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큼 스페인 사람들도 생선이며 해물을 일상에서 자주 요리해 먹는답니다. 지중해와 대서양이 인접하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요리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국 여행자들은 스페인에 오면 "아~! 정말 생선과 해물 파는 것 하나만으로도 좋네~!"하는 감탄사를 늘어놓습니다. 그만큼 스페인은 이런 요리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답니다.
북유럽에 사는 한국 친구가 스페인에 놀러 왔을 때에도 깜짝 놀랐답니다.
"오~! 여긴 작은 슈퍼마켓에서도 생선코너가 있어~! 나 깜짝 놀랐어. 작은 마트에 웬 생선코너?! 게다가 가격도 엄청 착해~!"
이렇게 놀랐으니, 짐작이라도 하실까나요? 네, 맞습니다. 스페인은 동네의 작은 마트에서도 생선코너가 있답니다. 보통은 큰 중앙 시장이라든가, 재래시장에서 생선을 사고 파는 형태가 대부분이며, 유명한 카르푸(Careefour) 형태의 대형마트에서 생선코너를 접한다는 친구가 스페인 동네 슈퍼에서 놀랄 만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스페인 마트, 생선코너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점 몇 가지가 있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보인다고 할까요? 그곳에서도 저는 이곳 문화를 보았답니다.
제철마다 다양한 생선을 파는 스페인 마트 생선코너가 어떻게 특이한지 이제부터 이야기해드릴게요. (특이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
1. 스페인 동네마트, 생선코너는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립니다.
물론, 아주 작은 마트는 번호표를 뽑을 필요가 없답니다.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오면 누가 마지막인지 서로 순서를 정하면 되니까 말이지요. 생선 코너 담당자가 일일이 생선 주문을 받아 손질해주기 때문에 아주 오래 기다리는 경우도 있답니다. 정말 생선을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입니다.
스페인 동네 마트의 전형적인 한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꼭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점원은 한 사람 한 사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다 해준 다음, 다음 고객을 부릅니다. 대부분의 스페인 동네마트의 생선코너에는 번호표가 있습니다. 그런데 번호표가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아주 신기했답니다. 작은 동네인데도 번호표가 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생선을 많이 먹으면 그럴까 했습니다.
2. 생선을 주문하면 "어떤 방식으로 손질해줄까요?" 하고 꼭 묻습니다.
요리하는 방식에 따라 등으로 갈라주기도 하고, 내장만 손질하기도 하고, 통째로 자르기도 한답니다. 이런 번거로운 일을 일일이 고객 주문으로 손질을 한답니다.
위의 사진과 같은 방식이지요. 요리하는 형태에 따라 원하는 형태의 손질을 요구하면 된답니다. 뭐, 스페인에서는 회를 뜨지 않기 때문에 회 관련 이야기는 할 수 없고요...... 보통은 위의 방법으로 손질해준답니다.
여기까지는 한국하고 비슷하죠?
3. 손질한 생선은 머리와 뼈, 지느러미 등을 따로 넣어줍니다.
손님이 원하면 창자, 알 등을 줍니다. 아마 고양이에게 주는 경우에는 그렇겠지요?
그런데 연어, 대구, 동태 등을 사게 되면 머리와 뼈, 지느러미 등도 다 담아줍니다.
오? 신기해~!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이곳에 살다 보니 오호~! 스페인 사람들은 생선 육수를 아주 자주 해먹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생선 육수는 고기 부분이 아닌, 이렇게 뼈나 머리, 지느러미 등으로 육수를 내더라고요. 이제 알았다~!!! 그래서 육수용으로 그 부분을 담아주는 것이지요. 생선 육수를 하고, 짧은 소면(fideos)를 넣어 끓여 먹으면 한국 라면처럼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답니다.
4. 원하는 부위만 주문할 수도 있답니다.
고등어나 정어리, 양미리처럼 가격이 싼 생선을 제외하고 큰 생선인 참치, 연어, 청새치, 동태, 대구 등은 원하는 부위만 살 수 있답니다. 이미 잘라놓은 부분을 살 수도 있고요.
우리가 자주 가는 동네의 아주 작은 마트의 생선코너입니다. 아주 작아요~! 스페인에서는 이 정도가 아주 작은 생선코너 수준이랍니다. 이곳에서 미리 잘라놓고, 손질해놓은 생선도 살 수 있지만, 큰 고기는 원하는 부분만 살 수 있답니다. 여기서는 황제 고기라고 하는 청새치에서부터 대구까지 다양한 생선의 부위만 살 수 있답니다.
5. 생선코너인데 생선코너에서 '달팽이'도 살 수 있습니다.
생생한 생선보다 꽁꽁 언 생선은 냉동코너에서 살 수 있는데요, 이 냉동코너의 생선도 생선코너에서 담당합니다. 특히, 무게를 재는 형태의 품목은 말입니다. 그곳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나바하(navaja, 맛조개), 조개, 새우 등도 살 수 있답니다. 물론 제철에는 살아있는 생선, 해물류를 팔기도 하는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냉동실에서 살 수 있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달팽이'도 판매한답니다.
어? 생선코너에서 달팽이? 저도 참 신기하게 생각했답니다.
달팽이(caracol)는 육지에서 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바다의 소라를 카라콜 델 마르(caracol del mar)라고 합니다. 바다 달팽이...... ^^* 그래서 그런지, 생선 코너에서 달팽이를 살 수 있답니다. 또한, 스페인 사람들에게 바다 소라는 대중화되어 있지 않지만, 이 달팽이는 전통적으로 대중들이 먹어온 음식이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한답니다.
봉지에 들어간 제품 말고, 낱개로 살 수 있는 무게 재는 해물 및 생선을 냉동 코너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냉동 코너에서는 달팽이를 구할 수 있답니다.
이 달팽이는 1킬로에 5.10유로네요. 한국 돈으로 약 7천 원 정도?
나중에 전통적으로 달팽이를 키우고 먹기까지의 이야기를 한 포스팅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산똘님 할머니께서 달팽이를 키우는 달팽이장까지 있었다네요. 오우~! 그 달팽이를 먹기까지 한 처리 방식이 있었다는데...... )
6. 생선코너에서 공짜로 주는 것이 있습니다.
생선코너에서 뭘 공짜로 줘요?
이 풍습은 오래전부터 있었답니다. 요리하는 방식에 따라 이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또 보너스로 주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도 엑스트라로 돈을 지급해야 경우도 있답니다. (한국에서 김치 더 주문하면 요금 내는 것처럼 말이지요. 세월이 야박해라~! 스페인에도 옛날에는 어디서나 생선 사면 공짜로 주던 것이 요즘은 좀 변했다고들 하네요.)
그래도 우리 동네는 아직 변하지 않았고, 메르카도나(mercadona, 발렌시아에서 시작된 스페인 슈퍼마켓)외의 다른 마트들은 여전히 이 풍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생선을 사면 "파슬리" 한 단을 주는 풍습 말입니다.
파슬리가 들어가는 요리 재료를 사면 어김없이 공짜로 줍니다. 오징어, 문어, 연어, 대구 등 조리 방법에 따라 고객이 필요하면 "파슬리 좀 주세요~!" 하면 공짜로 준답니다. 말린 파슬리 가루보다 그때 그때 신선한 파슬리로 요리해 먹는 것이 더 맛있으니 생선코너에서는 항상 파슬리를 비치해놓는답니다.
물론, 우리가 가는 작은 마트에서는 집까지 안전하게 생선 가져 가라고 얼음도 공짜로 주긴 한답니다. 그 마트에서 우리 고산집까지 40분 걸리니 말입니다. 참 좋은 사람들이에요~! ^^*
그래서 이날 우리는 다양한 생선을 샀는데, 그날 해먹은 요리는 연어구이랍니다. 요것은 다음에 꼭 포스팅~! 하겠습니다.
생선코너에서 반마리 연어를 필레테(Filete)로 잘라달라고 했고,
파슬리를 얻어다 잘 다져 위에 올린 오븐 구이랍니다.
한국 반대편의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일상적 이야기,
재미있었나요?
스페인 마트의 생선코너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까?......
뭐 어떤 이야기든 듣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만 해주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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