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우리 집에서 밥 먹을 때마다 한국 숟가락 요구하는 친구

산들무지개 2019. 3. 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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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사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마을에는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인 크리스토발이 가끔 파에야를 해주러 들르곤 한답니다. 친구는 파에야 요리하는 걸 아주 좋아해 매번 도구까지 챙겨와 우리에게 근사한 파에야 요리를 선사한답니다. 

파에야(Paella)는 큰 철판에 각종 고기와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내어 쌀을 넣어 하는 밥 요리인데요, 하는 방법이 아주 간단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으면 육수와 쌀의 양을 조절 못 해 실패하곤 한다네요. 하지만 친구는 경험이 많았던 터라 지난번에는 아주 맛있는 파에야를 잔뜩 해주었습니다. 남은 것도 모조리 우리에게 주면서 냉동고에 얼렸다 필요할 때 꺼내먹으라면서 팁도 잊지 않더라고요. 

그런 친구가 한국 숟가락의 매력에 퐁~ 빠지고 말았답니다. 

사실, 저 날에는 파에야를 하면서 친구가 기름을 아주 많이 사용했는데, 고기를 볶은 후에는 고기에서 나온 지방과 합쳐져 기름투성이였답니다. 그 기름을 손잡이가 긴 한국 숟가락으로 인내심 갖고 다 걷어냈는데요,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러더라고요. 

"손잡이가 길어서 의외로 편해."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의 숟가락은 유럽식 숟가락으로 다들 국물 요리를 먹을 때 떠먹는 용도이지요. 그래서 생긴 모양새가 한국 숟가락과 많이 다르답니다. 국물을 떠야 해서 숟가락이 움푹 파였고, 손잡이는 더 굵고 짧지요. 물론, 파에야를 먹을 때 먹는 숟가락도 있는데, 조금 큰 나무로 된 숟가락이라 입안에 쏙 들어가지는 않는 단점이 있답니다.  


친구가 한국 숟가락과 스페인에서 사용하는 숟가락을 비교하면서 봅니다.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숟가락을 보면서 감탄을 하네요. 

"나는 손잡이가 긴 숟가락이 정말 마음에 들어. 사용하는데 아주 편해. 한국 숟가락이 훨씬 좋아!" 

하긴 손잡이가 가늘어 감각이 전달이 더 잘 되어 떠 먹기 편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반면, 스페인식 숟가락은 수프용으로 나온 물건이라 조금은 불편하겠단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먹는 것 앞에서는 어떤 것을 사용해도 다 맛있게 잘 먹는 사람들입니다. ^^* 

이런 친구를 보고 생각했죠. 나중에 한국 가면 숟가락과 젓가락을 좀 많이 사 와야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의외의 것이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스페인 이웃이 제 친정에서 보내준 한국 호미 보고 깜짝 놀란 사연이나, 제가 텃밭에서 엉덩이에 깔고 앉았던 텃밭 방석 보고도 깜짝 놀란 일도 그렇고...... 

이 숟가락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선물일 것 같은 예감이 들고......

다음에는 꼭 친구한테 한국 수저를 선물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3-1절 100주년이네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하고요! 우리 선인들의 희생으로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걸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만세~!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날을 잘 설명해주도록 할게요. 산똘님에게도...... 

난 유럽인들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를 줄 알았는데 산똘님이 깨어있어서 절 안심시키더라고요. 

"지구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 나치를 도운 일본을......! 일본제국주의가 지금도 존재한다는 걸 모른다고 생각하지마. 일본 정부가 요즘 하는 추세, 아무리 역사를 미화한다고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남편의 말처럼 제발 역사의 진실은 제대로 드러나고, 또 계속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지난가을에 찍은 가족사진인데 어때요? 우리 고양이들도 함께 찍혔어요. 

산들무지개의 소소한 일상, 블로그에는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 책으로도 만나보세요! 

♥ 산들무지개의 책 나왔어요 ♥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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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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