 찾아보자, 하고 말이지요. 


그러다 어떤 계시와도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답니다. 

자신의 페이스북의 사발을 본 어느 한국인이 그녀에게 이런 제안을 했기 때문이지요. 

"당신의 사발이 참 마음에 듭니다. 한국의 OO사발축제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비행기 티켓과 숙박비를 제공하겠습니다." 하고 말이지요. 


이런,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얼마나 놀랐는지요. 


사실, 우리는 학교에 같이 다닐 때, 여러 비엔날레나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에 같이 참여한 적이 있답니다. 그 열정을 지울 수 없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행사에 참여했었죠. 친구들의 꿈이 있었다면 도자기의 나라, 한국에 꼭 가보는 것이었답니다. 한국의 도자기가 세계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 아시죠? 스페인 도자 학교에서 얼마나 크게 한국을 쳐줬으면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서 꼭 도자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을까요? 실제로 어떤 친구는 한국에 가기 위해 제게 한국말을 배우기도 했답니다. 


어느 프랑스 봄사발 축제에 참여했던 사진입니다. 

보통 유명 작가가 초대되어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방문객의 호기심을 풀어준답니다. 


어느 해는 한국의 작가분들이 대거 참여하셔서 

우리 학교 친구들은 일부러 프랑스까지 가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한국에서 알아주는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으니 친구는 환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지요. 


"난 이 소식을 듣고 정말 눈물을 줄줄 흘렸어~!" 

말하던 친구...... 얼마나 기뻤으면 눈물까지 흘렸겠습니까? 순수한 창작의 열정이 실현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찌 이상해집니다. 


권위 있는 무슨 OO사발축제에서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니, 이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어떤 개인이 친구의 페이스북 사발 사진을 보고 친구에게 연락했다는 것, 어떤 기준도 없이 무조건 그녀를 한국에 초대하겠다는 것(보통은 작가의 프로필과 경력, 작품 사진 등을 보고 그 중, 괜찮은 작가를 선정해 초대하는 것이 프로토콜로입니다.), 지금 준비 중이라면서 친구가 원하는 정보는 주지 않는다는 것!



한마디로 친구가 사기성 초대를 받은 것같아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어떤 개인: 당신의 찻사발에 큰 인상을 받았어요. 

페스티발 워크숍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요.


우리가 당신의 항공권과 숙박비를 제공하겠어요.


친구: 제게는 영광입니다. 


어떤 개인: 축제는 5월 1일에서 10까지입니다. 


1월 9일 친구에게 달린 메시지입니다. 


친구: 웹사이트로 보고 있어요. 와우! 정말 인상 깊네요.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행복하네요.


어떤 개인: 고마워요.


1월 10일에 친구가 다시 연락을 합니다. 


친구: 안녕하세요? 당신의 초대에 얼마나 흥분되었는지 알려드리고 싶네요. 제게는 새로워 그래요. 

그런데 제가 워크숍 초대의 형식적 절차를 몰라 그런데요, 제게서 뭘 기대하시고 있나요? 

그리고 도자 활동을 위해 무슨 준비를 해야하는지 (알려주세요.)

아주 감사합니다. 


어떤 개인: 메일 알려주세요. 


그래서 친구가 메일을 알려주게 됩니다. 


어떤 개인: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연락이 없자, 스페인 친구는 다시 연락을 시도합니다. 


친구: 안녕하세요? 잘 지내세요? 

워크숍 초대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정보가 있는지 꼭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떤 개인: (그 다음날 메시지)

준비해서 보내드릴게요.


1월 22일 현재까지도 친구는 답변은 커녕, 그 진행 사항을 모르고 있어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SOS로 보낸 이 메세지를 보니 좀..... 우울해집니다. 



친구의 꿈이 도자를 계속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사기성이라면......? 그것도 도자기의 나라 한국에서 말입니다. 


보통은 운영위원회에서 초대 작가를 결정하는데, 어느 개인이 이렇게 나서서 "내가 당신을 초대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축제의 일정도 모르고, 어떤 행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도 모르게 초대만 하겠다는 메세지로 사람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것. 참 나쁩니다. 


진짜 사기가 아니라면, 그 운영 미흡이 아주 괘씸하고요.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당신 사발이 우수하니 초대하겠다. 축제는 5월 1일에서 10일까지다."식으로 한다면, 정말 안 되지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정으로 진행하는데, 어느 작가들이 오기로 했고, 어떤 작품을 준비해주면 좋겠다." 뭐 그런 식으로 하거나, "당신을 초대할 수 있게 당신의 프로필과 경력, 작품 사진을 보내달라"고 한다면 말이 되지만, 무조건 초대한다고 메세지 보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아무쪼록 친구에게 큰 타격이 일지 않았으면 합니다. 


(행사 관리 운영하시는 분들, 외국인에게 이런 식으로 초대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한국 이미지 망가져요.)



♣ 관련 글 ♣ 


2014/12/07 - [스페인 이야기] - 한국 친구가 받은 국제 사기 편지, 대체 무슨 일이야!

그런데 스페인서도 이런 국제적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어요. ㅠ,ㅠ 

세상 어디나 다 똑같구나~!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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