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외국인 배낭여행자가 경험한 한국의 찜질방, 어땠을까?

산들무지개 2018. 6.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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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젊었을 때에는 시간은 많았지만,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했고, 나이가 들었을 때에는 돈은 많아졌지만,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못 하게 되었네~"라고 말이지요. 뭐, 상황에 따라 이 상황은 바뀔 수도 있지만, 제 주위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있답니다. 

저도 젊었을 때 여행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악물고 돈을 벌어 배낭여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여행을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정말이지 배낭여행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때만큼 낯선 것에 가슴 떨리던 시절은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설레며 떨리던 그 마음 다시 느끼고 싶어도 잘 찾아와주지 않더라고요) 그때의 여행으로 제가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을 깨부술 수 있었습니다. 길 위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지요. 인생에서 내적이고도 외적인 성장을 여행을 통해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 스페인 배낭여행자가 한국에서 경험한 일을 소개할까 합니다. 

주 전, 스페인 방송국 촬영 협조를 위해 해발 1,200m 고산의 우리가 사는 마을에 모였을 때 만나게 된 프로그램 진행자의 사연이었답니다. 모니카 씨는 절 보더니 대뜸 한국말로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확한 발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듣는 한국말이라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오! 안녕하세요?"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대화. 그리고 그 후 다시 만나니, 마치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이야기이지요. 

모니카 씨와의 사연을 담은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유럽의 도보 갈랫길을 아세요?

만9세인 딸아이도 모니카 씨와 인사를 나누는데 얼마나 환하게 웃었는지, 그 둘의 공통점은 한국 음식이었습니다. 

"안녕? 산드라(딸아이의 이름), 너는 한국에서 제일 맛있었던 음식이 뭐야?" 

그러자, 산드라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떡볶이!" 

모니카 씨는 활짝 웃으며 과장 아니게 감탄을 하면서 말했습니다. 

"우와! 떡볶이! 나도 제일 맛있었던 음식이었어. 특히 거리에서 파는 떡볶이, 정말 맛있었고, 또 먹고 싶어." 

우와, 이것 참 신기하네요. 저는 한국 사람이지만, 솔직히 떡볶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외국인이 좋아한다니 조금 놀랐답니다. 그 씹는 질감이 별로라 어릴 때부터 떡만 빼고 먹었는데 이 둘은 엄청나게 좋아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모니카 씨는 2년 전 한국에서 배낭여행을 했다고 하네요. 한국에 여행 다녀왔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져 물어봤습니다. 한국 어땠느냐고? 

그런데 모니카 씨는 정말 활짝 웃으며 좋다고 하네요. 특히, 찜질방은 엄지 척을 내밀면서 감탄했답니다. 

"세상에~ 한국 찜질방 정말 좋았어요."

제가 아이들 때문에 한국에 방문해도 찜질방에서는 여유를 갖고 즐기질 못해 도대체 무엇이 매력인지 알지를 못했답니다. 그런데 이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찜질방이 한국만의 고유한 매력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찜질방요?! 당연히 좋은 곳이죠."

모니카 씨가 이야기하는 찜질방의 매력은 다음과 같았답니다. 

여자끼리 여행하는데 찜질방에서 매우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지만, 아주 편안하여 좋았다네요. 아무도 귀찮게 하거나 안전에 위협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인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었고, 잠깐의 모습이지만, 현지인과 소통을 시도하기에 좋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많아, 거리상 난감한 시간에 이동해야 할 때 싼 가격에 숙박하기에도 좋은 공간이어서 배낭 여행하는데 어느 정도 경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배낭을 메고 걷는 여행이 많았기에 잠깐씩 쉴 때도 찜질방은 구세주였고, 인터넷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에 목욕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좋았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에는 가는 곳마다 찜질방이 여러 곳이 있어서 자주 애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잠자리가 따뜻하여 좋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침대에 익숙한 스페인 사람에게는 여러 날 이 찜질방에서만 지낼 수 만은 없었다고 하지요.  

* 위의 사진들은 참조용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한국은 도시마다 찜질방이 여러 곳이 있으니 활용만 잘한다면 외국인에게 대중적인 한국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국 갔을 때 춘천 어느 찜질방에서 쉬고 있는 아이들

자료 사진이 별로 없어 죄송~~~ 다음에 한국 가면 찜질방 사진 꼭 찍을게요.


찜질방에서 삼삼오오 모여 맥반석 계란을 까먹거나 바나나 우유를 마시면서 인증하는 게 이제는 외국인들에게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다가오나 봅니다. 외국인들의 체험담이 종종 목격되니 말이지요. 모니카 씨가 경험한 이런 찜질방 사용 후기는 제게도 신선했습니다. 

제가 한 배낭여행이 겹치면서 그 느낌이 얼마나 설레고 활기찼을까 싶었습니다. 분명, 찜질방도 역사는 짧지만 가장 한국적인 대중 문화의 한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식으로 하면 세계에 통한다는 말이 어쩌면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찜질방, 젊은 배낭여행자에게는 한국을 접하는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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