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뉴스에 하나하나 귀 기울이면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무척 기대되는 요즘입니다. 하나하나가 조심스럽지 않은 상황이 없습니다. 오늘 주요 뉴스에는 북미정상회담에서 경호를 맡게 되는 구르카족의 이야기가 나왔더라고요.
우와~! 제가 네팔을 아주 아주 좋아하기에 이 구르카족 용병의 경호가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네팔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던 때는 훌륭한 용병이 있다는 말에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네팔에 머물면서 여행할 때 현지인이 말해준 이들의 위상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쿠크리(khukri)라는 단검을 들고 영국군에 대항하여 싸운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었으니까요, 쿠크리는 현지 발음으로 거의 '꾸끄리'에 가까운데 이 단검은 사실은 네팔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구르카족 용병의 무기 중 하나인 단검, 쿠크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에잉? 산들무지개님이 웬 무기 소개를? 사실, 제가 스페인과 인도 다음으로 오래 해외 생활을 했던 나라가 네팔이랍니다. 현지에서 보니 이 단검, '쿠크리'는 '무기'보다는 '도구'에 가까웠답니다. 게다가 산들무지개가 산똘이라는 스페인 남자를 네팔에서 만났는데요, 이 남자도 쿠크리를 구입해 와 지금 스페인 고산 생활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때는 쿠크리를 관광객도 살 수 있었던 시대였기에 가능했다는...... 휴우우~ 도대체 몇 살? 지금은 공항에서 다 털리고 말겠지요.
쿠크리는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네팔에서 사 온 쿠크리입니다. 사진 속 빵은? 하하하! 죄송합니다. 이 빵은 안토니오 성인 축제 때 받아온 빵인데 장식용으로 걸어뒀습니다. 빵을 빼면 저런 자태를 보입니다. 허리에 맬 수 있도록 띠 구멍이 있습니다.
네팔에서 현지인 결혼식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밤 10시에나 도착한 산간 지방이었지요. 그때 남편과 저는 열심히 버스와 도보로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결혼식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산간 지방 남정네들은 이 쿠크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결혼식 하객 음식을 위해 소를 잡을 때 사용하는 모습을 봤지요. 쿠크리가 다방면에 쓰이는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나무하러 갈 때도 이 쿠크리를 세차게 내리치면서 나무의 가지를 베더라고요. 얼마나 유용해 보이던지...... 남편도 그런 이유로 이것을 구입해온 것입니다. 스페인 고산에서도 나무해야지, 닭 잡아야 하니......
이렇게 허리에 맬 수 있도록 허리끈 들어갈 공간이 있습니다.
네팔에서는 산간 주민이 반바지만 입고도 이 쿠크리는 꼭 허리에 차고 다니더라고요.
이 칼집에는 칼이 한 개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가 있습니다.
우리 집 것은 두 개가 더 들어가는 칼집입니다. 보시다시피 작은 칼 두 개가 더 달려 있습니다.
작은 칼도 참 유용하게 쓰인답니다. (헉? 녹슬었네? 좀 갈아둬야겠어요.)
큰 칼을 가는 데에도 사용합니다.
칼집에 넣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쿠크리칼은 다음과 같습니다. 좀 무거운 편이고요, 후려치면 나뭇가지는 쉽게 잘립니다.
참고로 크기는 길이 39cm, 굵기 1cm, 폭 4cm 정도가 되겠습니다.
칼날은 날카롭고요, 특이할 점은 아래에 홈이 하나 파여 있습니다. 홈이 있는 이유는 피가 손으로까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런데 구르카족 용병의 기사에 보니 이 쿠크리는 항상 칼집에 넣어다녀야 한다고 합니다. 아니면 항상 피를 묻혀놔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무기로서는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네팔 현지에서 본 이 쿠크리칼은 잡동사니용 도구였습니다. 너무 무서워할 무기는 아닌 것 같고요(물론, 무기로 쓴다면 정말 무서운 녀석이고요) 네팔 현지에서는 일상적으로 두루두루 쓰는 물건이었습니다. 풀 자를 때나 나무로 목각 만들 때나 소나 돼지, 닭 멱 딸 때나 고기 살점을 하나하나 자를 때나 나무하러 갈 때나 두루두루 쓰이는 일상용품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네팔에 대한 회상을 하자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청정한 공기에 좋은 사람들, 제게는 항상 잊지 못하는 곳 중의 하나이지요.
네팔의 보석 히말리야의 설산이 무척 보고 싶은 오늘입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산들무지개의 색다른 네팔 이야기, 재미있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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