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과 오랜만에 오붓한 밥상을 차렸네요. 정말 소박하기 그지없는 한국 +스페인 밥상이네요. ^^ 고추는 도시의 파키스탄 사람이 운영하는 채소 가게에서 얼씨구나, 좋다면서 사온 것이고, 저 양배추는 우리 채소밭에서 재배한 것이고요, 저 소시지들은 살치차, 초리소 등 스페인 정육점에서 사온 것이지요. 게다가 산에서 채취한 버섯도 잘 곁들여 오붓한 밥상이 우리 둘의 입맛에는 환상으로 들어왔답니다.
더 큰 것이 뭐가 필요하겠어요? 마음이 즐거운 것이라면 이 세상 어느 보석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
오늘은 한국에서 인터넷 소통으로 인연을 맺은 소중한 친구의 보석보다 빛나는 선물에 대한 포스팅이랍니다.
한국의 어느 독자님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선물로 보내주셨답니다.
따님이 벌써 중학생이 되어 오래된 이 동화책이 상한 것 하나 없어 버리기엔 아깝고 다른 이웃에게 주기엔 우리 고산 아이들이 너무나 생각나 보내주셨답니다. 특히 한국 전래 동화책은 이곳에서 구하기 더 어려울 듯하여 보내주셨답니다. 오히려 손때가 묻은 책이 얼마나 값지던지요!
별주부전 등 저도 잊어버린 전래 동화에 얼마나 반갑던지요.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운 옛날이야기가 떡 하니 도착하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더라구요. 사실 전 어렸을 때 할머니 밑에서 자라나 이런 전래 동화가 특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답니다.
혹시 아이들도 엄마가 읽어주는 이런 동화에 상상력 그윽한 이야기를 머릿속에 품어 넣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렇게 좋을까! 막 설레기까지 했답니다. ^^
보내주신 소포에는 덤으로 지난 시사 잡지가 몇 권 있어 참....... 집중하여 한국 사정을 세세히 살펴볼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멀리 있으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맨날 뒷북만 치게 되는데, 소포에 막 구겨온 신문 한 조가리도 제게도 무척이나 소중하답니다. 그러고 보니 참, 문명을 못 느끼고 사는 사람 같기도 하네요. ㅎㅎ 사실은 육아로 정신없어 제대로 인터넷 뉴스 한 번 살펴보지 못하는 것이 제 운명이랍니다.
여섯 쌍둥이 이야기! 이 그림이 얼마나 재미있던지요!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와 소포를 보고는 우와! 우와! 외치네요! 스페인 고산의 세 자매 룰랄라~! 경사났네! 경사났어!
아이들이 책을 보내주신 한국의 아저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차스 그라시아스! Muchas gracias!
산들 양이 꽃을 들고 와 꼭 사진을 찍어 올려달라네요.
사라는 자기 곰돌이를 보여주고요, 엄마와 누리는 셀프 찍어 감사의 인사 드려요!
(셀프 사진 정말 못 찍었다. ㅠ,ㅠ)
우리의 스페인 고산에 작은 한국 책 도서관(?)이 곧 생길 것 같네요.
문화적 흡수력이 강한 이 세 아이에게 한국 전래 동화는
또 하나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할 것으로 보아요!
언제나 부족하지만 부족함이 풍족함으로 가게 하는 동기가 되므로
아주 행복하게 이 책 선물을 받겠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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