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우리 참나무집 가족을 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한국 가족을 보내려고 공항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한라봉이 그렇게 유명하다 하여 우리는 맛난 끝무렵 귤을 까 먹으며 작별의 인사를 했는데요, 아이가 갑자기 귤을 한 입 물더니 조용합니다. 무엇인가 이상한 표정으로 말입니다. 며칠 전부터 밥도 잘 먹지 않더니 그 전 날에는 이가 흔들린다며 호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귤 한 조각 먹자마자 이렇게 그만 이가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울기보다는 아주 기뻐했습니다. 드디어 라똔시또 페레즈(ratoncito Pérez)가 온다고 말입니다.
어릴 때 저희 할머니께서는 지붕 위에 훌~ 하고 던지셨습니다. "까치야, 까치야, 헌 이 물고 새 이 다오~!"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이 라똔 페레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헌 이 걷어가는 이는 누구일까요?
한국에서 이가 빠져 스페인에서 날아오지 않으면 어떡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이 라똔 페레즈가 잘 가져가라고 작은 플라스틱 상자에 넣었습니다. 비행기 타고 이동한다 생각했나 봐요.
그리고 그것을 베개 밑에 잘 놓아둔답니다.
이제 잘 자고 나면 다음 날 라똔 페레즈가 가져 간다고 합니다.
라똔 페레즈는 누구?!
바로 (징그러운) 생쥐입니다!!!
이 생쥐가 활약한다는 것이죠. 어린이에게 무한한 희망을 주는 존재로 변해 최근에는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 영화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붕에 빠진 헌 이를 던지면 까치가 물어가, 씨앗을 가지고 오듯, 새 이를 가져다 준다는 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생쥐 페레즈가 동전을 가져와 베개 밑에 둔 헌 이를 사가지고 간답니다. 생쥐의 특성상 다람쥐와 같이 도토리 모으듯, 낱알을 모으듯, 그렇게 이 헌 이를 모은다고 합니다. ♥ 그런데 재미있게도 몰래 훔쳐가지 않고 돈과 바꾸어간다는 것이죠.
라똔 페레즈의 기원은 아주 오래 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18세기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나쁜 왕에 화가 난 요정이 쥐로 변해 왕이 자는 침실에 몰래 들어와 베개 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잠에서 깬 왕을 보니................
으악!!!!! 이가 몽땅 빠져있더라는 겁니다!
그런 동화가 변하고 변하여...... 현대에는 생쥐가 헌 이를 가져가고 동전과 과자(선물)를 대신 놓고 간답니다. ^^* 이런 문화는 스폐인과 라틴 아메리카에 퍼져 어린이에게 굉장한 기쁨을 준답니다.
그 다음 날, 우리 아이가 라똔 페레즈에게 받은 선물로 기분이 엄청 좋아졌습니다!!!
"엄마, 내가 한국에 있다고 이렇게 한국 돈으로 줬어!"
얼마나 기뻐하던지 이 빠지는 것이 소원이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컸구나, 또 놀란 하루였네요.
스페인의 유치 관련 이야기 재미있었나요? 아이들이 헌 이 빠져도 울지 않고 선물을 받는다는 생각에 이 빠지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즐거운 스페인 문화였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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