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6년 봄, 피레네 방랑기

호수와 폭포 그리고 눈, 아름다운 피레네 산맥의 한 자락에서

산들무지개 2016. 5. 2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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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의 피레네 산맥의 장엄한 자연은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하는 곳이랍니다. 

프랑스 국경과 맞닿은 이곳은 사실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에서 국경이 그어진 곳이기도 하답니다. 사실, 이곳은 까딸루냐 지역에 포함되는 곳입니다. 프랑스 국경 넘어서도 지역인들은 아직도 까딸루냐어를 하고, 아직도 문화유산을 같이 공유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프랑스어를 못해도, 스페인어를 못해도 이 두 국경으로 나뉜 지역 사람들은 까딸루냐어로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까딸루냐어와 발렌시아어도 거의 같아서 옛날에는 같은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답니다. 제 스페인 남편도 발렌시아어를 이곳에서 사용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그럼 우리 가족이 피레네 산맥 한 자락에서 경험한 산행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라 사진을 찍어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진보다 천 배는 더 큰 감흥이 일거든요. ^^*


우리 가족은 아이 셋에 어른 둘, 이렇게 아이궤스또르떼스 국립공원으로 향합니다. 

먼저 에스포트(Espot)라는 마을 여행 안내소에서 산행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곳에서는 개인 자동차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가 없었습니다. 방문객 제한형태로 국립공원에서 지정한 택시 지프차를 타고 올라가야만 했답니다. 물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으나 우리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택시를 이용해 제2지점으로 향합니다.  



그럼, 위의 지도와 함께 간단히 우리가 한 산행 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1인 에스포트에서 택시-지프차를 타고 빨간색 점선을 따라 위로위로 올라갑니다. 


2인 산 마우리시 호수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주황색 점선을 따라 산행을 합니다. 택시는 예약 형태라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다시 이곳으로 올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후 5시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집니다. 


우리는 주황색 점선을 따라 약 1시간 걸리는 라테라 폭포에 먼저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이들 걸음으로 약 40분 걸리는 최종 목적지 라테라 호수로 걸어갑니다. 


3인 라테라 호수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택시가 오가는 길로 내려갑니다. 



자, 그럼 에스포트에 온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우리는 여행 안내소에서 간단한 이곳 국립공원 비디오와 정보를 보고, 택시 정류장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어른 왕복 10.50유로, 아이들 6.50유로를 내고 표를 끊습니다. 



이 지프 택시에는 총 8명의 인원이 탈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엄연한 고객으로 이 지프에 올라탑니다. 카시트 없는 지프를 타는 것이 무척 신기했는지,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했습니다. 



하하하~! 사라와 누리는 무엇 때문에 틀어져 울상입니다. 



좁고 좁은 길을 따라 산으로 산으로 올라갑니다. 갑자기 5월 말인데도 눈이 산 위에 쌓여있는 것을 보니 얼마나 신기한지...... 


아이들이 뒤에서 "눈~!" 하면서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택시-지프차는 산 마우리시 호수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오후 5시에 다시 오겠다면서 그때 보자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럼 우리 호수가 있는 곳으로 먼저 가볼까? 



아~! 그런데 호수가 있는 골짜기라 바람이 엄청나게 세찹니다. 엄마, 추워~! 외치는 아이들 때문에 우리는 바람막이 옷을 꺼내어 입혔습니다. 



정말 겨울처럼 얼얼한 바람이 역시나 고산에 왔음을 알게 됩니다. 



우와~! 호수 진짜 멋지다. 남편이 옆에서 우리 혹시 캐나다로 순간 이동해온 것 아닌가, 하면서 감탄합니다. 



청둥오리도 둥둥~ 물 위에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반갑게 인사합니다. 



그런데 물은 엄청나게 차가운 느낌이었습니다. 아이고, 추워~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런데 알고 보니 호수 근처만 이렇게 추웠지 나머지는 따뜻했답니다. 역시 이곳도 계절의 변화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산 마우리시 샘에서 물 구경 좀 합니다. 저 때 저는 물을 가려 마시고 있어서 맛은 보지 않았답니다. 몸이 좋지 않아 이온음료로 에너지를 충당하고 있었지요. 



이렇게 우리는 호수를 따라 위로 위로 올라갑니다. 라테라 폭포와 더 위에 있는 라테라 호수로 향하기 위해서이지요. 아이들이 산행하기에 쉬운 코스라고 안내원이 말해주어 든든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어찌나 잘 따라주던지, 뒤에서 못 따라가는 엄마가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에 연신 아이들은 물~! 하고 외쳐댑니다. 저 물들은 다 눈이 녹아 산 곳곳에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이곳은 건조한 스페인과는 다른 풍부한 물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등산로 옆에는 돌무더기가...... 이곳에서는 이렇게 점판암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있는 건축 양식도 이 돌판으로 많이 쓰이고 있었지요. 



지나가면서 역시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자연 원리를 설명해줍니다. 

번개 때문에 갈라진 나무와 그 나무 사이를 파고든 벌레 이야기까지...... 역시, 아빠가 자세히 설명해주니 산행하는 맛이 넘쳐납니다. 



아이들도 풍경 좋은 호수에서 사진을 연신 찍어댑니다. 아이고, 저 녀석들 다 컸어~! 



이곳은 이제야 봄기운이 찾아온 듯 싹이 움트고, 꽃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자~ 아빠도 세 아이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찰칵!!!



앗~! 딱따구리가 나무에 아파트를 만들어놨어~! 큰 아이가 소리 지르면서 달려가 봅니다. 

정말?! 어쩜 이렇게 신기하게 아파트를 만들었을까? 

신기한 자연과 동물의 세계를 훔쳐 본 듯 우리도 그 신기함에 잠시 머물러 있었습니다. 



지난번 극장에서 본 영화, 엥그리 버드(Angry Bird)를 보고 고무줄 총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아~! 이 속에는 누가 살까?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열심히 열심히 올라 드디어 라테라 폭포에 다다랐습니다. 

사진에서는 작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장엄하여 가슴이 딱 멈추는 듯했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그 높은 폭포 아래에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물소리에 귀가 시원해집니다. 사실, 이 아이궤스또르떼스 국립공원에는 물이 아주 많습니다. 까딸란으로 아이궤스또르떼스라고 하는데, 거의 뜻이 '똘똘 튀어 흐르는 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그런 모양의 국립공원이라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자 이 폭포에서 우리는 간식을 먹습니다. 



간식이라 해봤자, 물과 견과류입니다. 중간에 좀 쉬고, 마지막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작은 쉼이었습니다. 



어머~! 이곳에는 수선화가 이제 막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주 많은 식물군을 이루고 있어 다 피어나면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역광을 받은 수선화~



레스 엔깐따데스(Les encantades) 봉우리 두 개가 보입니다. 



이제 라테라 호수로 갑니다.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듯 물이 이 다리 아래로 흘러 좀 전에 본 폭포를 이룬답니다. 



이곳에는 이제 버들강아지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이 보드라운 모습에 한참을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라테라 호수로 가는 길 위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쌓여있었습니다. 이곳을 건너갈 수 있을까? 



사진으로 보니, 아직 험하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눈이 녹지 않아 그 위를 가는데 좀 고생했습니다. 실제로 이 호수를 지나 그 위에 있는 호수는 눈 때문에 등산로가 통행금지가 되어 있더군요. 



돌아보는 눈 쌓인 길 



와~! 도착하니 이런 호수가! 바로 라테라 호수입니다. 산 중간에는 또 다른 폭포가 우리 눈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곳에서 최종 목적지로 선택하고 점심을 먹습니다. 



이곳에서도 맑은 물 위 청둥오리가 유유히 지나다닙니다. 



이제 점심시간~! 저 바위 위에서 우리 간단히 챙겨온 음식을 먹자!!!



빵과 치즈, 살치촌 등의 스페인식 점심으로 해결합니다. 위의 사진은 사라.



누리도 큰 입을 벌리고 먹습니다. 



큰 아이의 모습. 남편이 아이의 모습과 눈 쌓인 산을 배경으로 번갈아 가면서 보면서 그럽니다. 

"꼭 우리가 핀란드나 노르웨이 북부에 와 있는 것 같아. 내 아이도 핀란드인 같아." 그러네요. 



근처에서 배회하는 청둥오리를 구경합니다. 철새라 여행할 여정이 많이 남아 이렇게 호수에서 에너지 재충전하고 먼 길을 가야만 하지요. 


이제 우리는 다시 산 마우리시(Sant Maurici)에 택시를 타기 위해 아래로 내려갑니다.



택시 탈 장소 가는 도중, 눈 쌓인 산 배경으로 사진 찰칵~!



참 아름다운 산 마우리시 호수입니다. 



아이들도 잠시 멈춰 명상(?)합니다. 어디서 명상하는 장면을 보고 따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천천히 내려와 우리는 택시를 타고 처음 왔던 에스포트 마을로 내려옵니다. 



물이 풍부한 에스포트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산행 잘 했다는 보상으로 아이스크림을 얻어먹게 됩니다. ^^*



혀 색깔이 변하는 아이스크림을 다들 골라 먹고 혀 내밀며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산행 가자~! 그리고 아이스크림 더 많이 얻어먹자~! 하면서 좋아하는 아이들. 



마흔 넘은 남편도 아이들과 같은 생각입니다. 나두 아이스크림~! 하하하!


그렇게 우리는 산행을 마치고 우리가 머무는 작은 마을 에스테리 다나우로 돌아갑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중 발견한 곳~! 우와, 넘 아름답다......

우리 배 타러 가자~! 하고 차에서 내려 이곳에 잠시 방문합니다. 



La guingueta d'anau입니다. 라 귄게따 다나우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름에만 이 호수의 배들을 탈 수 있다네요. 아~ 지금 우리 아이들은 타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에서 유유히 배 타고 풍광에 젖어보는 건데......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그래? 그렇다면, 한 번 배 위에 올라나 보자...... 하는 심보로 아이들은 보트 위 페달을 밟아봅니다. 


와우~! 이 포스팅 한 번 하는데 시간과 손가락이 엄청난 노력을 했네요. 인터넷 속도도 느린데...... 아이고, 힘들어. 아무튼, 여러분께 스페인 여행의 색다른 풍경을 보여드릴 수 있음 하네요. 


스페인 북부의 피레네 산맥, 정말 아름다워요. 그리고 까딸루냐 지역 외에도 아라곤 지방, 프랑스 쪽 국립공원도 무시무시하게 아름답지요. 한국인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꽤 로망의 장소랍니다. 알프스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여기는 피레네...... 와 보시면 놀라실 거에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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