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특한 스페인 크리스마스 어린이 행사 (메리 크리스마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 

우리 마을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t Joan de Penyagolosa) 학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작은 행사를 합니다. 물론 이날은 3학기 중 1학기의 마지막 날로, 2주간의 짧은 방학을 맞는 날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준비한 성탄절 축제 현장인데 한번 구경해보실까요? 

한국과도 다르고, 유럽의 다른 나라와도 다른 스페인만의 독특한 전통이 있는 성탄절인데요, 어떻게 다르며 어떤 놀이 내용을 담는지 여러분께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이날은 학부모들이 각자 맡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행사 끝나고 뒤풀이하는 자리로 마련했는데 동네 사람들 누구와 와서 구경하고 간식 먹고 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케잌과 과일, 꽈배기 도너츠, 그리고 저는 스페인식으로 만든 걸쭉한 핫 초콜릿을 준비했습니다. 제일 인기 있는 게 핫 초콜릿~! 

'크리스마스' 하면 보통 산타 할아버지 오는 날로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산타보다 전통적으로 동방박사를 더 많이 챙겼습니다. 어허~ 챙겼다니?! 웃기게 들리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성탄절, 동방박사의 날 전후하여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을 꾸미는 일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아이들도 다를 게 없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것은 벨렌(베들레헴의 스페인어)을 재연하는 일이었죠. 

이게 바로 벨렌입니다. 중간에 아기 예수와 마리아, 목수 요셉까지...... 사진의 요셉은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있네요. 하하하! ^^*

그리고 동방박사 세 사람이 옵니다. 발타사르Balthasar, 멜키오르Melchior, 카스파르Caspar 요 세 사람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말이 아닌 당나귀를 타고 아기 예수가 태어난 벨렌으로 찾아오는 연극을 재현합니다. ^^ 아이들이 들고 오는 것은 황금, 유향, 몰약을 담은 물건들입니다. 물론 현실은 가짜죠, 연극이니까......

그런데 재미있게도 마을 어르신들이 당나귀를 빌려주시고, 직접 참여하십니다. 마을 대표 미인 당나귀인 팔로미따와 세비야나가 또 등장했어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당나귀~!!!

그리고 아기 예수 앞에 그 선물을 바쳤습니다. 

이제 신나게 노래하면서 축하해줘요~!!! 학교 아이들은 이날을 위해 정말 많은 노래를 배우고 율동까지 익혔답니다. 제가 비디오 찍느라 많은 사진은 못 찍었네요. 하지만, 내용은 이렇답니다. ^^

무사히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해주고요, 아이들은 성탄절을 마음속으로 새기지요. 아랍 옷은 다들 어디서 구해왔는지, 보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인도에서 산 경험으로 아이들 터번은 제가 해줬는데...... ㅎㅎ

 

벨렌 재연 연극이 끝나면 학교로 돌아와 이렇게 다 함께 간식을 먹습니다. 그런데 스페인 아이들이라고 산타할아버지가 빠지면 절대로 안 되지요.

산타 바나나들이 아이들 마음을 듬뿍 설레게 해주고요, 그러는 사이,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물론 마을 어른인 것은 안 비밀~! 마을 어른이 분장한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해 학부모가 준비한 선물 하나씩을 풀어 아이에게 전달합니다. ^^

그리고 산타할아버지는 정체를 들킬 수도 있으니 후다닥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가버립니다. (산타할아버지 웃음) 호호호호~! 펠리즈 나비닫(Feliz Navidad)! 메리 크리스마스!!!

▲ 동영상으로 실제로 한번 감상해보세요~ 사진과는 또다른 분위기가 느껴질 겁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저는 이미 식구들하고 시댁에 와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지나기 전에 이 글을 올려야겠다 생각하고 글을 쓰는데 인터넷 왜 이렇게 빨라요? 덕분에 여러분께 때맞추어 성탄절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네요. 

즐거운 성탄절 되시고요, 즐거운 주말, 

즐거운 12월의 마지막 날들 되시길 바래요!!! 

저는 다음 주에 다시 즐거운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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