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람들이 줄 커튼을 애용하는 이유

스페인의 작은 마을 마을을 돌다 보면, 가끔 희한한 광경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현관문에 줄 커튼을 달아놓거나 대나무 비슷한 수수나무로 만든 커튼을 달아놓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곳 특유의 스페인의 전통문화거니 생각했는데 어찌 한 번도 왜 줄 커튼을 달까? 생각해본 적이 없었네요. 그러다 이곳에 살면서 보니 꽤 특별한 쓰임으로 이런 줄 커튼을 자주 애용하더군요. 

특히 여름에 그 쓰임이 발휘되는 줄 커튼입니다. 이미 여러분께 창문에 부착된 페르시아나(셔터) 용도를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것과 약간 비슷하면서도 다르답니다. 

2015/05/06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스페인 건물 창문마다 부착된 '이것'은 어떤 용도?

위의 글을 읽어보시면 지중해 기후의 영향을 받아 스페인에서는 여름에도 셔터를 내리고 실내를 뜨겁게 달구지 않는답니다. 셔터를 다 올리고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것은 스페인서는 뜨겁게 집안을 달구는 일로 생각하지요. 그래서 항상 바깥쪽 셔터를 내리고 줄커튼을 달아 집안에 열기가 들지 않도록 유지한답니다. 줄커튼을 달면 쨍쨍한 햇살과 더위를 차단하며, 나무로 된 현관문을 보호하기도 한답니다. 나무가 쩍쩍 갈라지는 것을 보호하지요.  

▼ 창문에 부착된 페르시아나(persiana, 창문 셔터)와 줄 커튼은 스페인 더위를 어느 정도 차단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줄 커튼을 어떻게 이용할까요? 아니, 애용할까요? 

또 다른 줄 커튼 애용은 사적인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스페인 사람들 특유의 문화라고 보면 된답니다.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이지만, 밖에서는 집안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줄 커튼을 이용해 사적인 공간을 다른 이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한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열려있고 이방인에 대해 친절하다고는 하지만, 자기 공간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은 지극히 싫어한답니다. 개인 공간이니 말입니다. 한국서는 밤에 남의 집 아파트 공간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스페인서는 그런 것이 싫어 이곳 사람들은 셔터를 내리고 커튼을, 덧문으로 꽁꽁 무장한답니다. 

그런데 이 줄 커튼을 이용하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답니다. 개인 생활 보호라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현실적인 면에서 타당한 이유가 있답니다. 특히, 곤충과 파리가 들끓는 여름에는 더욱 말입니다. 

이것은 파리, 모기 등의 곤충 유입을 막기 위한 지혜라고 보면 된답니다. 

파리는 빛을 찾아 나가는데, 이렇게 줄 커튼이 있으면 그 사이로 나갈 수 있고요, 밖에서는 줄 커튼을 통해 들어올 확률이 낮아진답니다. 그리고 날아다니는 많은 곤충이 문을 열어놔도 들어올 확률이 확실히 준답니다. 게다가 여름의 뜨거운 태양도 차단하고 집안을 선선하게 해주는 기능까지 한답니다. 이것도 건조하고 뜨거운 지중해 기후 때문에 생겨난 풍습이랍니다. 만약 습한 한국에서 이런 줄 커튼을 한다면? 아~! 답답하고 더울 것만 같네요. 

그래서 스페인의 건물은 '여름에 시원함을 유지하려고 애쓴 흔적'이 난답니다. 겨울보다 뜨거운 여름을 견디기 위한 건축물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여름에는 정말이지, 바깥보다 훨씬 시원한 집안이 신기할 따름이랍니다. 모든 이들은 뜨거운 여름의 햇살을 견디기 위해 집에서 시에스타(siesta, 낮잠)을 청하는 이유도 다 이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이라는 사실, 여러분은 아셨나요? 

스페인의 소소한 문화생활 하나 여러분께 오늘은 알려드렸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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