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스페인에서 육류를 '상온' 저장하는 방법

산들무지개 2015. 9. 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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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이용한 반찬을 상온에서 저장하는 법에 이어 오늘은 육류 저장법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육류 저장법은 아주 간단한 저장법이랍니다. 스페인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런 저장법으로 지금까지 육류를 아주 잘 저장해왔고, 지금도 간간이 시골에서는 이런 저장법으로 일 년을 버티기도 한답니다. 


스페인에는 여러 가지의 육류 저장법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하몬(하몽, jamón)'과 같은 부티파라(Butifara) 종류는 염장법으로 건조하게 말려 상온에서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는 저장법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공장이나 조합 등 시설이 잘되어있는 곳에서 만들며, 현지인도 이런 부티파라를 냉장고에 저장하고 먹는답니다. 물론 상온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저장 케이스(?)가 있어야 합니다. 



전통적인 대체적 저장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방법처럼 대롱대롱 매달아 건조한 곳에서 보관하는 방법으로 필요할 때마다 잘라 먹습니다. 

(위의 소시지와 훈제 비계는 거의 5개월 지난 것 같아요. 비계는 일 년이 넘는 듯...!)

그리고 또 하나는 방충망 보관함에 넣어서 바람 잘 이는 곳에 두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가정에서도 대롱대롱 건조하고 습기 차지 않는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기도 하지만요, 요즘은 다 냉장고에 두고 저장을 한답니다. 우리 집은 저장 창고실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먹고 싶을 때에 즐기는데요, 가끔 스페인식 순대는 상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스페인 순대에는 밥과 양파가 들어가 오래 말려 먹을 수 없나 봐요. 아니면 특별한 장소에서 보관해야 할 듯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날, 산똘님이 이런 스페인식 순대와 소시지, 고기(돼지 안심, 닭고기, 칠면조 등) 등을 저장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진공 병조림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었습니다. 보통의 진공 병조림은 잘 소독한 병에 음식물을 넣고 끓는 물에 뚜껑을 닫고 중탕으로 잘 처리를 해줘야 가능한데요, 그런 방법이 아니라 고기를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장하는 겁니다. 



여러분은 고기를 상온에 저장하여 

일 년 내내 먹는 방법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어떤 방법이 가능할까요? 





위의 사진은 안심입니다. 


허브향에 재워 저장하여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지요.

텁텁하지 않고 부드러워 안심 같은 느낌이 나지 않을 정도랍니다. 

처트니(Chutney)와 함께 먹으면 환상이지요. 

또한, 얇게 썰어 불고기 양념과 양파 등의 채소와 볶아먹어도 

아주 맛있답니다.  




스페인에서 전통적으로 해온 방법을 여기서 공개합니다. ^.^






고기와 비계를 소금에 3일간 재워놓습니다. 

그리고 난 후 비계는 훈제하거나 고기는 튀겨줍니다.

 소금과 허브향 양념 물에 등심 및, 안심, 갈비 등을 3일간 재워둡니다. 

그 후에는 역시나 고기를 기름에 튀겨줍니다. 



위의 고기를 다 튀겨서 어떻게 할까요? 중요한 요점은 바로 끝에 기름에 다 튀겨준다는 것입니다. 이 튀긴 고기를 큰 유리병에 잘 넣고 마지막으로 올리브유를 가득 채워 넣습니다. 그럼 끝! 


오? 의외로 간단하다고요. 네! 이렇게 스페인에서는 전통적으로 고기를 튀겨서 기름에 넣어 공기를 차단한다고 합니다. 공기가 닿지 않으니 고기가 썩질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일까? 믿어지지 않아!" 제 첫 번째 반응이었는데요, 우리가 이렇게 저장해보니 정말로 일 년 내내 상하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답니다. 


우리 집은 아직 어린아이들 때문에 칠면조를 잡으면 한 번에 다 먹을 수 없답니다. 그리고 시골이라 제대로 된 냉동고도 없으니 지혜롭게 어떤 방법으로든 고기를 저장해야만 했답니다. 바로 이 방법을 알고 얼마나 신기했던지요? 스페인에서는 '페롤(Perol)'이라고 합니다. ^.^






바로 이런 식입니다. 

양념에 잘 재운 고기를 펄펄 끓는 기름에 잘 튀겨서 

이렇게 병에 넣고 올리브유로 자알~, 가득 채워 넣습니다. 

공기와 닿지 않도록 듬뿍 넣어줘야 합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순대와 소시지도 물기 없이 바싹 튀겨서 기름에 넣습니다. 그럼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답니다. 상온에 저장하며, 직사광선을 피하고 약간은 선선한 곳에 두면 끄떡없지요. 이 방법은 보통 시골에서 쓰는 방법이지요. ^.^



 



바로 이렇게 말이죠. ^.^

고기를 잘 튀기고 이 스페인 순대, 모르시야(morcilla)도 잘 튀겨주고, 

나머지 스페인 소시지, 롱가니자(longaniza)와 쵸리소(chorizo)도 

이런 식으로 잘 튀겨 기름을 가득 넣고 공기 닿지 않게 상온에 저장한답니다. ^.^

(고기와 소시지 등을 튀기기 전에 한 이, 삼일 말려줘야 합니다.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서죠.)



여러분, 신기한가요? 저는 처음에 엄청나게 놀란 고기 상온 저장법이었답니다. 과연 상하지 않고 잘 견디어줄까? 하면서 말이죠. 스페인은 역시 하몬과 같은 고기 저장법이 다양하게 발달하여 이런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았네요.



관련 글 ▶ 반찬~, 상온에서 오래 저장하는 방법



※ 이 글에서 육류 유효기간은 반찬 저장하는 방법처럼 1년을 기다려 육류를 드시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적절한 때에 드시길 바랍니다. 이 글에서 1년이라고 한 것은 스페인 현지인들이 아주 자신만만하게 1년이라도 먹을 수 있다고 한 경험적 요소로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또한, 이 글은 많은 티스토리 독자님께서 궁금해하셔서 다음 블로그에 올렸던 제 포스팅을 다듬은 글임을 밝힙니다. 아무쪼록 신기한 스페인 육류 저장법이 도움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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