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남편 덕에 샴페인 같은 맥주 마셔봤어요

산들무지개 2015. 10. 2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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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맥주를 직접 만들고 사이버 대학에서 온라인 맥주 강의도 듣고 있는 남편 덕에 저는 어마어마한 맥주의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맥주는 공업용 맥주로 정말 건덕지가 별로 없는 맥주였습니다. 맥주의 농도가 아주 진하고, 향기마저 다양한 이 세계가 와인 세계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지난번에는 굴 맥주를 들고 온 남편이 새로 접한 맥주만 보면 집으로 사와 시음을 해봅니다. 그 덕분에 저는 아주 다양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요, 포스팅으로 다 하면 정말 멋진 맥주 시음 포스팅이 될 것인데, 매번 깜빡하고 잊어버리고 맙니다. 


이번에 마신 맥주는 람빅(Lambic) 벨기에 맥주입니다. 

람빅 맥주는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으로 오픈 된 장소에 떨어진 각종 꽃과 미세한 균 등이 조합 발효되어 만든 맥주라고 합니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천연가스가 맥주 맛과 접목하면 정말 맥주가 아니라 샴페인이 된답니다. 그런 맥주를 오늘 마셔봤는데요, 안타깝게도 체리 맛 람빅 맥주랍니다. 체리?! 제가 좀 싫어하는 음료입니다. 과일로 먹는 체리는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과일 아닌 음료로 마시는 체리 맛은 정말이지....... 맛이 이상합니다. 



남편이 아주 귀한 람빅 맥주를 가져왔습니다. 발렌시아 수제 맥주 판매점에서 특별 에디션을 사 해왔습니다. 특별한 시간에 마시자고 아끼다가 드디어 열었습니다. 람빅 맥주는 이런 넓은 잔에 마셔야 한답니다. 



1781년부터 존재해 온 맥주 양조장 내지, 람빅 맥주네요. 

2004년 제한된 에디션으로 생산된 것인데, 우리 부부가 마시는 것이 113번째입니다. 



샴페인과 같은 형태로 코르크 마개로 닫혀있습니다. 왜냐하면, 람빅 맥주에서 나오는 가스가 상당하거든요. 천연 야생 효모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직접 제조 공장에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맥주 원액을 공기 중에 오픈하고 미생물 등 하늘에서 떨어지는 자연산 야생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를 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큼한 맛이 난답니다. 마치, 스페인의 시드라(사과주인데 사이다처럼 가스가 들어간 술) 맛이 난답니다. 



샴페인 병과 같이 바닥이 볼록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샴페인처럼 가스 압력을 위한 장치이기도 하고, 품위 있게 그곳에 손가락을 넣고 따르기도 한답니다. 



자, 이제 거품 가득 한 번 잔에 따라볼까요? 

체리 빛 붉은 기운이 납니다. 향기로운 과일 람빅으로 맛은 역시나 시큼하고 체리 맛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사과 람빅이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과일 향이 그득한 이 벨기에 맥주~ 우와, 정말 신기하네요. 맥주와는 전혀 다른 맥주, 그래서 독일 사람들은 벨기에식 맥주를 맥주로 인정하지 않았던가요? 암튼 독일 사람들도 이상해~! 그들만의 법칙을 만들어 독일 라거 맥주를 정통으로 만들어버리는데...... 벨기에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어처구니없지요. 벨기에의 다양한 맥주는 2차 세계 대전 미국 군인들이 반해버려 미국에서 더 발전하게 된답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의 수제 맥주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고 있답니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은 또 남편 덕에 샴페인처럼 가스 많고 톡 쏘는 과일 향 나는 맥주를 마셔봤네요. 

한국인에게는 어쩌면 입맛이 안 맞을 수도 있으나 조금씩 음미하다 보면 발효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남편, 당신은 이 맥주 좋았어?" 했더니, 

"정말 다행이야. 특별한 에디션으로 제한된 양만 생산되어서......" 

하하하~! 남편 입맛에도 별로 였나 보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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