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생선 알 사러 간 스페인 슈퍼마켓, 왕 창피 당해..?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4. 9. 2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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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혼자만의 이야기로 하고 싶었으나, 어제 산똘님이 꼭 올리라고 우겨서.. 

그의 ´지저분한 일(?)´에 대한 보상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저분한 일'이라 함은...... 끝에서 밝힐게요. 


생선을 지나치게 좋아하여 저는 어릴 때부터 '고등어 호랑이'라는 별명을 갖고 살았답니다. 얼마나 좋아했으면, 작년에 알탕 먹고 싶어 한 저에게 스페인 남편이 알탕 재료까지 사오기까지 했을까요? 



그것 관련 글

"친정엄마의 '알탕'이 그립다니, 남편이 사온 것은?"

http://blog.daum.net/mudoldol/416



그런데 그 후 저는 오랜만에 아이들을 두고 언어 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도시에 나갔다 슈퍼마켓에 들려 생선을 사게 됩니다. 지금부터 잘 들으세요. 왜냐면 그곳에서 당한 왕 창피가 오늘의 내용이니까요. 


스페인 슈퍼마켓은 특이하게도 해산물 코너가 따로 있답니다. 지중해의 연안에 위치해 그랬는지 이런 생선과 해산물 코너는 없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북유럽에서 온 외국인 친구는 스페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가 슈퍼마켓의 해산물 코너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이지요. 


해산물 코너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습니다. 제 뒤로는 아주 잘생긴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고요. 드디어 차례가 되어 이것저것 주문을 했습니다. 통통하게 살찐 고등어를 보고 침이 꿀꺽 돌았지요. 생선 아줌마가 생선을 잘 발라서 줄까요? 하고 물어 그렇게 해달라고 했죠.






고등어를 가르니 글쎄 그 안에서 내장과 아주 통통하게 잘 여문 알이 있었어요. 아줌마는 습관적으로 그 알집을 버리려고 했어요. 그러자 고등어 알에 환장한 내 본능이 큰소리로 외쳤어요!


굿잡  "안 돼요! 고등어 알을 버리면 안 돼요! 고등어 알을 저에게 주세요!"



그러자 주위에 있던, 조용하던 사람들이 와하하하! 하고 웃는 거에요. 아니, 왜? 왜? 웃는 거에요?

설마, 내가 생선 알 먹는다고 웃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니, 왜? 왜? 고등어 알이 얼마나 맛있는데?  


저는 눈알을 한 번 휙 돌리고는 고개를 '샬레샬레' 흔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제 뒤에서 기다리던 아주 잘생긴 아저씨가 제게 웃으면서 설명을 해주시는 거에요. 잘 생기고 점잖은 아저씨가 갑자기 수다스럽게 변한 것이 너무 당황스러우면서도 아저씨 설명에 제가 그만 배를 붙잡고, 그 자리에서 와하하하! 하고 웃어댔습니다. 



제가 말한 것은, 


"우에보스 데 카바요(Huevos de Caballo)"이지요. 도대체 이것이 무슨 뜻이냐구요? 


우에보스(Huevos)는 분명히 '알'이라는 뜻이 맞아요. 


그런데 카바요(caballo)는 달그닥 달그닥 달그닥 히이이잉! 말이라는 뜻이에요. 제가 말과 고등어를 혼동했어요. 


카바요의 여성형 'a'를 더해서 카바야(Caballa)라고 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암말이라는 뜻이 아니라 '고등어'라는 뜻이랍니다. 제가 말한 카바요는 말, 말의 알? 말알?! 


더 환장하는 경우는 '생선 알'인 경우에는 우에보스가 아닌 우에바스(huevas)를 써야했다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우에바스 데 카바야(huevas de caballa)가 고등어 알이 되겠고요, 제가 말한 우에보스 데 카바요(huevos de caballo)는 말의 ㅂ ㅜ ㄹ 알이 되겠습니다. 즉, 동물 말의 고환이 되겠습니다. ㅠ,ㅠ (정리하자면, 제가 원하던 고등어 알은 우에바스 데 카바야(huevas de caballa, 고등어 알)이고요, 잘못 말한 것이 우에보스 데 카바요(huevos de caballo, 말의 알)였습니다. ㅠ,ㅠ) 



ㅋㅋㅋ


내 고환을 달란다!!!

  



아아아아! 왕 챙피를 당했어요.

잘 생긴 아저씨가 아주 수다스럽고 떳떳하게 자꾸 그러네요. 

(나는 속으로 잘 안다고 외치고 있었어요. 10년 넘게 스페인 생활을 했는데 갑자기 이 단어가 생각이 안 날 때도 있거들랑요.)



"아! 이 스페인어 우에보(huevo)는 달걀일 수도 있고, 알 일수도 있고, 또 상황에 따라 남자의 고환이나 동물의 고환을 뜻할 수도 있어요. '우에보스 만지고 있어'란 뜻은 에...... 남자 고환을 만지고 있어란 뜻은 아무 일도 안 하는 게으른 사람을 일컬어 하는 말이고, '우에본'은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을 뜻하는 거에요." 



아! 아아아아.... 아... 아... 알겠다니까요. 


그렇게 하여 저는 고등어만 보면 이 실수가 자꾸 떠올라 정말 얼굴이 스스로 빨개진답니다. 


"말ㅂ ㅜ ㄹ ㅇ ㅏ ㄹ"을 달라고 했으니 말이지요.  


여러분, 스페인 여행 하실 때 이런 단어를 배우게 된다면 조심히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당신 알 있어요? 하고 물을 때 다른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지요. 




어제 산똘님이 스페인어로 사르디나, 정어리를 사왔습니다.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쫘아악 튀겨먹기로 하고 열심히 뼈를 바르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바르고 있습니다. 

알찬 정어리에서 정말 알이 나왔습니다. 

아!!! 생선 알이다! 내가 좋아하는 알이야!

이렇게 외치다가 또 '말의 알'이 생각나 그만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답니다.  



정어리 알을 밀가루에 묻혀서 살짝 튀겨주면 정말 맛있답니다. 

튀긴 정어리 소금 조금 솔솔 뿌리면 과자가 따로 없는 듯 아이들도 다 먹어치웁니다.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어느새 다 먹어치워서 기회를 놓쳤습니다. 


현지 생활에 익숙한 왕고참이라 생각한 제 언어 실수를 이야기하면서 

옆에서 산똘님이 중얼중얼합니다. 



요렇게 말이지요. 

그래, 당신이 지저분한 일은 다 처리하기 때문에 

오늘은 나의 부끄러운 언어 실수담에 대한 이야기를 꼭 쓸게용.......



여러분, 재미있으셨나요? 


오늘은 인터넷이 빵빵 좋아요. 

대신 며칠째 흐린 날씨라 전기가 없어요. ㅠ,ㅠ 

그래서 답글을 못 달아드림에 통곡합니다. 

해가 쨍쨍하여 우리 태양광 전지에 빵빵 에너지 축적되면 

여러분과 신 나는 소통할게요. 

감쏴합니다. 

사랑의 공감, 하트(♥.♥) 뿅뿅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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