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아빠가 아이에게 '돈'을 가르치게 된 이유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6. 10. 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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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은 아직도 동심에 젖어있나 봅니다. 미래의 희망이 아닌 '꿈속의 꿈'을 말하는 건데요, 제가 어젯밤에 꾼 꿈은 희한하게도 좀비에게 당하는 꿈이 되겠습니다. 아니~! 꿈이란 이 녀석! 내 나이 몇인데 아직 좀비에게 당해야 하니???!!!


꿈속에서 말이죠, 버스에 탔는데 버스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좀비인 겁니다. 

그래서 그 버스를 탈출해 굉장히 큰 광장에서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좀비들이 제게 마구 달려옵니다. 거의 1cm까지 좀비들이 다가와 제 목을 조이려고 하는 순간, 크게 뭐라고 뭐라고 소원을 빌지요. 


"아~~~ 좀비들에게 벗어나게 해주세요!"

하하하! 그런데 꿈속은 마음과 달리 맘대로 해주지는 않지요? 좀비가 제게 달려들었습니다! 으악~!


"그래서, 엄마 어떻게 됐어?"


아이가 옆에서 제 꿈 이야기에 푹 빠져서 듣고 있었습니다. 

"으으응? 어떻게 됐느냐구?"

아이가 제 이야기에 이렇게 몰입하여 들으니 제가 더 당황하여 이야길 합니다. 

"그래서 말이야. 그 좀비 무리가 나에게 다 달려들었어. 그리고 소리를 꽤엑~ 지르고 나서 눈을 떴더니 말이야...... 그랬더니 말이지...... 글쎄, 아빠가 내 목을 감싸고 자고 있는 거야."


아이는 꿈의 결론이 희한하게 흘렀다면서 하하하! 큰 소리로 웃습니다. 그때 좀비 아빠가 저금통을 가지고 오더니 막~ 따고 있습니다. 


"우리 공주님들 돈 계산하는 연습을 해야 해."


아~! 맞다. 좀비 꿈 이야기에서 우린 이제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특별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돈 교육을 좀 시켜달라고 말입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t Joan de Penyagolosa) 초등학교는 교과서를 완전히 없앴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교육을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자신이 직접 만든 도자기 그릇을 

판매하는 것이랍니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이지요. 

그 안에서 뭘 배울 수 있을까요? 

놀이 외에도 기획하는 능력 및 판매하는 물건에 대한 본질 등을 잘 알아야겠죠? 

더불어 물건값을 책정하고 계산하는 능력도 길러야 한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을 익숙하게 길들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어 봅니다. 

어? 그런데 이 잘린 돈은? 

하하하! 아마도 돈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쌍둥이 짓임을 ~

저렇게 싹둑 잘라내 버렸습니다. ㅠ,ㅠ



그래서 1유로 10개를 모으면 10유로가 된다는 걸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고로 셈하는 능력도 키워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사고파는 놀이도 같이합니다. 


"이게 23유로인데 내가 30유로를 줬어. 그럼 얼마를 거슬러줘야 하지? ^^*"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일상으로 아이는 수학을 배우는 격이 된답니다. 


실제로 며칠 전에는 학교에서 시장 놀이를 하더군요. 



유치반 아이들이 직접 물건을 정리하여 가격을 정하고(?) 판매하는 놀이였습니다. 

사람들(부모들)에게 물건을 설명하고, 얼마인지 이야기하면서 놀았던 시간이었는데요, 

처음에는 이 놀이가 뭐 그리 중요한가 생각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다양한 각도로 다가가려는 교육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단위에 대해 알려주고, 다양한 유로를 체험하게 하면서 수학을 배우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더불어 계산기도 두드려보고 가짜 돈이지만, 진짜 돈처럼 다루는 능력도 키우고......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판매대에서 점원 노릇을 했는데,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단위에 대해 전혀 모르던 아이들이 점점 알아가고 익숙해진다는 사실에 놀랐답니다. 


이번 요리 시간에 한 케이크인데요, 이 요리 시간에는 1Kg이 1,000g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이가 무척 놀라고 즐거워한 시간이었습니다. 

밀가루 양이 얼마 정도가 250g인지 눈으로 짐작하고 알아가는 현실이 

참으로 실질적 교육이 아닐 수 없었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100센트가 1유로가 된다는 사실도 만7세 아이에겐 

참으로 놀라운 현실이었지요! ^^*


그래서, 아이는 아빠와 함께 열심히 돈놀이(?) 혹은 돈 교육을 받으면서 11월 1일에 직접 일반인들에게 

물건을 판매할 경험을 미리 익히게 되었습니다. 과연 잘해낼까요? 

돈을 만지면서 계산하는 능력도 키우고, 사람들과 소통할 방식도 체득한다면 말이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 달에 한 번에 몰아서 이야기해드릴게요~! ^^*


그래서 좀비 꿈을 꾼 엄마는 그날 아침에 좀비에 상관없이 맛있는 김치를 담갔습니다. 

아이들이 백김치를 엄마만큼이나 좋아해, 레알 원조 할머니 맛 백김치를 담갔답니다. 

좀비와 돈과는 상관없는 오늘 하루 이야기는 여기서 마감합니다. 

(그런데 워킹데드7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런 꿈을 꾼 것 같습니다. 

과연 네간은 글렌을 죽였을까요? 으읔~ ㅠㅠ 궁금해.)


어릴 때부터 돈을 가르치는 아빠의 이야기, 재미있었나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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