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받은 스페인 택배, 이럴 땐 한국이 생각나..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한국에서 동생이 소포를 보낼 때마다 그럽니다. 


"언니! 소포 받았어?" 

"어.... 어.... 어.... 아직 안 받았는데?"

"아! 곧 도착할 거야. 우체국에서 문자 메세지 받았어!" 


이럴 때마다 저는 역시 한국이야! 소리가 절로 입에서 터져 나온답니다. 우체국에서 소포 서비스 및 택배 서비스를 고객이 경로 추적할 수 있도록 문자 메세지를 보내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요! 물론 스페인에서도 이런 경로 추적은 인터넷으로 쉽게 할 수는 있지만 말이지요, 다른 점은...... 우체국에서 일부러 고객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택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처럼 스페인 고산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고약하게 구는 것이 택배 회사들입니다. 왜냐하면, 고산으로 오는 길이 험하므로 모처럼 택배가 힘써 올라오지 않기 때문이지요. 어떤 택배회사는 왔다는 거짓 정보를 인터넷에 올려놓습니다. 정보 조회하면 '왔었는데 부재중'이라는 문자가 뜨면 화악 머리끝까지 무엇인가가 올라간답니다. 


굽이굽이 돌아 오는 스페인 고산의 길



택배 회사에 전화하여 우리 집이 어떤 집이냐고 물으면, 하도 많은 집을 돌아다녀 기억하지 못한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사실 우리 집에 한 번 다녀가는 사람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을 독특한 위치에 있어, 저런 말은 쉽게 못 하지요. 이렇게 택배 회사의 근무 태만이 통하는 나라가 스페인이랍니다. ㅠ,ㅠ



이번에는 주문한 택배가 15일 만에 도착했습니다. 


우리에겐 전혀 정보를 주지 않다 이 택배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왔지 뭡니까? 그것도 마을의 빅토르 선생님이 가지고 오는 것이에요. 글쎄, 택배가 온다간다 말도 없이 이번에 주문한 물건을 학교에 홱 던져놓고 가버린 겁니다. 학교에 던져놓으면 빅토르 선생님이 우리에게 전달한다는 것을 이 택배 기사가 알았나 봐요. 아니면, 빅토르 선생님이 전달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기회는 찬스다! 하면서 택배 아저씨가 놓아두고 갔는지도 모르지요. 


이럴 때는 정말 한국과 비교되면서...... 아흐! 비탄의 소리가 절로 나온답니다. 


* 주문한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고 다른 이에게 주인 허락 없이 전달하는 것, 정말 싫습니다. 주인에게 메세지나 전화 연락을 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것도 없습니다. 매일 집에 있었는데도 집으로 오지 않고 다른 곳에 던져주는 것, 정말 잘못된 것이지요. 


* 또, 간다 온다 말도 없이, 전화 통보도 없이, 그렇게 언제 오갔는지 모르게 일을 늦게 처리한다는 것, 그것도 정말 싫습니다. 


* 더 싫은 것은, 택배 회사에 전화하여 강력하게 소비자 불만을 토로했을 때, 되돌아오는 답변이......


"매번 갔었는데 부재중이었다." 


이렇게 거짓 정보가 입력된 컴퓨터에만 의지하여 진짜 사정을 알려고 하지 않는 요런 택배회사가 정말 싫습니다. 그럴 때는 한국 택배회사들이 참 양심적이고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여러분, 스페인은 참 심하니까, 한국 택배 세계 최고임을 제가 확신하겠습니다. 



암튼 이번에 받은 택배는 아흐......


제가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갔을 때, 글쎄 빅토르 선생님이 양팔에 타이어 두 개를 걸치고 오는 거에요. 

앗! 저것은 무엇이지? 


"산똘님 이름으로 온 택배 제품인데요?!" 하면서 제게 건네주는 빅토르 선생님이었습니다. 전 식겁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 요 남편이 또 뭘 주문한 거야? 소리가 절로 나오지 뭡니까? 


세상에! 타이어를 주문하다니?! 그것도 온라인으로! 대단하다...... 





타이어를 가져와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왜? 내 이야기 건성으로 들었구만! 내가 인터넷 온라인으로 타이어 산다고 이야기했는데...... 아! 그런데 왜 이렇게 늦었느냔 말이야? 거의 한 달은 걸린 것 같네(과장하면서).... 아마 내가 한 달 전에 당신한테 타이어 산다고 해서 기억을 못 했나 보네....... 암튼, 이 타이어는 독일 온라인 회사에서 샀는데, 한국 상표야. 그런데 이것 봐. 제조는 헝가리에서 했네."


남편은 이런 말을 하네요. 

전 택배가 늦어서 화가 나서 이야기하는데 이 남편은 역시나 태연합니다. 


아! 정말 신기하긴 신기하네요. 독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헝가리 제조, 한국 타이어 제품을 사고 스페인 택배회사에서 이 고산까지 어렵게 보내온 것! 참...... 과정 자체가 어려움을 담고 있는 듯한 묘한 뉘앙스가 풍기는 에피소드였네요. 


"알아, 알아, 알아! 나도 인정해. 한국 택배 회사가 세계 최고라는 것! 한국 같았으면 이 택배 회사 망한다는 것! 그래도 어쩌겠어? 온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지! 여기가 한국이 아니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 타이어는 한국 것인데 세계 최고인지 한 번 써보자. 금방 닳으면 안 되거들랑!" 


산똘님이 이렇게 마지막 말을 장식하네요. 여기서 남아나는 타이어가 없는 험한 고산의 울퉁불퉁 길을 탓하지 않고 타이어 탓에 다 돌릴 것 같은 남편의 말에 실컷 웃었네요.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싫든 좋든 제가 보기엔 한국 택배가 세계 최고입니다. 



비스타베야 아이들이 제 응원을 해줬습니다!!! ^^


하뚜()! 공감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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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m 2014.10.07 00:52 URL EDIT REPLY
솔찍히 한국에서도 시골에 택배가 가면 배달아저씨들 난감할 때가 한둘이 아니죠.

멀찍히 논밭에 나가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대부분 마을 회관에 간단한 메모와 문자메시지를 날려주고
물건을 맡겨두고 떠나간답니다.

비스타베야 마을도 다들 한 가족처럼 지내니 애들 학교에 물건을 맡겨둔 것 아닌가 합니다.

옛 드라마나 영화에서 시골우체국에 물건 왔으니 찾아가라는 전화가 오는 풍경이 눈에 아른거리네요.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찾아온 집배원아저씨가 너무 무거운 소포라서 빨리 못들고 왔다고 미안해 하던 그런 장면이 상상속에 펼쳐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08 02:05 신고 URL EDIT
^^ 비스타베야는 택배 아저씨가 하도 근무 태만이라서 우리 집에 오는 것이 무서워 안 오는 것 같아요. 우리가 뭔 소릴 할까, 겁나 학교에 홱 맡겨둔 것 같아요.....

사실, 택배 사정은 우리가 잘 알기 때문에 아무 소리도 안 하지만 말입니다. ^^ 그래도 15일 만이라도 도착했으니 정말 다행이지요. 그런 점을 생각하면서 급한 택배 같은 것은 주문하지 말이야지요. ^^
2014.10.07 08:1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07 15:15 신고 URL EDIT
한국 옹기업자는 남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노동의 수작업합니다.
아주 훌륭한 그릇을 만들어 감탄하는데, 이 옹기가 달랑 오천원이라해서 경악했어요. 옹기 업자의 노동 환경이 열악하고 한 자리에 앉아 기계적 일을 하는데... 오천원은 적은 돈이었죠. 그러나 작품은 세계 최고였습니다.

그 작품은 누가 봐도 세계 최고였어요.

이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택배는 서비스가 세계 최고 맞아요.
그러다 그 뒤는? 저는 택배 시스템이 하위? 서비스질은 상위? 그러니 개선되어야죠.

위의 글에서는 서비스 질을 이야기했지 택배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았답니다. 혹시 글을 읽고 한국 택배 아저씨의 노고에 조금 감사하는 마음 있어 환경이 개선 된다면 아주 좋겠지요.

싫든 좋든 느리지 않고 그래도 15일 안에는 무사히 택배를 받잖아요?
| 2014.10.07 18:27 URL EDIT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08 02:09 신고 URL EDIT
아! 그렇군요...... 일본 시스템이 참 합리적이네요.
그렇게 어느 날짜, 어느 시간대...... 이렇게 도착해줬으면 좋겠다는 항목이 들어간다면 더 효율적이기도 하겠어요.

스페인 우체국에서는 해외에서 보내는 소포 내용물, 운송료 포함 45유로 이상이면 세금이 붙는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외국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므로 정부에서 만든 대책이지요. 그것도 중국제품을 많이 사는 경우가 많아...... 세금을 수신자가 내게 하여 해외 구입을 조금 억제하는 것 같더군요. 그 덕분에 우리처럼 보통으로 가족이 보내는 소포에도 세금이 물릴 경우가 아주 많지요.

소포 한 번씩 받을 때마다 30유로는 기본으로 내는 것 같아요. ㅠ,ㅠ
화사한 2014.10.07 09:13 URL EDIT REPLY
스페인에서 독일사이트를 통해 한국에서 개발해 헝가리에서 만든 제품을 받아사용한다 ...
전 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생생하게 느끼네요 ^^

산똘님이 직접 타어어를 가시나요?

산들님도 마을에 택배사물장소 하나 마련하시면 어때요?
아예 택배받아주시는 분에게 조그만 사례를 하시구요 ..

택배올때마다 얼마나 스트레스일까요 ..신경많이 쓰이니


서울에선 택배사물함이 있어서 택배 받아준답니다.
주문할 때 어디어디 택배사물함에 넣어주세요 하고 주문하구요 .

http://inews.seoul.go.kr/hsn/program/article/articleDetail.jsp?menuID=001001005&boardID=185207&category1=NC1&category2=NC1_5

꽤 괜찮은 서비스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08 02:12 신고 URL EDIT
타이어를 온라인 구입하고 근처 차센터에서 교체한답니다.
교체비만 받는 것이지요. 타이어 비를 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랍니다.
오히려 가격이 더 저렴하여 이런 식으로 교체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특히 시골에서는 말이지요. ^^

택배 사물함...... 참 좋네요.
그런데 우리도 가끔 마을 가게에 받아달라고 청탁하기도 한답니다.
문제는 택배가 물건이 쌓이면 올라오기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 문제이지요. ㅠ.ㅠ
화사한 2014.10.07 09:17 URL EDIT REPLY
마지막 움직이는 사진 ..아주 좋은 아이디어예요 .좋아요 ^^
아이들이 볼때마다 사랑스럽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08 02:12 신고 URL EDIT
감쏴합니다! 자주 써먹고 있습니다. ^^
BlogIcon 김재영 2014.10.07 10:31 URL EDIT REPLY
한국사람들의 빨리빨리 정신이 이런데서 진가를 발휘하는거 같아용 ㅎ
마직막 움짤샷 너무 귀여워요~♡
누리가 두둥~탁!하고 다가오네요 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08 02:13 신고 URL EDIT
누리가 두둥.... 하고 재영님 품으로 막 뛰어들고 있어요.
실제로 누리가 저기서 방 뜨면서 제 품에 안겼답니다. ^^
맞네요. 빨리빨리 정신과 경쟁이 불러온 빠름입니다.

재영님, 오늘도 힘찬 하루 되시와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4.10.08 03:02 신고 URL EDIT REPLY
전 유럽에서 파는 한국타이어가 참 자랑스러웠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품질이 아닌 가격으로 승부하는 한국산 제품중에 하나였다는걸^^;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10 01:34 신고 URL EDIT
아이고.....
전 그런 줄도 몰랐네요.
한 번도 요 타이어를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말입니다.
그래도 믿어보고... ^^ 이 고산의 겨울 길을 잘 헤쳐주길 바라는 마음이지요. ^^
BlogIcon 냠냠 2014.10.10 09:15 URL EDIT REPLY
ㅋㅋㅋㅋ언니
헝가리에 한국타이어공장있어서 아는 친구들 일마니 하고 있어요.ㅋㅋㅋㅋ

유럽에서 한국타이어는 다 헝가리산일걸요? ㅋㅋ

그나저나 고산까지 저걸 선생님은 어찌 들고 올라오셨나..ㅋㅋ ㅠㅠ

한국은요 택배기사가 집앞에 그냥 두고 갔다가 분실되면 그 아저씨가 모두 배상해야한대요.

끝까지 책임!! 그러지 않으면 난리나요.ㅋㅋ

전 아기용품 모두 택배예요.ㅋㅋ
오지만디아스 2015.01.08 16:35 URL EDIT REPLY
한국 택배... 정말 편하기는 하죠. 만원 이하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익일배송이 가능하니까요.(어제 시킨 새꼬막과 매생이가 하룻밤새 전라남도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네요.) 음식 배달 문화도 참 편하고, 편의점도 참 좋습니다.(어젯밤에도 책을 읽다가 밤참 생각이 나서 편의점 만찬을 즐기고 왔거든요.) 아, 식재료값은 결코 싸지 않지만 음식값은 저렴한 한국 식당 덕도 항상 보고 살고 있네요.

그런데 종종, 저런 편리한 혜택들이 턱없는 저임금때문에 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해지더군요.
BlogIcon 호웅 2017.08.25 09:28 신고 URL EDIT REPLY
한국택배가 빠르긴 하지만 대신 노동자분들과 기사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시죠 ㅜ 쉴틈이 없고 근무시간은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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