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뭐? 한국 여권으로 입국 못 해? 유럽 저가 항공기 탑승 후기담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7. 10. 3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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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일랜드 여행에서 역시나 아일랜드 저가 항공기 회사의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항공기 회사의 비행기를 두세 번을 타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경험한 일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혁신적인 항공사가 있나!!! 하고 아주 신기하고 즐거운 느낌마저 들었지요. 마치 날아다니는 버스처럼 좌석 지정도 없이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어 얼마나 신기하던지요!!! 승무원도 친한 친구 같은 친근함 때문에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이 항공사 방침이 이렇게 많이 변했던지요!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 위의 사진 "유럽의 라이언"인데 위의 라이언이 아닙니다. 

사진 출처: 유럽의 라이언 인스타그램

이름이 유럽의 라이언과 같은 항공사인데, 이곳에서 부딪친 문제는 바로 너무나 상업적으로 되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가격이 아주 저렴하여 장점 가득하지만요, 저렴함 뒤에는 후폭풍이 많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먼저, 좌석 지정에 있어서 좋은 자리에 앉고 싶으면 돈을 더 내야 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좌석이 넓은 자리를 원하면 1인 당 11유로(편도) 더 내야 하고, 동행인과 같이 옆자리에 앉고 싶으면 또 4유로 더 내야 하며...... 그래서 웹 사이트에서 온라인 예약을 할 때 좌석 지정을 임의로 웹에서 알아서 해주는데 동행 여행자와 옆자리에 앉을 확률이 거의 없답니다. 헉?!!! 멀리 떨어진 자리를 자동으로 지정하여 줍니다. 그러니 돈을 내게 하는 시스템이지요. (참고 1유로 약 1,250원)

 

△ 탈 때마다 왜 탔을까? 후회하는 순간. 

돈 더 내면 두 사람 같은 옆자리에 앉혀줄게~! 


여행 떠나기 전에 온라인 체크-인을 하는데요, 좌석지정을 하면 돈을 더 내야 하고, 지정하지 않으면 부부인 우리는 멀리 떨어져 타야 했답니다. 정말 상업적이지요?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떨어진 동행인들이 비행기 내에서 자리를 바꾸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겁니다. 좌석 바꿀 때 승무원 허락을 꼭 받아야 한다네요. 

이것처럼 짐을 부칠 때에도 요금표가 달리 나온답니다. 물론, 이런 요금표에 요즘은 모두가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지요, 저가 항공기를 타보지 못하신 분들께는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짐 부칠 때 편도로 50유로에서부터 자전거 70유로, 골프장비 35유로, 스키장비 45유로, 악기 60유로 등 차별을 두어 요금을 내야한답니다. 그런데 웹으로 하면 더 싸게 나오네요. 유아 관련은 20유로 더 추가...... 등등 다양한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대단히 상업적인 부분이 저에게는 불편했답니다. 

△ 절대 단순하지 않은 저가 항공사 요금이었습니다. 방심하면 비싼 비행기값을 내야합니다. 

저가 항공사이지만, 무척 복잡한 요금제를 추구해서 결국 원하는 것 다 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답니다. 좋은 좌석은 7유로 더, 더 빨리 비행기에 타고 싶다면 6유로 더. 싫다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요, 긴 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너무 늦게 타면 또 생기는 문제가...... 

자신이 가지고 간 기내반입 수화물을 선반 수납공간에 넣을 수 없어 따로 절차 밟아 부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 실제로 늦게 온 승객은 반입한 수하물을 수납할 수 없어 꽤 고생했네요. 

결국, 승무원이 우연히 앞에 있는 공간을 발견해 쑤셔 넣었는데요, 

맨 뒷좌석에 있던 승객은 나중에 나갈 때 짐을 빨리 찾을 수 없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경험한 느낌은 정말 불쾌했습니다. 일단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이 문제인데요, 아마도 테러리스트 때문에 정책이 바뀌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사무실에 확인하지 않고 체크인하고 탑승하러 갔는데요, 그곳의 직원이 하는 얘기가......

"비자 없이 아일랜드 들어갈 수 없어요. 한국? 한국이면 밖에 나가 비자 스탬프 찍어 오세요."

이러는 겁니다. 에잉? 언제부터 한국이 아일랜드에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없었던 거지? 바뀐 건가? 어리둥절하여 서 있다가 그랬죠. 

"그럴 리가 없어요. 한국은 무비자로 유럽 어느 나라나 여행할 수 있단 말입니다."

하는데 직원이 

"한국요? 여기 보니, 유럽에 비자 없이 못 들어간다고 하던데...... 어서 사무실 가서 스탬프 찍고 들어오세요. 아니면, 아일랜드 들어가지도 못하고 추방되어 돌아올걸요?"

푸하하하! 그럴 리가~! 하고 막 웃었죠. 직원이 하도 고집을 부려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 갔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가 사무실에 보여줬더니 하는 소리가 

"당신은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없어요."

뭔 소리야? 정말 알다가도 모를 소리만 하는 겁니다. 같이 나온 남편이 스페인에 거주한다고 일러줬더니 하는 소리가 가관입니다. 

"당신은 또한, 남편 없이는 여행할 수 없어요."

이건 뭐~~~ 구시대적 발언 아닌가?! 하고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습니다. 

"뭐 이런 소리를 들어봤나! 스탬프를 찍어야 탈 수 있다면 스탬프만 찍어주시오. 하지만, 한국은 엄연히 비자 없이도 유럽 여행*을 할 수 있고, 나는 스페인 거주증도 있으니 남편 없이도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이오."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직원이 뭘 알겠어요? 항공사 방침에만 복종하는 사람들일 뿐이지요. 

* 참고: 한국은 유럽 쉥겐조약국가들과 90일 무비자 여행이 가능한 나라입니다. 또한, 유럽 내에 거주증을 취득한 한국인들도 자유로이 왕래가 가능합니다. 아일랜드는 한국과 상호 사증면제 협정으로 관광 목적으로 방문할 때에는 비자없이 90일까지 가능합니다.  

화가 나서 씩씩거리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스페인 친구의 아내도 이런 비슷한 일을 당했다며 위로를 해줬습니다. 스페인 내 도시 이동을 하는데, 스페인 주민증을 내보이고 탑승하다 여권을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탑승을 못 하게 했다네요. 결국 재판까지 이어졌는데, 이 항공사에서 모든 것을 다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스페인 국내 여행에서는 주민증만으로도 여행할 수 있는 게 법이거든요. 하지만 이 항공사 내 규정은 자가규정이라 현실과는 많이 다른 게 문제였습니다. 

아무튼, 알고 보니 정책이 바뀌어 유럽연합 외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저가항공사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꼭 사무실에서 스탬프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저는 아무 문제 없이 유럽을 오갔는데 말입니다. 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탑승 경험은 이런 일 때문에 좋지 않았지만, 단출하게 빠른 여행을 위한 사람들에게는 가격이 저렴하여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가 운영이 저가 월급을 받는 승무원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기분 좋은 항공은 아닐 것으로 느꼈습니다. 너무 싼 것만 좋아하면 안 된다는 진실을 알게 된 것이지요.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 http://lincat.tistory.com/2894 적묘님의 블로그를 링크해보세요. 

△ 통로를 막고 물건을 팔고 있는 승무원들. 승객이 화장실 가는 일이 참 불편하게 느껴졌지요.

아무튼, 비행기 내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상업적이었습니다. 타자마자 차와 커피, 샌드위치 등을 팔기 시작하더니, 그다음에는 향수 등의 면세품, 복권 등 다양한 물건을 끌고 다니면서 판매하더라고요. 

마치, 시장에 온 것처럼 물건 파는 승무원들에 좀 놀랐습니다. 제품 설명과 가격, 흥정하듯 고객을 대하는 승무원들이 장사꾼처럼 보였지요. 

~ 좀 편안하고 조용한 여행하고 싶었는데 절대, Never possible한 여행이 되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비행시간이 짧아서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요. 이 저가 항공사는 저가 항공사고,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내 여행 망치지 않도록 조금 기분 전환을 하고 이 항공사의 커피 한 잔은 사 마셔 줬습니다. ^^; 승무원 월급 좀 많이 주라~~~ 응~~~? 회사 사장님한테 말하는 기분으로...... 

하지만, 여행 자체는 즐거웠답니다. ☞https://www.youtube.com/kimtuber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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