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주는 스페인 친구의 의리와 격려
뜸한 일기/이웃

우리 부부가 벨기에에 여행 간 사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은 비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시부모님께서 발렌시아에서 보살펴주셨고요. 덕분에 아이들은 발렌시아 박물관이며, 극장이며, 근처 해변 공원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  


집이 비어 있는 사이, 남편은 마을에 거주하는 친구에게 집 좀 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가 아주 사랑하는 의리 깊은 친구이지요. 여러분도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친구랍니다. 


우리 부부는 이 친구가 하도 고마워 지난주 토요일에 점심을 같이하자고 초대를 했죠. 하지만 친구는 일이 있다면서 토요일은 안 되고, 일요일만 가능하다며 연락을 줬습니다. 


"어? 난 안 돼! 있잖아. 다음 달 책 출간을 위해 지금 정신없이 교정 작업을 하고 있거든. 그날은 산똘도 직장 출근해야 해서, 내가 주인으로서 손님을 접대할 수가 없거든. 미안해. 다음에 같이 점심 먹자."


이렇게 말을 해줬습니다. 토요일에는 남편이 직장에 나가지 않아 요리하고 손님을 접대할 수 있으나, 일요일에는 직장에 나가 일해야 해서 손님 맞이를 할 수 없었지요. 하지만, 친구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이쿠~! 드디어 책 작업이 본격적으로 되는구나. 무지무지 축하해. 그럼 너도 엄청나게 바쁘겠다. 그럼 우리가 가서 네 집안일을 좀 도와줄게."

이러는 겁니다. 아이쿠! 이 친구, 크리스토발은 우리 집 옷도 개 주는 그런 친구입니다. 이번에는 무슨 집안일을?  


"아니, 뭘 도우려고? 넌 손님인데 말이야."


"괜찮아. 손님은 무슨 손님. 내가 파에야 해줄 테니까, 너는 해준 음식을 먹기만 하면 돼!"

이렇게 우리를 안심시킵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도움 많이 준 친구에게 음식 대접은 우리의 몫인데 말이지요. 


친구는 그날 그렇게 자신이 파에야를 해준다며 점심에 우리 집에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친구도 가족이 있으니 가족끼리 다~ 나타나 즐겁게 지냈답니다. 



 


산똘님이 일을 하는 사이, 친구가 자신의 파에야 기구와 철판, 요리 재료까지 다 챙겨와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부담스러울 물건들도 다 챙겨왔으니 의리 하나는 정말 대단하죠. 



게다가 트러플 시즌이 막 시작되는 시기에 이렇게 트러플(truffle, 서양 송로버섯) 한 덩어리도 선물로 가져왔습니다. 

제가 트러플 덕후거든요!!! 

아~~~ 정말 트러플을 선물로 가져오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요! ^^ 


그렇게 요리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요리하다 말고, 무엇인가를 가져옵니다. 


"이거 먹어봐. 정말 맛있어. 이거 닭 간인데 따뜻할 때 먹으면 정말 맛있어~!" 

하고 닭 간을 따뜻하게 한 접시에 구워 와 주는 겁니다. 




우와! 한국에서 할머니 집에서 먹어보고는 처음으로 먹는 간인 것 같은데.....

정말 따뜻할 때 먹으니 맛있긴 맛있더라고요! 


"어머! 스페인 사람들 이럴 때 보면 한국인하고 똑같아. 우리도 간을 일부러 이렇게 구워서 먹기도 하거든."



"그럼, 간이 흔한 것은 아닌데, 있으면 이렇게 구워 먹으면 맛있기도 하지. 그런데 한국인도 스페인 사람들처럼 간이며, 똥집이며 다 먹는구나!" 


하하하! 하고 우리 셋은 엄청나게 웃어댔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지 뭐~~~




열심히 친구가 요리하는 사이, 저는 어느 정도 교정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손님 덕분에 밖에서 엄마의 보호 없이 열심히 놀았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일 나갔던 남편도 돌아오고, 크리스토발은 파에야도 완성하고......

식탁이 뚝딱 차려졌나 봅니다. 


"산들무지개! 밥 먹자!" 하고 부르는 친구. 



 

맛있는 파에야가 우리 점심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더라고요. 

의리 있는 친구 덕분에 저도 저 날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었네요. 


그리고 보니, 스페인에 살면 살수록 사람들이 참 의리가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물론, 사람은 각자의 개성과 장단점이 있어 좋다가도 얄미울 때도 있고, 미울 때도 있고, 보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장단점을 다 인정하면서 보고 나면, 아무리 얄미워도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아름다움은 분명 있으니까요. 

장미에 가시가 많이 달려 싫어할 수는 있지만, 장미는 장미라고 인정할 때 

그 장미의 가치가 빛나는 것처럼, 사람도 가시 많고 울퉁불퉁 성격이 고약하더라도 

그 사람 자체로 인정하고 나면 그 사람이 언젠가는 충분한 가치로 제게 다가올 수 있음을 알겠더라고요. 


"얘들아~! 엄마랑 아빠가 사고 나면 어디에 먼저 전화해야지?" 

하고 한 번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내심 경찰이나 응급구조대 번호를 말하기를 기대했지요. 그런데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은 

"크리스토발 아저씨!"입니다. 

그만큼 아이들도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으로 선택(?)된 크리스토발입니다. 


그렇게 저 날도 스페인 친구의 의리에 감탄하면서 사람이란 모름지기 이럴 수밖에 없구나, 생각한 날입니다. 저도 남에게 이런 의리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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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3 02:2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지구별 2018.12.13 02:28 신고 URL EDIT REPLY
마음 속 생각 마저도 환히 비춰주는 작은 반딧불 같은 친구군요!

우리주변에 그런 사람 몇몇만 있어도 생각이 밝고 마음 풍경이 아름다워 세상을 밝고 따듯하게 만들어 갈거 같아요!
가끔 마른 잎처럼 바삭거리는 드라이한 우리 마음이 괜히 부끄러워지는건..ㅠㅠ

산들님 이야기안에 담긴 글이 털실로 짠 스웨터를 거저 선물 받은 것 처럼 크리스토발 아저씨와의 훈훈한 이웃사촌간의 훈정이 느껴지고 아이들의 반응도 참 아이들 다운 답변이라 재밌게 읽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Germany89 2018.12.13 03:07 신고 URL EDIT REPLY
으앙 닭간 너무 맛있어보여요~ 저는 닭간이나 닭심장, 닭위같은 그런 요리를 좋아해서, 스페인에서 저렇게 구워 나오는거 보니 참 반갑네요^^ 여기서는 다 팔긴 파는데, 직접 해서 먹는 사람은 본적이 없는데, 그래도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거겠죠^^?
독일 사람들은 찬찬히 관찰해보니까, 저런 특이한(?)요리에 많이 거부감이 있더라구요. 닭발 얘기하면 일단 우웩~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제 생각에는 참 예의없는 반응이라 생각하지만..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다짜고짜 저런식의 반응은 마치 저를 미개한 취급하는 기분?)
독일인들 좋은점도 많지만, 저런 음식에 대해 거부감없는 사고방식의 스페인 사람들이 이럴때 참 부럽기도 하네요! 저는 미식가라서 먹는거 되게 중요하거든요^^

이렇게 이웃정이 넘치는 포스팅 보니까 겨울임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입니다.


도서관노인 2018.12.13 09:21 신고 URL EDIT REPLY
와 진짜 멋진 친구네요.
읽으면서 괜히 콧등이 시큰해져요.
따뜻함이 여기까지 느껴지는거 같아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글렌피넌 2018.12.13 14:34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고향떠나 남편 고향에서 생활한지 10여년 되갑니다.
내게도 저런 친구가 몇이나 될까? 손꼽아 보며
저런 좋은 친구가 옆에 있다는게 인생살이에서
가장 큰 성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크리스토발 아저씨에게도 산들님이 가장 좋은 이웃이겠지요^^
정말 부럽습니다~^^
박동수 2018.12.13 15:21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좋은 친구분이다. 크리스토발 아저씨.
내 친구들이 나한테 하는 전화는 술에 취해
야, 동수! 인생 뭐 있나, 오늘도 술먹었어.
친구들아 크리스토발 아저씨 반만 닮아라....
조수경 2018.12.13 17:53 신고 URL EDIT REPLY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머물러요~!!
마음을 꼬집는 사람들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불편하거든요~ㅜ
정말 좋은 이웃에 감사할 줄 아는
좋으신 산들님 산똘님 지인다워요~^^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사람도
좋은 사람 곁에 있으면 뉘우치고 바뀌는데
그 것도 그나마 내면의 따뜻함이 있는 사람...!!
멋진 이웃 자랑 할 만하네요.
그런 지인을 곁에 둘 줄 아는 행복한 산들, 산똘님
당신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키드 2018.12.14 01:36 신고 URL EDIT REPLY
오늘도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네요.내 속 다 터놓고 지낼수있는 그런 이웃친구 있다는건 대단한 행운이예요~아마 이웃 크리스토발도 산들님네를 그렇게 생각할듯 합니다.
글 읽으며 저 자신도 돌이켜 보게 되네요~~^^
2018.12.14 09:0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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