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스페인 국제부부인 우리 부부는 처음부터 '손님'에 대한 대접하기에서 약간의 불일치를 보여왔습니다. 저는 한국인이니 당연히 한국식으로 무조건 잘 챙겨주고 잘 대접해주기였구요, 스페인 사람인 남편, 산똘님은 그저 우리 집에 있는 동안 내 집처럼 이용해라, 식으로 (제가 보기엔 방치 수준) 자연스럽게 집을 내어주었습니다.
아마도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손님의 접대이기도 하겠지만요, 문화 차이를 벗어나 우리 집을 방문한 손님들의 유형도 다양했답니다. 그래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라별 차이는 분명히 있으니 한 번 여기서 짚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1박 이상의 장기간 방문객을 말합니다.)
손님이 오기 전 준비하는 것
한국 손님
한국 손님은 오시기 전, '언제 가야 하는가'에 대한 날짜를 정확히 물어보십니다. 대신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 가령, 날씨는 어떤가요? 추운가요? 아닌가요? 이불은 준비해야 하나요? 등등 제가 말씀해드리기 전에는 절대로 물어보지 않습니다.
하긴 한국에서는 손님이 무슨 이불을 준비한답니까? 그러니 당연하리라 봐요.
날짜가 정해지면 절대로 변경을 하시지 않습니다.
날짜에 맞추어 꼭 오시죠.
스페인 손님
스페인 손님은 오시는 날짜를 미리 양해를 구하지만, 이번 주 아니면 다음 주, 아니면 그다음 주... 가끔 이렇게 혼란스러운 날짜 잡기를 하다 에이, 못 가게 됐어! 하는 멘트를 종종 날립니다.
그런데 막상 온다고 결정이 나면, 전화로 뭐가 필요하냐? 이불? 등산화? 우비? 그 밖에 뭐, 뭐, 뭐? 하시면서 조잘조잘 필요한 물품을 물어보십니다.
아이들이 오게 된다면 더욱 그렇죠.
집에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만화, 뭐가 있느냐에서부터 없는 것 있으면 가져갈게, 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손님이 우리 집에 도착하시면 나라별 손님은 이런 행동을 보이십니다.
사실 이것은 순전히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자기 집에 다른 사람을 초대할 때 가령, 이불이 부족하여 여의치 않을 때는 '이불 가져와!' 하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 분 같으셨으면 이불이 부족하다면, 옆집에 들러 사정 이야기를 해서라도 이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죠. 손님에게 아무런 불편함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 미리 이런 준비를 하는 것이 한국인이죠. 이것은 순전히 문화의 차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스페인 사람들에게 '아! 뭐야? 손님한테 이불을 준비하라고 하는 것 너무 한 것 아니야?' 하고 화낼 필요는 없답니다. 정말 필요해서 솔직한 도움을 구하는 주인일 수도 있고, 남의 집 이불보다 자기 이불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손님일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손님이 도착하여 보이는 행동
한국 손님
선물 보따리부터 풉니다.
(야호! 한국 손님들 오시면 제일 좋은 게 이 기대 만땅이 되는 선물이옵니다. 역시 저도 세속주의자?)
"자, 자, 앉아 봐! 이것은 산드라 것이고, 이것은 쌍둥이들 선물이고, 이것은 산똘님 것...!"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가지고 오신 선물을 푼답니다. 그럼 아이들이나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눈이 저처럼 동그랗게 되어 엄청나게 좋아한답니다.
선물 보따리가 다 풀리면 짐부터 머물 방에 놓아두십니다. 그리고 천천히 대화의 장을 열죠.
스페인 손님
스페인 손님은 오자마자 호들갑스럽게 가지고 온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풉니다.
특히, 가족 손님이 오시면 준비해온 먹거리를 잔뜩 풉니다. 이점에서는 제가 점수를 후하게 줍니다.ㅎㅎㅎ
"우리가 입이 얼마나 많은데, 그냥 얻어먹을 수야 없지!"가 팽배하여 스페인 손님들은 무조건 먹을 음식을 잔뜩 가져와 냉장고 가득 채워 넣어 둔답니다.
정말 신기하죠?
특히 손님이 식단도 미리 생각해 오셔서 식단 때마다 같이 협력하여 음식을 한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분은 이런 손님맞이로 쌓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이 참 즐겁답니다.
그런데 가끔 부담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손님이 편안히 즐겁게 지내다 가는가? 지루하지 않은가? 너무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떤 요리를 해드려야 하는가? 등등..... 이런 부담되는 요소는 한국분이 오시면 더 증가한답니다. 물론 전 한국 사람들과 수다 떠는 즐거움에 너무너무 좋긴 하지만요, 가끔 이렇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한답니다.
손님이 무엇을 좋아하는가, 에 굉장히 예민해지는 것이죠. 반면, 스페인 손님은 정말 자기 집처럼 느껴 요리를 직접 하십니다. 정말 놀라웠답니다. 어느 스페인 가족 손님은 사흘 내내 자신이 작성해온 식단을 우리 식탁에 올렸답니다. 덕분에 정말 전 편하긴 했지만, 가끔 어? 이거 너무 한 것 아닌가? 손님맞이 이렇게 해도 되나? 하고 미안하기도 하답니다. 반면, 스페인 손님은 이렇게 자신이 요리함으로써 주인을 즐겁게 해주는 것에 큰 점수를 주는 듯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스페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손님의 즐거움 여부는?
한국 손님
한국 손님은 주인에 따라 즐거움이 결정된답니다.
주인이 꼭 가이드를 해줘야 한답니다.
오늘은 어딜 가고, 내일은 어딜 가요! 라고 주인이 스케쥴을 짠답니다.
한국 손님은 글쎄요? 가끔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 주인에게 기댑니다. ^^ 제 표현이 너무 했나요?
그래서 가끔 너무 미안하기도 하답니다. 아! 손님이 오셨는데 정말 편안히 재미있게 잘 가셨는지 신경이 많이 쓰이거든요. 그래서 주인이 분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손님이 알아서 '오늘은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보다 '주인, 오늘은 뭘 할까요?'입니다.
스페인 손님
스페인 손님은 정말 자기 집처럼 그렇게 편안히 지내다 가십니다. 편안한 표정이 보이면 주인이지만, 마음 하나만은 정말 편합니다.
일단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 싫어도 좋다는 말은 하지 않으니까요. 대신 너무 자기 집처럼 사용해서 가끔 너무 하다 싶을 정도도 있습니다.
가령, 여기 왜 이렇게 지저분해? 하시면서 청소를 열심히 해주는 적도 있으니 말이죠. 하하하!
그런데 스페인 손님은 알아서 잘 즐거움을 찾는 장점이 있답니다. 오늘은 우리 무엇무엇을 하자, 하고 알아서 제안을 해주시니 이 점은 우릴 편하게 해줍니다.
어때요? 재미있으셨나요?
가끔 손님이 음식을 가져오고
손님이 요리해주는 스페인 문화가 신기할 따름이랍니다.
손님이 준비해 온 생선을 굽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 손님은 너무 예의 차려 수동적이고, 스페인 손님은 너무 자기 집처럼 행세하는 것이 단점이면 단점...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손님이나 주인이나 즐거울 수 있으면 최고이지요!
그래서 오시는 손님은 정말 스페인 사람이든, 한국 분이든 문화에 따라 좀 협조적이고 즐거운 분위기였으면 좋겠네요.
손님의 특징도 친근감 여부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답니다. 이 글에서는 일반적 손님이 오셨을 때의 모습을 경험적 체험에서 적은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지역과 사회 속 관계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헉?! 오늘 KBS [인간극장] "발렌시아에서 온 편지" 시작하네요~!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 궁금하신 분은 시청 꼭 해주시고, 댓글 좀 남겨주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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