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정이 느껴지는 스페인 이웃의 나눔

산들무지개 2019. 1. 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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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며칠 동안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사는 삶이 일부러 일을 만드는 것 같답니다. ^^* 장 보러 한 시간 넘는 도시에 나가야 하고(왕복 2시간), 매일 장작 날라서 난로에 불 지펴야 하고, 추운 겨울이기에 밤이 되면 집 창문의 덧문은 모두 닫아야 하고, 고양이와 닭도 춥지 말라고 창고 문도 일일이 (새벽에) 열고 (저녁에) 닫아줘야 하니...... 게다가 밥도 매일 챙겨줘야 하고...... 

통학 버스가 없으니 매일 왕복 30분, 2회를 즉 1시간을 마을 오가는 데 써야 하고......

생각해보니 바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매일 바쁜 듯합니다. 물론, 제게 유일하게 남는 시간인 2시간은 이 블로그와 유튜브 등에 시간을 할애하지만, 너무 촉박한 것 같아요. 시간이 더 있다면 아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텐데...... 그래도 여러분은 이해하시죠? 

그래서 제게는 아주 소중한 제 시간, 여러분과 함께하여 행복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일을 만들어야 하는 생활이 스페인 시골 생활인 것 같아요. 

큰아이는 치즈 귀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즈를 엄청나게 좋아한답니다. 매번 치즈를 사 먹어도 좋지만, 어쩐 일인지 딸바보 아빠 남편은 아이에게 치즈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한답니다. 

"치즈 좋아하는 사람이 치즈 만드는 법을 모르면 되겠나!" 

하하하! 정말 이 열정 하나는 어딜 가나 이길 사람이 없는 듯해요. 

그래서 산똘님은 큰 딸아이를 위해 치즈 만들 도구를 누군가에게 받아왔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재미있는 사실은 마을 이웃도 이런 일들에 귀찮아하지 않고 얼마나 열성적으로 도와주는지...... 정이 살아있는 스페인 사람들입니다. 사실, 사람 사는 동네가 다 비슷하겠지만 말입니다. 

이웃 아주머니께서 산똘님을 위해 주신 물건은 다음과 같답니다. 

산똘님이 양치기 아주머니께 산양 젖 5리터를 사겠다고 부탁했나 봐요. 

"우리 산드라가 치즈를 너무 좋아해서 산양 치즈 만들게 5리터 산양유 주세요~!" 

그랬더니, 치즈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덤으로 주시면서 그럽니다. 

"이거 오늘 공짜로 줄게. 한번 해보고 잘 되면 다음에 사면 되니까 먼저 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잖아?"

그러시면서 옆에 있는 물건을 빌려주십니다. 


위의 사진에 나온 나무틀인데요, 이게 글쎄 양치기 아주머니네 100년 된 치즈틀이라고 하네요. ^^* 

그리고 치즈 만들 때 사용하라고 주신 엉겅퀴 꽃 술, 이게 응고하는 작용을 한다네요. 

그렇게 남편은 양치기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치즈 만드는 법을 대강 짐작으로 하게 되었답니다. 

처음이라 얼마만큼의 엉겅퀴 꽃술을 넣어야 할지 몰라, 시중에 약으로 나온 응고제를 풀어 넣기는 했지만...... ㅠㅠ 나중에는 꼭 엉겅퀴 꽃을 넣을 방법을 배울 것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아이에게 산양 치즈 만드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리코타처럼 보이는데 끓여서 하는 리코타는 아니랍니다. 끓이지 않고 38도 정도에 응고제를 넣어 만드는 치즈라고 하네요. 

아주머니께서 빌려주신 틀에 꽉꽉 눌러 치즈를 만들어냅니다. 

몇 시간 두고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더니 아래의 사진처럼 나옵니다. 

우와~! 정말 신선한 께소 데 카브라 프레스코(Queso de Cabra Fresco)입니다! 


그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신선한 치즈를 잘라 이렇게 아침 식사로 먹었습니다. 

토스트 위에 치즈 올리고, 피멘톤(pimenton, 파프리카 가루) 뿌린 후, 올리브유를 두르고 나면 환상적인 아침 식사가 된답니다. 

얼마나 좋았는지, 남편은 고마움의 표시로 자신의 수제 맥주를 양치기 아주머니께 선물했다고 하네요. 

게다가 며칠 전, 우리 오토바이 고친다고 물건을 빌린 버스 기사 아저씨께도 고맙다고 맥주와 이 치즈를 선물로 드렸다고 하네요. 

그랬더니...... 그랬더니......

오늘 우리는 버스 기사 아저씨께 음식을 선물 받게 되었답니다. 

그것은 다름 하여...... 새고기! ^^* 하하하! 

▲ 직접 사냥하여 획득하셨다는 새고기 세 마리를~~~!

스페인에서 대중적으로 먹는다는 뻬르디세스(Perdices)인데 우리 말로 유럽 자고새라고 하네요. 닭목 꿩과라고 하니 꿩 잡고 알 먹는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 미안해서라도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정말 신기한 스페인 음식 문화이죠? 

그러고 보니, 돌고 도는 스페인 사람들의 정, 정말 훈훈합니다. 

훈훈한 이들의 나눔이 사람 사는 세상을 더 따뜻하게 하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출간 전 연재 벌써 3회, 4회에 들어갔다네요 

스페인 이웃과 함께 물물교환하게 된 이야기를 다룬 글이 실렸네요. 

감자와 양배추가 아니라 돈이 필요해. 

쌍둥이 어릴 때 사진도 올라간 신비한 쌍둥이 이야기도 있어요~!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시공사 출간 전 연재 시리즈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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