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8년 여름, 안달루시아 여행기

걸어서 5분, 스페인에서 영국 가기(feat. 원숭이)

산들무지개 2018. 7. 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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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세계사 공부에 어느 정도 관심을 둔 사람들은 다 아는 스페인 속 영국. 바로 지브롤터(Gibraltar).

이번 휴가에 그곳에 다녀왔는데요, 차를 몰며 안달루시아 해변 도시를 도는 여정 중의 하나로 아이들이 제일 보고 싶어 한 원숭이도 보고 왔답니다. 

지브롤터와 원숭이?!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지브롤터의 전설 속 지킴이 마카크(macaques) 원숭이가 지브롤터의 바위산 정상을 지키며,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었답니다. 

그럼 오늘은 걸어서 5분,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가 원숭이를 보고 온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지브롤터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요, 브렉시트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우리 가족은 그 전에 다녀오게 되었네요.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지브롤터는 300년 전에는 스페인 영토였습니다. 아쉽게도 왕위계승 전쟁 때문에 영국이 탈환하여...... 지금까지 영국령으로 명을 이어오고 있답니다. 사실은 지브롤터 어원이 아랍어인 자발 타리크에서 왔다고 하네요. 스페인어로는 '히브랄타르'랍니다. 

근데 왜 왕위계승 전쟁을 했을까? 부르봉 왕가와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스페인 왕을 이어갈 사람을 뽑다가 전쟁이 일어나 역사가 바뀌고 말았지요. 카탈루냐도 아라곤 왕국에서 스페인 왕국으로 합병이 되어 지금까지 독립도 못하고 이어오고 있는 신세. 만약 카탈루냐가 그때 부르봉 왕가를 지지했다면 지금의 오스트리아처럼 독립된 나라가 됐을 텐데...... 누구는 독립하여 국가로 존재하고 누구는 독립 못 해 한 나라의 한 주로 존재하니...... 운명은 과연 어디로 흐른단 말이오...... 에헤헴~~~  


그래서, 지브롤터 이야기 계속할까요? 말까요? 다시 현재로 돌아와~~~

우리는 스페인 쪽에서 이제 지브롤터로 들어갑니다. 스페인 쪽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영국 물가가 더 비싸니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네요. 

걸어서 들어가 입국 심사를 하는데 아직 유럽연합이라 아주 쉽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근데 재미있게도 지브롤터 주민들은 스페인에 잔류하는 걸 반대하는데, 브렉시트 때에는 유럽연합에 속하겠다고 밝혀 영국 본토와는 다른 의견이 있었지요. 

5분 정도의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오호~~~ 정말 영국 같은 희한한 분위기가!!! 

빨간 전화부스에 빨간 이층 버스까지!!! 정말 사람들도 영어로 말하는 겁니다. 

물론, 스페인어로 말해도 다 알아듣고 말하니 정말 신기하기도 했지요. 

세관소에 바로 바위산으로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하도 관광객이 많아, 방문 루트가 정해졌겠지요. 스페인어를 다들 아주 잘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 사람들이 지브롤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하네요. 몇만 명 이상이 정기적으로 이곳을 매일 드나든다고 합니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방문객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서 긴 줄을 서서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만 했지요. ㅜ,ㅜ 

(기다리는 거 엄청나게 싫어하는데 왕짜증이~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성수기 관광객이 되어 남들 다 참아가면서 하는 이 여행을 한번 해보기로 굳게 다짐합니다. 그래! 어릴 때부터 인파 속에서 견디는 법을 알아야 해!)

케이블카 왕복 티켓을 사니까 3시간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도 해줍니다. 

물론, 와이파이가 잘 터져주지 않아 쓸모없긴 했지만 말이지요. 하하하! ㅜ.ㅜ 

도착하니, 바바리안 원숭이가 떡 하니 저렇게 우릴 환영했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도 원숭이가 좋아 이렇게 사진 찍으라고 난리 부르스를~~~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보니, 정상에서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명시하고 있고, 먹을 것을 원숭이에게 주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더라고요. 원숭이는 가방을 뒤지는 능력이 있어, 뭐든 자기 눈에 먹을 것이 보이면 이렇게 뒤져 찾아내지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는......

저날 원숭이가 관광객이 가지고 있는 가방을 습격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답니다.  

비닐봉지가 역시 타깃이었죠!!!

그리고 찾아낸 레몬......! 아니, 사과인가? 

아무튼, 녀석은 레몬이라면 시큼한 레몬을, 사과라면 풋풋한 녹색 사과를 와작와작 씹어대며 먹었답니다. 

그런데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아~! 귀여워!" 소리가 절로 나왔다는...... 

바위산에서 본 풍경입니다. 

지브롤터는 영국과 달리 왼쪽으로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우측으로 통행하더라고요. 

도시는 아주 좁고, 교통도 그다지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좁은 이 지상에 영국령이라고 세력을 확장하려 그랬는지, 없는 땅을 만들어 어떻게든 건물을 채워 넣은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방파제를 쌓아 만든 인공 땅이 아주 많았습니다. 

옛날의 지브롤터는 아마 지금의 이런 모습 상상도 못 했겠지? 참으로 세월이 희한하구나. 

하지만, 자라는 원숭이들은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지브롤터는 원숭이가 지킨다고......! 

원숭이가 사라지는 날, 영국의 지브롤터도 망한다고 하는 전설이 있었던 지라......

옛날 처칠인가, 원숭이가 두 마리 밖에 남지 않았던 시절에는 영국 정부에서 수입하여 원숭이를 채워넣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원숭이가 영영 사라지지 않게, 영국이 점령한 이곳이 영영 영국이 되기를 희망하는 그 바람에서...... 

하지만, 왜 이 먼 스페인까지 와서 영국이라고 난리부르스냐고요! 

아무튼, 귀여운 원숭이 보는 것만으로도 목적은 달성입니다. 

아이들도 좋아라 원숭이 관찰에 나섰습니다. 


물론, 예기치 않은 사고도 있었던지라, 원숭이에게 너무 다가가서도 안 되고, 먹을 것을 줘도 안 됩니다. 

가끔 공격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하루에도 몇천 명씩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지치지도 않는지...... 

정말 지브롤터는 원숭이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다 가지만, 니들은 여기서 사니 주인인 거지! 

저 날 바위산 정상에서 산책하는데 곳곳에서 원숭이들이 보였습니다. 낮잠 자는 녀석에서부터 타워의 철창을 공격하는 녀석까지....... 실제로 보니, 참 신기했습니다. 유럽 유일의 원숭이 낙원 아닌가! 싶은 게...... 

우리와 함께 산책하는 녀석 


가파른 바위산에는 야생 올리브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는데 너무 경사가 져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저 날 케이블카가 고장 나는 바람에 우리는 안내소에서 준비한 미니버스를 타고 내려와야 했지요. 자고로 성수기에 지브롤터 가면 좀 고생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우리가 겪은 일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봤어요. ^^; 

소소한 [참나무집] 가족의 일상을 다룬 Vlog입니다. 

지브롤터는 아주 작은 도시이지만, 스페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외국이었습니다. 영국과는 다르게 화창한 날씨가 좀 희한하게 다가오기는 하지만요, 그 옛날에는 로마군이, 이슬람 교도들이, 스페인 군주들이 장악하던 요충지이기도 했지요. 지금은 영국이 점령하고 있지만, 훗날 이곳의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겠지요. 

아무쪼록 오늘의 이야기, 재미있었기를 바라면서요, 또 즐거운 이야기로 여러분께 찾아뵐게요~! 

안녕~~~ 무더운 여름, 무사히, 시원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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