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언어가 다르지만, 자식만큼 며느리 자랑스러워하시는 시부모님

산들무지개 2019. 3.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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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일 2월 15일 산들무지개의 책이 출간되고도 저는 바로 받아볼 수 없었답니다. 편집자님이 바로 보내주셨는데도 스페인 세관 시스템 때문에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해야만 소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주말에는 일이 멈추기 때문에 더 늦어졌기도 하죠. 

그런데 드디어 마을 우체부가 제 소포가 도착했다며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얼마나 떨리던지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컴퓨터 문서로 수백 번은 더 본 글인데 활자로 찍혀 나온 책이라니! 실제 책을 만져볼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받고 나서 저도 제 반응이 궁금하여 영상을 한번 찍어봤습니다. 엄청나게 좋아했는데 화면에서는 아주 격양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차분히 좋아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 (산들무지개는 차분하구나~) 


▲▼ 산들무지개 유튜브 채널입니다. 

블로그에 소개하지 않은 다양한 영상 많으니 힐링하러 놀러 오세요~~~


그리고 주말에 저자 증정용 책 한 부를 시댁에 가져갔습니다. 그동안 많이 궁금해하셨는데 드디어 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셨거든요. ^^

제 책을 받자마자 시부모님은 돋보기 안경을 먼저 찾으셨답니다. 일흔 중반의 두 노부부가 다정하게 맞대고 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마치 우리 말을 아는 사람처럼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가듯이 한 장 한 장을 넘기시더라고요. 

"정말 산들무지개는 죽기 전에 해야 할 3가지 일을 달성했네."

스페인에서는 죽기 전에 해야 할 3가지 일로 다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나무 심기, 아이 낳기, 그리고 책 내기. 이렇게 세 가지 해야 할 일로 예로부터 전해져 온다고 하네요. 그랬더니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남편이 그러네요. 

"아니요. 어머니! 산들무지개는 두 권의 책을 더 내야 한다고요. 우리 딸이 셋이나 있으니 두 권은 더 내야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거예요." 

이렇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답을 하더라고요. 아마도 산들무지개가 책을 더 내야 한다는 어떤 당위성을 심어주려는 듯 말입니다. 그런데 남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더 출간해야겠다는 목적이 생기더라고요. 

"그래~ 산들무지개야. 좋은 책을 내는 일은 후세에도 참 좋은 일이지. 네 책 세 권은 꼭 보관해서 훗날 아이들이 크면 유산으로 꼭 물려주렴. 나는 3가지 일을 다 못 하고 죽지만, 너는 끝까지 해낼 거라고 믿어." 

이러시는 겁니다. 

정말 자식이 책을 낸 것처럼 기뻐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몰랐답니다. 얼마나 소중하게 책을 받고 살펴보시는지...... 언어가 달라도 그 마음 충분히 전해졌답니다. 


그리고 가족 채팅방에 이렇게 올리셨더라고요. 

"산들무지개가 준 책이 우리 집에 있어. 보고 싶은 가족 멤버들은 우리 집에 오면 보여줄게."

시어머니께서 이렇게 톡을 올리니 시아버지께서 첨부하여 이런 말씀도 남기셨네요. 

"읽고 싶은 사람은 사전에 한국어 테스트를 한 후, 적합성이 인정되면 책을 빌려주도록 하지."

이런 귀여운 농담까지 덧붙이십니다. 그만큼 이제 두 분도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임을 알 수 있네요. 


"그러지 말고, 시댁 가족들에게 한 부씩 다 돌리고 싶은데......"

이런 말을 시부모님께 했더니.......

"그 귀한 책을! 글자 모르는 우리 아이들한테 돌리지 말고, 진짜 한국어를 읽고 한국어로 느낄 수 있는 독자들에게 선물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구나. 우리 아이들은 우리 집에서 내가 가진 책을 빌려서 보면 된단다. 그 귀한 책, 진짜로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게 옳은 것 같다. 외국에서 한국 책 살 수 없는 분들께 드리는 건 어떻니?"

이러시네요. ^^* 덕분에 저도 마음 편하게 스페인에서 지지하고 응원해주셨던 지인께 제 책 선물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하루하루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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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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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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