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우리 집에 오랜만에 방문한 양치기 아저씨

산들이 산들무지개 2020. 10. 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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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몇 개월이나 멈춰 있었는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장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이 스페인 시골의 작은 마을은 더 침울해졌답니다. 

평소 주말이면 인기가 많던 빵집과 바, 식당도 문 닫은 지 오래......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새로운 활기가 솟아나는 듯했는데 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니 하나둘 문 닫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관광 서비스업 종사자들 말고도 시골 농업과 묵축업하시는 분들도 꽤 타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니 소비도 줄고, 육류도 잘 팔리지 않아 

목축업 종사자들도 꽤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마을 양치기 아저씨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가 닥쳤습니다. 

이제 곧 퇴직할 시점이 다가오니 말입니다. 


아니, 사실은 퇴직하셨습니다!

양을 물려줄 사람을 구하지 못하니 부인 이름으로 대신 양을 몰고 있답니다. 

아들 한 명이 있는데, 아들은 이 목축업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이 많은 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에 싸여 있습니다. 


'다른 양치기가 나타나면 이 직업을 물려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나 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에 양고기도 잘 팔리지 않죠.


어쩌면 이 많은 양을 다국적 기업에 통째로 팔 수도 있고요. 




세상의 변화가 너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항상 느리게만 흐르는 스페인 고산에서는 잘 적응을 못 하는 것 같아요. 



16년 전 처음으로 양치기 아저씨를 봤을 때가 생각나네요. 

이방인인 저에게 참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때 되면 채소며, 달걀, 감자까지 나눠주시고......

그러고 보니, 강산이 한 번 변했습니다. 



그런 양치기 아저씨도 많이 늙으셨어요. 



이곳에서 살아온 세월이 그렇게 길지도 않은데, 

마을에 늙은 분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최근 이곳의 이웃, 지인과 사별을 많이 했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이들이 한둘씩 떠나고 조금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이날도 라몬 아저씨는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시고 떠나셨어요. 

"딸 가진 이는 아들과 딸 둘을 가진 것과 같고, 

아들 가진 이는 아무도 가지지 않은 것과 같다..." 라고......


아마 아드님이 양치기 직업을 물려받지 않은 서운함은 있지 않으신지......


오늘도 저녁 석양은 저물고...... 제 마음은 조금 안타까워졌습니다. 


여러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하루하루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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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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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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