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시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준 아침 식사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8. 3. 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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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식 아침 식사. 물론, 아는 분은 아는 그런 이야기! 

한국인이라면 호기심이 일다가도 멘붕이 올 것 같은 아침 식사! 그건 과연 무엇일까요? ^^; 

사실, 스페인의 아침 식사는 달리 특이할 것이 없답니다. 커피와 빵, 흔히 우리가 아는 정도의 아침 식사입니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브런치 즉, 알무에르조(Almuerzo) 시간이 따로 있어 아침에 목숨 걸고 음식을 먹지 않는답니다. 아예, 알무에르조 시간이 공식화되어 회사나 학교, 공공기관 등 음식 먹는 시간으로 정하여, 시간을 넉넉히 갖고 즐기는 특징이 있지요. 

그런데~ 가끔 이곳에서 매일 먹으면 정말 안 될 것 같은 아침 식사 메뉴를 보고 놀랄 때가 있답니다. 

지난번에 우리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 발렌시아에서 며칠 보낸 적이 있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할머니가 준비한 아침을 먹게 되었지요. 재미있게도 먹이면 안 될 것 같은 아침 식사에 우리 부부는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예전에 자주 듣던 말을 인제야 실감하게 되었지요

"할머니가 숨겨 놓은 사탕", "시어머니가 자꾸 아이들에게 단 것만 줘서 화가 난다",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손주 사랑" 등등...... ^^* 재미있게도 한국이 아닌 스페인이라는 이 나라에서도 같은 감성을 갖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남편이 하는 말, 

"아~~~ 역시 할머니는 할머니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만 주려고 하니......! 내가 어렸을 때는 우리 엄마가 절대로 이런 음식 주지 않으셨거든. 우리 엄마도 이제 할머니이시구나!" 이럽니다. 


보통의 스페인 아침 식사는 대략 이 정도이지요. 간단하게 크로와상과 커피, 아니면 비스킷과 우유 등을 해서 먹기도 하지만요, 흔히 볼 수 있는 아침 식사는 위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머무는 할머니 댁에서는 역시나 손녀들이 좋아하는 식사가 올라왔습니다. 

아침부터 스페인식 도넛인 부뉴엘로스와 걸쭉하게 나온 핫 초콜릿 

아~ 이 사진을 톡으로 보내온 순간, "아침부터 이거 먹으면 속이 엄청나게 거북할 텐데......" 걱정 먼저였습니다. 물론, 스페인 사람들도 추로스와 핫 초콜릿을 아침 식사로 먹는 사람들도 있지요. 하지만, 아침부터 단 걸 흡입하는 아이들을 보니 제가 속이 쓰리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스페인 시어머니가 준비하는 아침식사는 설탕을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으려는 우리 부부에게 작은 불만을 낳게 했지만, 이내 우리는 허허 웃었습니다. 

"할머니의 유일한 낙일 수도 있어. 손녀들이 먹으면서 좋아하는 모습. 매일 먹이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즐거운 표정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시겠어?!" 

그렇게 우리 부부는 스페인 시어머니의 이 모습을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단정했습니다. ^^*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달곰한 사탕 같은 사랑이라는 걸~!

그 후, 남편도 할머니의 톡에 답했지요. 

"나도 아침 식사로 도넛와 핫 초콜릿 먹어~!" 하면서 보낸 사진 △ 

역시, 효자 남편 센스가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민망하지 않으시도록 말입니다. 

설탕 들어간 음식 주지 않겠다고 온 가족에게 선포하기는 했지만, 할머니네 집에 있는 동안의 특별한 날은 

달곰한 아침 식사처럼 포근한 시간으로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할머니는 할머니야! 할머니의 역할에 딴지를 걸 수 없잖아?" 

이렇게 말이죠. 

우리 할머니도 매번 숨겨놓은 사탕 몰래 주셨는데, 그 아득한 옛날이 떠오르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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