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복수국적 아이들의 한국 여권 만들기

산들무지개 2015. 7.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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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미 말한 것처럼 우리 집 아이들은 복수국적 소유자입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아이들 아빠가 스페인 사람이고, 엄마인 저는 한국인이라 이렇게 복수국적이 가능하게 되었답니다. 요즘 시절이 좋아져 이런 다문화 가정의 장점이라면 장점일 복수국적 소유가 가능하게 되었으니 이 기회에 한국 여권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아이들은 이미 스페인에서 스페인 국적의 여권을 만든 상태랍니다. 그것에 관한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페인 (아이) 여권 발급 시 받는 난감한 요구, 한국과는 다른 점이..


외국에서 살던 해외아동이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 여권을 만드는 일은 이미 출생부터 시작해야 했답니다. 출생신고서를 내고, 한 달 이상 한국에 머물 경우에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아 여권을 신청할 수 있었답니다. 사실상 외무부 홈페이지에서는 주민등록번호 없이도 여권 만들기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어쩐지 주민센터에서는 번호 없으면 안되니 주민등록번호 신청을 하라고 하네요. 


그래서 가까운 주민센터에 들러 우리는 거주지 등록을 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게 되었습니다. 얏호! 아이들이 드디어 한국 국적을 서류상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거주지 등록을 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은 후, 공단에 신고도 해야 했답니다. 주민세 같은 것을 냈으니 말이지요. 두 달을 대한민국에서 살지만 우리는 주민세를 당당히 내고 주민 행사를 했습니다. 


아이들 여권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저는 정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의외로 간단하여 놀랐답니다.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요구하던 준비해야 할 서류보다 훨씬 적은 실로 간단한 준비가 되었지요. 사실, 가장 어려웠던 일이 아이들 증명사진을 찍는 일이었답니다. 



혼자 데리고 갔으면 큰일 났을 아이들 사진찍기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 여권 사진 찍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사진관에서 사진사께서 더 힘들게 땀을 흘리셨습니다. 다행히 언니가 함께해줘서 참 좋았네요. 언니, 고마워~!


옷을 입으면 안 되고, 색안경, 색깔 렌즈를 써도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머리로 귀를 가리면 안 되어 꼭 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답니다. 또~ 이를 활짝 드러내고 웃어도 안 되며, 가슴을 꼿꼿이 펴고 고개를 정면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많은 요구를 아직 어린 만3세, 만6세의 아이들에게 시키려니...... 참 힘들었습니다. 큰 애는 다 알아서 했지만 작은 쌍둥이 아이들은 플래시에 눈이 부시고, 가슴 펴야 한다는 강박감에 힘들어하니 참 웃음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태였던 아이들이 핀을 다 빼고 단정하게 사진을 찍으니 얼마나 잘 나왔겠어요? 

증명사진이 나왔을 때 정말 귀여워 웃음이 나왔답니다. 



나온 사진이 정말 말로만 듣던 그 정석 증명사진이었습니다. 

아! 귀여워~!

사실 스페인 여권 만들 때 찍은 증명사진은 말그대로 엉망이었거든요. 



이것이 바로 누리의 스페인 여권입니다. ㅠ,ㅠ 

이렇게 웃으면서 귀 안 보여도 되었던 스페인 여권 증명사진! 

그러니 사진 찍을 때의 가혹한(?) 요구에 아이들이 힘들어했지요. 


이렇게 한국에서 여권 만들 때 가장 힘들었던 사진 찍기를 마치고 시청에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가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았을 때는 세 가지가 가장 필요했답니다. 


 

여권발급 신청서, 여권발급 동의서(미성년자인 경우) 그리고 사진이었지요. 그런데 막상 시청에 가니 서류가 얼마나 간편해졌는지 이 서류가 맞나, 하고 한참을 갸우뚱했답니다. 실제로 시청에서 적은 서류는 달랑 한 장이었으니 말입니다. (여기서 신분증명서는 기본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아! 바로 이 서류 한 장이면 다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전자시스템으로 확인이 다 되니 많은 서류가 생략된 경우이지요. 

반면, 스페인에서는 출생증명서에서부터 부모 동의서까지 다 서류를 준비해야만 했답니다. 


아! 정말 이 서류면 되는 걸까? 전에 비해 훨씬 간소해진 간이서식이 생소하여 한참을 갸우뚱거리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제출했습니다. 그랬더니 사무원이 전자시스템으로 가족관계등록을 확인하고 비고란에 아이들의 '모'라는 사실을 기재해 넣으셨습니다. 아! 이렇게 간단하다니?!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던 한국에서의 여권 만들기였습니다. 

대신 한국에서는 2, 3일 후에 다시 와서 찾아가야만 했답니다. 

물론, 원한다면 택배로도 부쳐준다니 한국의 그 신속함과 신용이 참 놀라울 뿐이었답니다.


아이들은 드디어 한국 국적의 여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여권을 만들라고 한 사람은 남편이었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미래에 대해, 남편은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자고 

한국 여권을 만들라고 한 것이지요. 어쩌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될 수 있는 

이 복수국적이 현재 융화, 조화되는 이 세상의 모습은 아닌가 했습니다. 



먼저 스페인에 가 있는 남편이 아이들이 없어 

인형들과 함께 잠자리에 드는 모습입니다. 



여권도 다 만들고 이제 스페인으로 돌아갈 날이 많이 남아있지 않자......

남편이 그러네요. 

"돌아올 매 분(순간)을 지금 손가락으로 세고 있어!"

너무 우릴 보고 싶어하니 큰 일입니다. 


딸아이는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왜? 왜, 스페인에 일찍 돌아가야해? 너무 일찍 가잖아? 더 한국에 있고 싶어~!"


녀석, 아빠가 기다리는 것은 안중에도 없어~!

어쨌든 무사히 아이들 한국 여권도 만들고, 참 좋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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