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양 떼로부터 포도를 지켜라!

산들무지개 2017. 9. 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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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딸랑 딸랑 딸랑~! 

어디선가 무리가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에서 집중하여 놀던 세 아이가 동시에 함성을 지릅니다. 

"양 떼다~! 포도를 지키러 가자~!"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세 아이는 후다닥 신발을 신고 밖으로 또 후다닥 나갑니다. 양 떼 무리는 왜 아이들에게 이런 방어를 받게 되었을까요? 하하하! 재미있게도 여름에는 딱딱하고 익지 않아 녹색이던 포도가 요즘 한창 잘 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더불어 야생 배도 아주 잘 익어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양 떼가 지나가고 나면 우리가 먹을 게 없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눈을 켜게 되었습니다. 자고로 아이들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덩굴 덩굴 배나무 위로 자라나 있는 야생 포도이거든요. 

아이들이 사랑하는 양 떼이지만 가끔 배려(?) 없는 무리 때문에 아이들도 난리랍니다. 

엄마는 예쁜 화단을 망치는 양과 염소 때문에 가끔 화나고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을 빼앗겨 요란스럽게 양 떼 소리만 들리면 밖으로 나갑니다. 물론, 양치기 아저씨가 한눈파는 사이에 요것들이 한바탕 일을 저지르는 것이지요. 

들판의 평화로운 양 떼, 하지만 들판의 풀만 먹는 게 아니라 자라나는 나무의 여린 잎까지 다 먹어버리고, 우리 집 근처 과실수의 열매마저 다 따먹어버립니다. 봄에는 체리, 여름에는 야생 배, 지금은 포도와 사과...... 

보기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녀석들이 뒷발로 서서 앞발로 가지를 타고 먹어버립니다. 

익어가는 포도가 주렁주렁 달렸으니 아이들도 신났습니다. 

이번에는 양 떼에게 양보 못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때요? 먹음직스럽게 보이죠? 

하지만, 야생이라 그런지 입에 침이 막 고일 정로로 신맛입니다. 하하하! 표정 보세요~! 

그런데 양 떼가 지나가면 느닷없이 말이나 당나귀가 또 지나갑니다. 그럼 포도는 멀쩡할까요?  

 

이번에는 당나귀 나타났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더니...... 저렇게 행복한 웃음을 보입니다. 

저 당나귀는 체리 나뭇잎을 싹 뜯어먹었습니다. ㅡ,ㅡ

참나무 위로 오르는 덩굴 덩굴 포도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은 또 난리입니다. 하지만 이웃 아저씨는 당나귀를 잘 관리하십니다. 

이웃 농가에 거주하는 화가분이신데 말을 타고 풍경 좋은 곳에 가셔서 작업하시기 때문에 

저렇게 낭만적으로 산책을 하십니다. 아저씨 덕분에 아이들도 신납니다. 

아저씨는 또 유유히 길을 떠나고 우리는 또 포도를 지켜냈습니다. 

"얘들아~! 동물들도 포도 먹을 권리가 있어. 조금만 떼어주자~!" 

"응~! 알았어. 그래서 우리가 다 안 따는 거야."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하면서도 포도를 다 내어주기 싫어 수호의지를 지킵니다. 동물은 자기들 생각 안 하고 다 먹어버린다고...... ^^*

아이들은 방과 후 집에만 오면 오후에 밖에 나가 포도를 따 먹습니다. 

정말 다행인 게 먹을 만큼만 따 먹는다는 사실입니다. 

욕심 같아선 다 따버리고 말 텐데 아이들도 아는지 함부로 다 따버리지는 않는군요. 

새가 와서 먹고, 염소가 와서 조금 먹고, 당나귀도 먹을 테니 말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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