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톡이 옵니다.
"전화로 통화하고 싶은데!"
산똘님은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스페인 시어머님께서 스페인 내륙의 철새 지역을 여행할 계획을 세우고 계신데요, 갑자기 큰 손녀가 생각이 났더라는 겁니다. 우리 아이는 요즘 새에 흠뻑 빠져있기 때문에 철새 지역 여행하실 때, 손녀 산드라를 데리고 가면 참 큰 공부가 될 것으로 생각하신 겁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남편은 산드라에게 그 여행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봅니다.
"아빠! 당연하지."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하는 여행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새 관찰하러 가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
사실, 새에 관심을 끌게 된 일도 다~ 스페인 할머니 때문이랍니다. 지난번 칼새 사건 이후, 아이들은 새에 관심을 많이 두게 되었는데요, 할머니께서 아이에게 작은 "주머니 조류 백과사전"을 선물해주면서 그 관심은 더 폭발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는 그 책을 주머니에 넣어 다니면서 새를 관찰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참 대단한 아이야!!! 정말 많은 걸 배웠지요.
2017/07/28 - [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 스페인에서 배운 '새'를 사랑하는 법
2017/07/08 - [뜸한 일기/자연] - 둥지에서 떨어진 새, 집에서 키울 수 있을까?
위의 두 링크는 칼새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세요~
그렇게 할머니는 아이가 관심을 두는 분야가 무엇인지 꼼꼼히 확인하십니다. 아이가 더 관심을 두도록 동기부여 하시는데 저도 그 부분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운답니다. 아무리 사소하고 부질없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소한 체험 및 경험을 위해 교육학적(?)으로 챙기시거든요.
그래서 이번 산타할아버지 선물도 할머니는 미리 생각하고 계시답니다. 새를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으로......
▲ 아이가 흥미를 갖는 것에 공부가 될 수 있도록 동기 부여 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지요.
스페인 시어머니는 삶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십니다.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만족도를 더 우선으로 삼으시니, 항상 여행을 즐기시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라면 무엇이든 배울 자세를 취하고 계시지요.
이번에도 대학교에서 공부하시면서 4년 철학과 수료를 마치셨답니다. 나이 들어도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으시니 참 대단하십니다. 늙어서도 가정을 꾸린 자식들이 부모님께 뭐든 의지하고 물어보는 것은 바로 그 바탕이 깔려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모성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의지가 되는 존재로 비춰지는 게 참 좋습니다. 항상 자식보다 앞서가는 노력은, 언젠가 자식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준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가야. 자식이 내게 뭘 해주길 바라는 건 안 된단다.
자식은 다 늙어서도 내 책임이야. 나는 죽을 때까지 자식을 책임질 부모란다."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시부모님. 그러니 마흔 넘은 자식들은 칠십 다 되어가시는 시부모님께 여전히 의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의지란 경제적 의지가 아닌, 삶의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나아가는 어떤 의지를 말씀드립니다.)
▲ 초등학교만 나오셨다는 시어머님. 하지만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평생 배우면서 살아오셨지요. 14세부터 시작한 일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아도 졸업장은 다 따셨다는 시어머니. 사실, 누구보다도 아는 게 많고, 열정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자식들은 매번 문제에 봉착했을 때 부모에게 달려간답니다. 저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네요.
오늘도 아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하시는 시어머니의 약간 들뜬 목소리를 들으면서 행복해진 하루였습니다.
"오늘 호텔 3인실로 예약했어. 우리 손녀를 위한 아침 식사 옵션도 추가하고, 그쪽 철새 공원에 이벤트가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야."
정말 아이는 이 소식을 아주 기쁘게 받아들이겠죠? 부럽다. 산드라~! 소리가 절로 나온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가시기 전에 우리 집 난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장작하는 동영상 풉니다. 전에 찍어놓은 것인데 오늘에서야...... 인터넷 속도가 3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빨라졌거든요. 아자!
역시 산똘님도 부모님 영향을 많이 받아 아이들 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집니다. ^^*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오늘도 즐거운 하루~!
가시기 전, 아래 사랑의 하트(♥), 날려주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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