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학부모가 되니 다른 집에서는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 관심이 급 증가하게 된답니다. 한국이든, 스페인이든, 아이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거의 같습니다. 다 자식 위한 마음 말이지요. 도시 사는 스페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스페인 사람들은 아이를 키우는 공통사에 따라 가까운 이웃이 되어 같이 여행을 하거나 모임을 갖기도 하는 모습이 참 신기했답니다.
예를 들면, 한 친구는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엄마들끼리 모임을 가지면서 평소 알지 못하던 '재봉 돌리기' 같은 만남을 가지면서 아이들 교육에 관한 대화를 하면서 재봉 취미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산똘님의 스페인 사촌 여동생은 동네 아줌마 모임을 결성하여 쉬는 날에 가족 모임으로 캠프장을 같이 다니면서 우정을 돈독히 하기도 한다네요. 아이들이 인연이 되어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는 스페인 부모들입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재능이 없거나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학원이라는 곳엘 가질 않습니다. 물론, 열성적인 엄마들은 태권도 학원, 미술 학원, 음악 학원 등을 보내기도 하는데요, 그것도 소수의 엄마들이 이런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스페인은 학원 보다는 스포츠(수영, 사이클, 프론톤(스페인 특유의 벽 보고 공 날리는 경기) 관련 센터에 아이들을 보내거나 음악 공립 혹은 시립 콘세르바토리오(conservatorio, 음악원)에 보내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에는 아이들이 방과 후, 취미활동을 할 만한 시설도 없고 학원도 없습니다. 자연이 지천으로 널려 감성을 깨우고 놀기에는 참 좋지만, 이런 시설이 없어 좀 안타깝기도 하답니다.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참 미안한 환경이지요. 그래서 스페인 작은 마을 엄마들이 뭉쳤습니다.
우리의 엄마들은 방과 후, 각자 재능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쳐주기로 했답니다.
음악을 전공한 엄마, 영어 전직 교사였던 사람, 미술 가르쳐주는 사람, 스포츠 관련 담당 엄마, 빵 만들기 교실 등 다양한 형태로 아이들을 가르쳐주기로 했답니다. 엄마들이 월요일에서 금요일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가르쳐주기로 한 것이지요. 물론, 비스타베야 마을 시청의 협력 아래에 장소를 제공 받기도 하고, 작은 재료도 제공 받기도 한답니다.
이것은 지난 3개월에 했던 프로그램입니다. 3개월마다 프로그램을 바꾸면서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아이들 방과 후 활동을 책임지게 되었답니다. 월요일: 카르멘 엄마, 춤 추는 교실. 월요일: 아나 엄마, 베이킹. 화요일과 목요일: 엄마와 아빠들, 공부 교실. 수요일: 카푸 엄마, 신기한 과학 나라. 금요일: 엘레나 엄마와 다른 엄마 도우미들, 영어와 영어 노래 교실.
스페인 시골 엄마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도 있답니다.
이곳에 다양한 학습 놀이 정보와 연락망 등이 형성되어 있지요.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을 짠답니다. 그래서 각 활동당 책임 엄마가 나서 아이들을 인솔합니다. 그것에 대한 보답은? 물물교환, 노동교환, 혹은 아이들 놀아주기 교환 등으로 보답을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제가 아이 셋이나 있으니 아이 하나 있는 엄마가 너무 열심히 하셔서 저는 아이 둘에 해당하는 몫을 드리면 된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들....... 우리는 채소가 나니까 상추 몇 포기, 뭐 그런 식으로 교환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소박하지만 의미가 있는 교환이며, 이런 시골에서 꾸준히 엄마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답니다.
어때요? 스페인 시골 마을의 신선한 엄마들 활동이 아닌가요? 물론, 엄마들이 인솔하여 아이들에게 주는 활동이라 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이번에 올리는 사진은 제가 담당하는 인라인 스케이트 교실입니다. 카푸 엄마랑 같이 하기로 하여 아이들에게 신나는 스포츠 활동을 감독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의 프론톤 경기장으로 갑니다.
작은 아이들은 아직 인라인스케이트에 익숙하지 않아 쌩쌩이를 달리게 합니다.
아이들의 능력 기량을 위해 재미있는 장애물도 만들어 놓기도 하지요.
보호대는 필수.
까푸와 함께 손 잡고 기량 확인! ^^
사실 엄마들 인라인 스케이트 잘 못 타지만,
어린아이들은 어느새 기량이 늘어 함께 해주는 것만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스케이트 타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오자!!!
산드라 양의 포스!
어린 쇼트트랙 선수를 연상케하네요. ^^
뒤에서 사라 양이 쌩쌩이 타고 있네요.
그런데 자기는 쌩쌩이보다 고인 물에 첨벙청벙이 더 재미있다네요.
누리 양이 잡힌 사진이 없어 여기에 끼어넣습니다.
방과 후, 활동 끝나고 돌아오는 길, 샘물 받으며 기다리다 한 컷 찰칵!
어때요? 여러분?
스페인 시골 작은 마을, 학원 없는 이곳에서도 엄마들의 마음은
아이들을 위해 최고의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은 것이었어요.
비록 소소하고 보잘 것 없어 보여도,
아이들은 작은 것에서 움터 스스로 싹 틔우는 힘이 있어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혀나가더라고요.
작은 것에서 큰 생각이 일듯이
작은 행동에서도 아이들에게는 큰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환경이 어렵다고 힘들어하는 것보다 어려운 곳에서 무엇이든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아 보여주는 것도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큰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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