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화학 이스트가 지겨워~, "천연발효종"으로 만든 빵과 피자

산들무지개 2015. 10. 2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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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빵 만들기를 위해 심사숙고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정보를 찾았습니다. 천연 이스트를 만들어 빵을 하면 어떨까 해서 말입니다. 사실, 한 번도 천연 이스트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정보를 찾던 중, 한국에서는 과일과 누룩에서 발효종을 키워 빵을 만드는 법을 알았습니다. 그러다 요즘 유행하는 샤워도우(천연발효종)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와~! 대박입니다. 

 

화학 이스트 NO~ 

진짜 천연발효종 ~! 

 

스페인에서는 이 천연 발효종을 "라 마사 마드레(La masa madre)"라고 합니다. "반죽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적은 양의 반죽 어머니를 반죽할 밀가루에 넣어 발효시켜 키우기 때문에 마사 마드레라고 합니다. 반죽 어머니를 제가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스페인식 천연 발효종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Day -1

 

1. 준비재료

유기농 호밀가루, 뚜껑 있는 용기, 주방 저울, 물, 큰 숟가락, 작은 티스푼

2. 40g의 호밀가루를 잽니다. 

3. 용기에 넣고 물 한 큰 숟가락으로 넣어 저어줍니다. 

4. 뚜껑을 덮고 상온에서 24시간 둡니다. 

 

Day - 2

 

24시간이 지난 후, 뚜껑을 열고 숟가락으로 저어줍니다. 산소 공급을 해야 이 이스트도 생성될 수 있다네요. 위의 사진처럼 잘 저어준 후, 호밀가루 한 티스푼을 더 첨가해줍니다. 물도 한 티스푼 넣어 잘 저어주세요. 그렇게 또 24시간을 둔답니다. 

 

 

Day - 3

 

3일째 되는 날에는 시큼한 냄새가 나지만 신선합니다. 이제 발효종이 완성되었을까요? 아니랍니다. 조금 더 인내를 가지고 2일째 했던 일을 더해줘야 한답니다. 그런데 한 스푼씩 호밀가루 더하고, 물 더 더하면 나중에 부피가 장난 아니게 커지니 이미 발효가 된 한 스푼을 덜고, 새 호밀가루 한 티스푼을 넣으라고 합니다. 그래야 부피 조절이 가능하다면서 말입니다. 

 

3일째는 반죽에서 보글보글 거품이 이는 것이 보인답니다. 저것이 이스트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 증거라네요. 위의 사진처럼 더 밀가루를 넣어 24시간을 둔답니다. 

 

 

Day - 4

 

4일째는 뚜껑을 열면 시큼한 냄새가 조금 사라진 것 같아요. 좀 막걸리처럼 구수한 냄새가 난다고 할까나요? 거품이 보글보글 일어 폭폭 터진 흔적이 보입니다. 측면을 보면 공기 방울이 더 많이 생성된 것이 보입니다. 3일째 과정을 반복하시고요, 24시간 또 상온에 놓아둡니다.  

 

 

Day - 5

 

5일째는 거의 완성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5일 후부터는 천연발효종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이 발효종은 파괴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어느 정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네요. 단, 3일째 과정을 계속하신다면 며칠이고 이 천연발효종을 먹여주면 상온에서 오래오래 더 많이 보관할 수 있답니다. 

 

짜잔~! 제가 직접 만들어본 천연발효종입니다. 고맙게도 스페인 베이커리 블로거, IBÁN YARZA의 천연발효종 레시피를 이용해봤습니다. 이분은 정말 빵이 좋아 만들기 시작하여 이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별이 되었답니다. 스페인 빵 만들기의 백주부라고 할까나요? 게다가 남자분이세요~! 인터넷 TV 스타까지 되었어요.

 

스페인 사람들도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처럼 과일 발효종을 만들어 빵 만들기를 많이들 하는데요, 이 천연발효종 만드는 방법은 정말 몰랐는데, 이 호밀가루로도 천연 발효종을 만들 수 있다니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이 천연발효종 특유의 독특한 향기가 장난 아니게 좋습니다. 보통의 화학 이스트나 베이킹파우더와는 비교도 안되는 그 맛~! 어찌 잊을 수 있겠어요?   

 

 

이제 완성되었으니 빵을 만들어볼까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레시피입니다. 

아주 간단하고 좋아서 잘 써먹는답니다. 

 

재료: 

천연발효종 10g

중력분 475g

호밀가루 25g

소금 10g

물 280g

 

 

다른 분은 어떤 방법으로 하시는지 모르지만 제가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물을 미지근하게 데웁니다. 그리고 천연발효종을 잘 풀어 주고 몇 분 상온에서 둡니다. 그러는 사이 중력분과 호밀가루, 소금을 잘 섞어줍니다. 그런 다음 천연 발효종 푼 물을 넣고 저렇게 대충 반죽을 해줍니다. 

 

 

손에 쩍쩍 달라붙는 것은 정상입니다.

이 천연 발효종은 발효하는 시간이 길어 오래 둔답니다. 저는 저녁에 이렇게 반죽을 해서 냉장고에 밤새 넣어둡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짜잔, 오븐에 구워주면 된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반죽의 가스를 빼주고 30분 정도 상온에 둔 후, 둥글게 반죽하여 가운데를 길게 칼로 살짝 칼집을 넣어준 후, 구워줍니다. 구울 때는 오븐 예열 필수입니다. 200℃까지 올린 후, 오븐 쟁반 말고, 그릴 위에 올려놓고 구운답니다. 빵 반죽을 넣기 전에 작은 쟁반에 물 한 컵 화악~ 부어주면 딱딱함을 방지해줍니다.

 

휴우~! 이거 정말 중요한 정보였어요.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정말 빵이 딱딱해져 먹을 수가 없답니다. 200℃에서 40-45분 정도 구워줍니다. 결과는~

(※ 각 가정의 오븐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드려요. 우리는 가스 오븐이라... 여러분의 전자 오븐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요것입니다. 위의 사진......

칼집을 쿡 깊게 내지 않아 자기가 알아서 셀프로 벌어졌습니다. 

 

또..... 천연발효종으로 만든 피자 보여드릴게요. 

정말 대박입니다. 

재료는 위의 빵 만드는 재료와 비슷합니다. 물의 양을 줄이면 된답니다. 

 

물을 컵에 따라 넣을 때 1/4은 기름으로 대체해 넣으면 된답니다. 올리브 오일로 꼭 넣으세요. 몸에 좋은 올리브 오일~! 

 

천연발효종 10g

중력분 475g

호밀가루 25g

소금 10g

(물 230g, 기름 50g)

 

 

짜잔~! 반죽이 얇게 깔았는데도 부풀어 오르는 게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줄 엄마표 피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재료를 다 쓸어모아 만드는데, 아이들이 참 좋아했어요. 모짜렐라 치즈가 없어 그라텡 치즈를 사용했는데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발효 치즈, 꾸라도를 잘라 위에 듬성듬성 올렸습니다. 당연히 올리브도 잘라 올렸고요...... ^^*

 

 

오븐에서 완성되어 나온 피자입니다. 아이들이 환장한 피자이지요. 안초비(멸치절임)를 올려서 짭짤함을 더했는데, 아이들이 거리낌 없이 생선 먹는 모습 보니 좋았답니다. 

 

천연 발효종이 과연 기능을 할까? 좀 갸우뚱했지만 정말 만들어보니 차원이 달랐네요. 이 천연 이스트 만드는 법을 배우니 좀 더 느린 슬로우 푸드가 된 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는 점점 불편한 것이 좋아진다." 

 

봉지만 뜯으면 요술처럼 나오는 화학 이스트보다 이 천연발효종이 제 마음에 하트로 들어와 버렸어요~! 정말 나이 먹으면서 좋아지는 것들은 따로 있나 보네요. 

 

다음은 빵과 관련된 글들입니다~! 

 

2015/10/03 -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 스페인 소시지, 한국에서 맡은 듯 아닌 듯 비슷한 이 냄새~!

 

2015/09/15 - [뜸한 일기/먹거리] - 집에서 직접 빵 만들면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2015/04/04 - [뜸한 일기/먹거리] - 베이킹 초보자가 알면 좋을 팁, 빵 만들기 두렵지 않아

 

2015/03/23 - [뜸한 일기/먹거리] - 남편이 알려준 '요거트 빵' 만들기, 너무 쉬워 화날 뻔

 

2015/03/10 - [뜸한 일기/먹거리] - 드디어 빵 만들기 성공, 꼼수 쓰니 되네

 

2015/02/27 - [뜸한 일기/먹거리] - 한식 아침 못 먹는 남편 위해 만든 음식, 결과에 멘붕~

 

2014/12/20 -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 '태운 빵' 파는 스페인 빵집, 오해가 풀리니 웃음만

 

여러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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