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여전히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답니다. 오늘 저녁에도 눈이 폴폴 내리더니 또 조금씩 쌓이고 있네요.
오늘은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은 도토리묵을 해 먹었답니다.
도토리묵? ^^ 여기 참나무에서 나온 도토리로요?
아니요. 한국에서 사 온 도토리묵 가루를 가지고 직접 만들어봤답니다. 스페인의 참나무는 이베리아 참나무인데 어떤 한국 분은 참 달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도토리 가루를 내어 먹지는 않는답니다. 가끔 도토리 가구로 케이크를 만들어 후식으로 먹는 분도 있지만, 한국처럼 일반적으로 도토리를 먹지는 않더라고요. 게다가 한국인 사범님께서 이 도토리로 직접 가루를 내어 도토리묵을 시도하셨지만, 전혀 같은 묵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러니 도토리로 묵 만들어 먹으란 소리는 하지 마세요~~~ ^^;
그래도 겨울인데 섭섭하잖아요? 메밀묵은 없지만, 찹쌀떡도 없고.... 하하하! 그냥 도토리묵을 해 먹으면서 이 눈 오는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 입춘은 어느새 지났건만......!
도토리묵가루를 비율에 맞춰 물에 잘 풀어서 저어주면서 끓였습니다.
몽글몽글 무엇인가가 응고가 되는 게 보이더라고요. ^^
제 인생에서 두 번 정도 도토리묵을 만들어봤는데 항상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정보를 찾아보았네요.
아주 간단하지만 소소한 것에서 기억이 나지 않네요. 몇 분 끓여줘야 하는지......
요즘 인터넷이 정말 좋네요. 모르면 검색해서 웬만한 것은 다 해결할 수 있으니~~~
30분 정도 약한 불에서 저으면서 끓여주라고 해서 열심히 젓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다가오더니 환호의 함성을 지릅니다.
"엄마! 이거 핫 초콜릿이야?!"
"하하하! 핫 초콜릿이면 좋겠지? 아니야. 이건 도토리묵이야."
그러자 쌍둥이 아이들이 우웩~ 하면서 사라져줍니다.
'녀석들, 이게 얼마나 맛있는 건지 알지도 못 하면서......'
그런데 큰 아이는 한국에 갔을 때 이 묵을 먹은 기억이 있어 손뼉을 치면서 좋아합니다.
"아! 맛있겠다."
그러면서 엄마를 도와 묵을 완성했습니다.
적당히 잘 익은 듯하여 식힐 그릇에 부어 넣으려고 하는데 검색한 정보에서 뜸을 들이라고 해서
뜸을 들였더니 조금 굳어져 위의 사진처럼 보기 흉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게 봐줄 만 했습니다.
5시간 열심히 식히고 난 후~~~ 드디어 시식 시간!!!
조심스럽게 그릇에 든 묵을 피자 접시에 올렸습니다.
"우와! 정말 많이 만들었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묵을 조심히 잘랐더니, 젤리처럼 흔들흔들하는 모습을 보더니 아이들이 맛있겠다고 하네요.
큰 아이는 양념 없이도 이 묵을 잘 먹기에 하나 떼어 주니 아주 잘 먹네요.
쌍둥이 아이들도 조금씩 뜯어서 먹어보네요.
"얘들아~ 그러지 말고 간장에 찍어서 한번 먹어보렴~!"
그렇게 후다닥 간장 양념을 하여 먹여주니...... ^^
좋아하네요.
짜잔! 묵 한 조각에 양념하여 맛있게 먹기로 했습니다.
우리 큰 아이가 다 먹을 심산으로 옆에서 젓가락으로 기다리고 있었네요.
아이가 젓가락을 쥔 이유는...... 재미있게도
"이 어려운 묵을 집는 재미가 있거든. 정말 젓가락으로 묵 집는 일이 참 힘들거든."
그래서 도전하고 싶었나 봐요.
그런데 아빠도 잠시 후 아이와 똑같이 젓가락 들고 나타나 묵을 먹어보네요. ^^*
아~ 정말 맛있겠다! 나머지 도토리묵도 금방 먹을 것 같네요. 혹시나 해서 또 정보를 찾아보니......
오~ 말린 도토리묵도 있다네요. 보관하기 어려우면 이렇게 말려서 먹어도 된다고 하니......
정말 요즘 신기한 정보에 또 놀랐습니다. 말린 도토리묵 정말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겨울철 별미, 도토리묵을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려 참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다음에 또 도토리묵 가루 사 와야겠다!!!
여러분,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화이팅!!!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뜸한 일기 > 먹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에서 막 따 온 야생 체리를 잼으로 만들었어요 (19) | 2018.07.20 |
---|---|
호떡믹스로 만들어 본 간식, "씨앗 (분출) 롤빵" (27) | 2018.02.12 |
이색 피자, "트러플 시금치 피자" 만들어봤어요 (18) | 2018.02.02 |
겨울철 스페인 고산의 우리집 간식, "치즈 퐁듀" (9) | 2017.12.28 |
남편이 요리하는 쫄깃쫄깃 바삭한 스페인식 버섯구이 (22) | 2017.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