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8년 여름, 안달루시아 여행기

두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향한 특별한 여행

산들무지개 2018. 8.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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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타리파(Tarifa)는 작은 해변 도시입니다. 세계 서핑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의 하나인 이곳은 바람이 끊임없이 불고, 바다의 파도도 굉장히 높아서 많은 서핑족이 몰려드는 곳 중의 하나이지요. 

그런데 이 타리파에는 모로코로 향하는 고속 페리를 탈 수 있는 항구가 있답니다. 게다가 모로코와의 거리는 고작 14km! 그래서 배를 타고 금방 오갈 수 있는 굉장히 흥미로운 곳이랍니다. 

대서양과 지중해의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높은 온도의 지중해 바다지만, 염분 농도가 높아 찬 대서양 바닷물의 아래쪽에서 흐른다고 합니다. 그 바다는 좁은 해협이지만, 굉장히 다양한 바다 생물이 있어서 다들 먹잇감을 노리고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이곳 어부들이 가장 많이 잡는 바다 생물은 붉은 참치이고요, 높은 가격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참치 시즌만 되면 다들 신경을 곤두세운답니다. 다름 아니라 참치를 좋아하는 범고래가 출몰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다양한 돌고래와 향유고래 등도 이 작은 해협에 먹이를 찾으러 드나들어 그야말로 바다의 보고인 곳입니다. 


오늘은 타리파 바다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배를 타고 고래를 보고 온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바다 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운영되고 있는데요, 사실 참치를 잡아먹는 고래를 죽이는 어부를 피해 고안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어부에게는 참치가 매우 큰 수익이 되는데 고래는 참치를 다 먹어버리잖아요? 그래서 방문객이 일정한 경비를 내고 배에 올라타면 여행사의 수익금 일부가 어부들에게 간다고 합니다. 조업하던 어부들은 고래의 위치를 추적해 알려주며 방문객은 배를 타고 그곳에 가서 고래를 구경한다고 합니다. 1석 4조인가요? 어부는 어부대로 돈 벌어 좋고, 여행사도 그렇고, 고래는 고래대로 보존할 수 있어 좋고, 방문객은 환상적인 바다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시간표는 여행사를 통하면 알 수 있고요, 여행사 웹 페이지를 통하거나 이렇게 직접 가서 예약이나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타리파 고래 투어라고 검색하시면 다양한 에이전시가 나옵니다. 우리 가족은 Turmares Tarifaf라는 대표 에이전시를 통해 다녀왔답니다. 

가격은 범고래 투어는 어른 50유로였는데요, 우리가 간 주에 범고래를 전혀 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돌고래 투어를 신청했답니다. 2시간 투어이고요, 어른 30유로, 아이 20유로입니다. 

배 출항 시간이 다가오면 이렇게 안내 해설사가 배 투어에 참여하는 일행을 끌고 항구로 갑니다. 

 

타리파 마리티마 항구입니다. 

 

아침 10시 30분에 출항하는 배를 탔는데요, 날씨가 흐려 조금 걱정이었답니다. 

하지만 바다에 가니 날씨는 화창했답니다. ^^

배에서 아이들과 미리 공부했습니다. 작은 안내서를 주는데요, 그 안에 고래 종류와 특징을 설명해줘서 이해하기 아주 쉬웠답니다.

그렇게 40분 정도를 열심히 배 타고 가니...... 

우와~! 모로코가 바로 앞에 보입니다. 게다가 거대한 무역 어선이 빠른 속도로 오가는데 정말 후덜덜하더라고요. 

스페인 바다 쪽에서는 나가는 무역 어선이, 모로코 쪽에서는 들어오는 어선이 교통을 지키며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해협이 좁아서 수영해서 건너는 도전 수영선수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저기 멀리서 참거두고래(스페인어로 calderón이고요, 학명은 Globicephala melas입니다)의 무리가 보인다고 해설사가 방송으로 안내합니다. 

"어디? 어디?" 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군중 속에서 머리를 내밀어봅니다. 

정말 저 멀리서 어떤 무리가 움직이는 게 보였습니다.  

수시로 작은 배를 운항하는 전문가가 참거두고래에게 말을 겁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보통, 이 고래 무리는 먹잇감 찾아 아주 빠르게 이동하는데요, 저 날은 우리가 타고 있는 배와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종이 다른 참거두고래는 돌고래와도 소통도 하는데요, 이날은 웬일인지 우리와 소통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해설사는 흥분을 감추지 않고 말하더라고요.  

한 무리의 참거두고래가 몰려와 왔다가 갔다가 배 주위에서 무슨 말을 하듯 움직이더라고요. 

정말 멋지고 경이롭고 신비했습니다. 

이런 신비한 돌고래가 이렇게 무엇인가를 말하듯 다가오는지...... 

숨을 쉬기 위해 뿜뿜 뿜어내는 물~


수중 발레를 하듯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 

저 넓은 바다의 생명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아이들도 조용히 참거두고래를 보면서 기뻐하더라고요. 

고래가 무서워 도망가지 않게 모두들 숨죽이고 지켜보는데요, 해설사는 그 와중에 아주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수컷은 4~7.6미터이며 암컷은 그보다 작은 3~3.56m라고 합니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엷은 회색빛이고 크기는 1.8~2m나 된다고 합니다. 

배 밑에는 이런 유리창도 있어서 바닷속 풍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해설사가 그럽니다. 

"어머나! 어미 참거두고래가 자기 새끼 보여주려고 하네요."

자세히 보니, 정말 귀여운 새끼가 어미 곁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더라고요. 

얼마나 큰 전율이 일던지......! 

"모양으로 봐서는 갓 태어난 새끼에요. 어미가 자기 새끼 자랑하려고 우리에게 계속 보여주는 거예요." 

해설을 이렇게 해주시는데, 정말 자기 새끼 자랑하려고 기쁜 몸짓으로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했답니다. 나도 엄마지만, 엄마가 되는 기쁨은 우리 모두의 본성인 듯하네요. 장하다~!!!

그렇게 우리는 참거두고래를 잘 관찰하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왔답니다. 

정말 공감이 무엇인지 제대로 한번 느껴본 오전이었네요. 


투르마레 투어를 장착한 깃발 

이 작은 배도 전문가를 위한 투어를 하고 있었는데, 이 전문가도 이런 놀라운 광경을 최근 들어 처음 본다며 아주 기뻐했답니다. 

그렇게 2시간의 돌고래 투어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도중에 줄무늬 돌고래 떼를 만났는데 100여 마리 정도가 아주 정신없이 빠르게 대서양을 향해 가더라고요. 멈추지 않고 자기 길만 가는 돌고래도 참 신기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가고 있었거든요. 

타리파 항구로 들어올 때의 모습입니다.  

어선들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바다에는 생선이 이리저리 보였습니다. 

개인 요트도 정박해있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임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상하지도 않았던 바다 생명을 만나고, TV에서만 보던 돌고래를 직접 만나니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상당히 현실적인 바다에 많은 생명이 산다는 게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우리만 세상 중심인 줄 알았지? 아니, 바다를 보니 좀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와~! 내가 얼마나 동물을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특히 야생 동물을~!!! 

세상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도 감성을 새롭게 하는 동기가 됐고요, 아이들에게도 살아있는 산교육의 장이 되어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관찰하면서 느꼈을 그 감동도 살짝 전해졌답니다.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야생의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꼭 이 특별한 여행을 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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