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늦게 모종을 심은 듯했는데 어느새 우리 채소밭은 많은 것들을 식탁에 선사했습니다. 한국 다녀온 후 7월 늦게 심은 모종들이 속속 자라나면서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이며 무섭게 열매를 맺었습니다.
아~ 정말 수확한 채소가 얼마나 많은지...... 처치 곤란이지만 우리는 이 채소를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저장하고 먹기로 했습니다.
요즘 보름 내내 비가 와줘서 적당한 시간에 채소밭에 갈 수 없었는데, 우와, 이렇게 풀밭이 되고 말았어요. 그래도 풀밭이어도 엄청난 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화려하게 잎을 펼치면서 쭉쭉 뻗어나는 호박 덩쿨~!
남편이 아끼고 아끼는 홉스(맥주의 쓴 맛을 내는 열매) 열매도 올해도 어김없이 맺혀가고 있습니다.
한 살 더 먹은 아이는 올해도 달팽이를 손 위에 올려놓고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달팽이를 잔뜩 잡아다 달팽이 왕국을 만든 후, 이제는 매일매일 상추를 그곳에 대령하고 있습니다~! ^^
이번에 엄청나게 많은 오이와 빨강무를 수확했습니다.
삼 일에 걸러 한 번씩 김치를 담그고 있습니다. 이제 피클 담그기로 저장 음식 종류 분산하기로 했습니다. 김치만 담갔더니 좀 신선한 다른 음식이 생각났습니다.
호박 덩쿨이 쭉쭉 뻗어나가니 우와, 호박잎 쌈이 먹고 싶어라~! 하면서 호박잎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 와서 처음으로 호박잎 쌈을 해먹었지요. 까슬까슬한 잎이 우와, 맛있어라, 군침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남편이 "우와, 정말 한국인은 별 것을 다 먹어~!" 그럽니다. ^^
우리 집 채소밭 풍경은 여전합니다. ^^*
한국 식으로 채소밭에서 막 따온 신선한 채소는 언제나 쌈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스페인 사람들은 그게 아닌가 봐요. 신선한 쌈을 알 리도 없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쌈보다는 샐러드를 제일 먼저 떠오른답니다. 특히 제가 사는 발렌시아 지방은 큰 채소밭, 발렌시아 오르따로 유명하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해먹는 샐러드는 특별히 "발렌시아 샐러드"라는 이름으로 스페인에서 유명하답니다.
스페인 남편은 밭에서 딴 채소를 보고 제일 먼저 먹고 싶었던 음식이 뭘까요?
바로 파스타 샐러드가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해 먹은 한 끼, 파스타 샐러드를 여기서 소개하겠습니다. 뭐 비슷비슷한 파스타 샐러드가 되겠지만 발렌시아식 샐러드라고 명명하겠습니다.
준비물: 파스타, 밭에서 난 각종 신선한 채소 (양파, 오이, 당근, 상추, 토마토, 빨강무 등등), 삶은 달걀, 참치, 알카파라스(케이퍼), 올리브, 튀긴 양파, 발사믹 식초, 올리브유, 오레가노 등등
먼저, 파스타를 잘 삶아놓습니다. 그리고 먹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채소를 잘라 크고 넓직한 그릇에 담습니다.
순서: 상추 - 당근 - 오이 - 빨강무 - 양파 - (방울)토마토를 올립니다. 부피와 무게에 따른 순서를 나름 정했습니다. 삶은 파스타는 식힐 겸, 따로 준비해놓으세요!!!
자, 이렇게 잘 올려졌겠지요?
한국 마트에서도 파는 알카파라스(Alcaparras, 영어로 capers)를 올립니다.
올리브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올리고요, 참치도 기름기나 물기 뺀 것을 올려놓습니다.
삶은 달걀은 제일 마지막에 올립니다.
(사진의 달걀은 우리 집 암탉이 낳은 것입니다~)
소스는 아주 간단하답니다.
샐러드 드래싱 만드는 법: 소금 + 발사믹 식초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 오레가노(혹은 토미요tomillo, 백리향) 설탕은 절대 넣지 마세요. 발사믹 식초의 달콤함과 신선한 채소의 맛이 어우러지기에는 설탕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인 잘 튀긴 바삭바삭한 양파를 올립니다.
달걀은 보기 좋게 이쁘게 잘라서 올려주면 끝입니다.
발렌시아식 샐러드는 밭에서 난 모든 채소를 올리고, 집에 있는 갖가지 저장 음식 등을 올린 것이 특징이랍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재료 중 샐러드에 넣어도 될 만한 것은 다 넣으면 된답니다.
이제 파스타를 밑에 깔고 준비한 채소를 적당량 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래싱을 주우욱~ 뿌려주세요~!
이렇게 말입니다. 비쥬얼이 참 신선하죠? 맛있는 파스타 샐러드입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가 되겠습니다.
[삼시세끼] 정선편에 제안 좀 해야겠어요. 뭐 맨날 그렇게 볶고 지지고 요리를 하는지, 이런 신선한 재료로 하는 요리는 어떤지...... 비타민이 팍팍 몸에 바로 들어갈 것 같네요. 영양도 만점이고......!
우리 비스타베야의 한 끼 식사, 오늘은 파스타 샐러드로 맛있게 먹었답니다. 후식은? 웬일인지...... 아이스크림!!! 이 고산에 아이스크림이 있다니? ^^* 특별한 날이었거든요. 산똘님 생일~!
☞ 블로그 활성화 위해 카카오스토리 채널도 개설했어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소극적인 우리 외계인들 수신호 잘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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