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유일한 쌀 생산지 중의 하나인 스페인!
그래서 어쩐지, 한국인은 스페인에 오면 입맛이 착착 감긴다고 하는데요(물론 지역에 따라, 환경에 따라, 입맛에 따라 고생하신 분들도 있으시지만 말이죠, 여기서 말씀드리는 부분은 '대체로'에 해당된답니다. ^^), 정작 스페인에서는 이 밥 요리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흰밥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랍니다.
아니 제대로 이야기하자면, 흰밥이 인기가 없습니다.
아니, 쌀 나는 곳에서 밥을 먹지 뭘 먹는 것이야? 하실 분도 계시는데요, 네......! 맞습니다.
밥은 먹는데, 흰밥 형태로 먹지 않는 것이 이 스페인 밥 요리의 특징이랍니다.
제가 처음 스페인에 와 정착할 때 어떤 현지인이 그러시네요.
"뭐? 흰밥을 먹어? 우웩! 기름 한 방울도 안 넣고, 소금도 넣지 않은 그런 흰 밥을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 것이여?"
이런 말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같이 이런 말을 했었죠.
"뭐야? 흰밥에 올리브 기름이랑 소금을 넣어 먹는다고? 우웩!" 했다는.... (웃기자고 이런 표현 썼습니다.)
실제로 스페인 친구들 중에는 흰밥에 올리브유를 휙 두르고 소금을 솔솔 뿌려서 먹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그렇다면 쌀 나는 스페인, 도대체 어떤 식의 밥을 먹느냐구요?
네, 이 사람들의 밥 요리 기본은 마늘과 파프리카 가루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채소든, 고기든, 넣어 같이 볶다 육수를 넣거나 물을 넣어 끓이다 바로 쌀을 넣어 익혀 먹는 스톼~일입니다. 그것의 대표적 요리가 빠에야이죠? 그런 식으로 먹습니다........
※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볶음밥이나 비빔밥 형태의 요리는 없습니다. 끓는 육수에 쌀을 넣어 밥을 짓는 형태입니다. 절대로 밥을 휘저어 볶아내는 것이 아니라, 쌀을 가만히 두어 익히게 하는 것입니다. 밥을 볶아 리조또하는 이탈리아와는 좀 다르고, 끓인다는 입장에서는 한국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밥 요리의 핵심은 "색깔"과 "양념"에 있습니다.
육수가 맑을 경우 나오는 밥 요리는 흰밥이 될 수 있는데요, 이 흰밥은 맛없는 이미지가 은연중에 풍겨 나와 이곳 사람들이 꼬옥 넣는 것은...... Colorante 즉, 식용 색소를 넣는 것입니다. 자연산 강황 등의 색료를 넣을 수도 있고, 인조 색소를 넣어 꼭 밥을 샛노랗게 해서 요리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금 등을 넣어 밥 요리의 간을 하지요. 한국인이 먹는 흰밥은 색깔도 없고, 소금도 안 들어가고, 육수의 맛도 나지 않으니 밍밍한 그 맛이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어색한 것이지요.
??
으윽, 처음에 샛노란 밥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세요?
뭐, 이런 샛노란 밥을 먹어?!
인도 카레가 들어간 밥이여? 하고
처음엔 놀란 형태의 스페인 대중적 밥입니다.
색소를 가미하여 밥이 샛노랗게 나옵니다.
(카레 밥이 절대 아닙니다. 카레 맛이 나지 않는 밥이지요.)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샛노란 밥 보다는 약간 주황색이 가미된 밥, 즉 '샤프란'이 들어간 요리를 좋아하더라구요. 현지인이 하는 말이, "샤프란은 비싸기 때문에 샤프란 흉내낸 색소를 넣는 것이 대중화 되면서 이런 색깔 요리가 나오게 된 것이지."
으응, 그렇군요. 진짜 '샤프란' 넣은 요리는 '인공 색소'를 넣은 것보다 훨~씬 맛있었답니다.
진짜 향료 샤프란을 한 움큼 집어넣은 주황색 빠에야!
우리 집 뒷마당에서 나는 야생 샤프란 꽃
샤프란 꽃!
저 붉은 수술 부분을 떼어다 씁니다.
정성스럽게 저 부분만 떼어 모아서 써야하니 밭이 엄청나게 넓어야겠지요?
게다가 새벽에 짙은 향을 내기 때문에 새벽같이 일어나 꽃을 따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샛노란 밥과 주황색 밥만 먹느냐구요? 아닙니다. 새카만 밥도 합니다.
밥에도 색깔이 있다고, 오징어 먹물을 넣어 색이 까만 밥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 지중해 연안이니 이런 해물을 이용한 밥도 아주 많답니다. 새카만 오징어 먹물 밥에서부터, 콩과 시금치, 대구 등으로 만든 밥요리, 붉은색 렌틸 콩, 쵸리소와 섞어 검붉은 밥요리 등......
렌틸콩 현미 요리
다양한 색깔과 양념맛 밴 것이 이곳의 밥요리의 핵심입니다.
오징어 먹물로 만든 새까만 밥
그런데 현미나 흰밥 등 그냥 맨밥으로는 무엇을 하는지 아세요?
바로 밥 샐러드! 그냥 밥을 내오는 것이 아니라 각종 신선한 채소에 밥을 훌훌 털어넣어 샐러드 식으로 먹는다는 것이지요.
밥 샐러드입니다.
이런 식으로 밥을 훌훌 털어 소금, 식초, 올리브유를 가미하여 먹지요.
사진: www.hongarutil.com
오?! 누군가 저기서 그러네요.
"스페인에서 흰밥 먹어 봤어요! 아로스 아(알) 라 쿠바나(Arroz a la cubana)!"
오? 그래요? 이 아로스 알 라 쿠바나는 쿠바식 밥요리라는 뜻인데요, 스페인 사람들은 쿠바 요리라고 우기는 밥 요리입니다. (쿠바에는 없다고 소문이 나있던데......) 흰밥에 토마토 소스를 얹고 달걀 후라이, 그린 바나나 튀김을 곁들이는 밥 요리이지요. 보통은 흰밥에 토마토 소스, 달걀 부침 요런 식으로 먹는답니다.
사실 이것만 빼면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흰밥이 엄청나게 매력 없는 음식이라네요.
뭐, 우리는 흰밥을 반찬과 먹기 때문에 (빵 대용으로) 먹으니 그런 생각이 없지요.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쌀이 풍부히 나지만, 웬만해선 흰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직, 애완견이 아플 때 흰밥과 뉴욕식 하몽을 잘게 썰어 요리를 하더군요. 아니면 설사할 때 이 흰밥을 먹는다고 합니다. ㅠㅠ 혹은, 아이들이 입맛 없을 때도 흰밥을 합니다. 아이들은 한국이나 스페인이나 흰밥을 정말 좋아하네요? ^^) 그래도 우리 가족은 꿋꿋이 한국식으로 밥과 반찬을 먹는답니다. 현미를 섞어서도 밥을 짓고, 뭐 그 담백한 맛을 알려면 천 년을 가야 알겠지요? ^^
김이 솔솔 풍기는 조를 섞은 흰밥~
정말 맛있어요.
재미있으셨나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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