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무언가 달라지고 있는 우리 중딩 딸...

산들무지개 2022. 4. 1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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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첫째가 중학교에 입학했어요. 그리고 1/3학기 지날 즈음, 학교에서 체험 학습으로 안도라라는 피레네의 작은 나라로 스키 강습을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우리 아이는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무지무지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동반 교사들은 스키 강습을 받는 아이들 근황이 궁금한 부모를 위해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나는 우리 아이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아니, 이 아이가 우리 아이야?"

 

학교에서 단체로 떠난 스키 강습

 

또래의 친구들과 열심히 스키 배우기~

 

문제의 사진. 가운데 ACDC옷을 입은 우리 큰아이...

아니 하필이면.... 하드 락 그룹... 😂

뭐 정체성이 확고한 사춘기가 돼 가는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흔한 모습이겠지요? 

시크한 또래의 친구들... 선생님 말씀...

"사춘기 아이들이라 사진에 협조 안하고 아주 기분 나빠하는 모습이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즐기고 있어요~!" 

누가 사춘기 아니랄까봐 친구들 모두가 시크한 게 넘 웃겨요.

 

스키 타러 간다고 인증샷 찍어보낸 큰 아이

 

다름이 아니라 사진에 찍힌 아이의 모습이 좀 충격적이었거든요. 뭐 그냥 보기엔 흔한 중학생의 모습인데요, 엄마 눈에는 보이는 게 있었지요.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이 새 옷이라 놀랐습니다! 그게 왜 놀랄 일인가요? 놀랄 일입니다. 그 옷은 다름 아니라 하드 록 밴드 그룹인 ACDC의 셔츠......!

아니, 울 아이가 이 그룹을 좋아한 거였어? 아이가 입은 셔츠를 보고 뿜어져나오는 나의 탄성인가, 한탄인가.... 깜짝 놀랐습니다. 어쩐지 요즘 스페인 락 가수 로센도(Rosendo)의 음악도 자주 듣는다 했죠~ 친구들끼리 강습 갔다가 저녁 여유 시간에 다 함께 시내를 돌면서 옷을 사러 다닌 것 같았어요. 놀러 가서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준 돈으로 그 셔츠를 산 거죠. 😂

 

아니나 다를까... 아이가 강습에서 돌아와 이것저것 이야기보따리를 잔뜩 풀었는데요, 또래의 여자 아이들과 함께 시내에 나가 옷 가게를 돌았다고 하네요.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준 돈으로 티셔츠를 무려 세 개나 샀다는 겁니다. 아~~~ 평소에 가게 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더니 마음껏 자기 세상이 되었습니다! 시골이라 돈 쓸 일이 없으니 용돈은 특별한 날에만 줬는데, 사실은 이제 용돈을 달마다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나도 저 나이 때 얼마나 갖고 싶던 게 많았는지 생각해보면 말이지요. 

 

친구들과 생애 처음 스타벅스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다는 아이......! 어쩐지 기특하고 감동이 일었어요(초보 부모의 마음은 항상 그렇습니다. 아이가 못 할 것 같은 일을 해내는 순간은 작은 일이라도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 드디어 세상에 발을 디뎠구나 싶은 마음...... 시골이라 이런 도시 생활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어디 나가서 맘고생은 하지 않나 무척 우려했었지요. 하지만, 아이는 잘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학교에서 근처 대학교 탐방이 있어 견학을 간다고 하더라고요. 

아침에 가는 아이 붙잡고... 돈은 가져가니?  물으니... 돈이 왜 필요하냐면서 오히려 제게 묻더라고요. 

아니~~~ 대학교 탐방 가도 거기 매점도 있고, 가게도 있으니까 필요한 물건이나 먹을 거 있으면 사 먹어야지~ 했더니...

자기 돈은 아까운지 가져가지 않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용돈을 줬어요. 친구들하고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그래도 아이는 샌드위치 싸 간다며 필요없다고 사양을 합니다. 하지만, 손해 볼 일 없다고 아이에게 그냥 손에 쥐어줬어요. 자기 용돈은 아까워 못 쓰겠다는 아이에게 부담없이 쓰라고 돈을 줬지요. 그게 든든한 엄마의 마음이니까요. 어디 나가 돈이라도 있으면 안심이 되는 마음... 😅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전송한 아이......

 

엄마가 준 용돈으로 사 먹은 간식 인증샷 보낸 아이...

 

그런데 몇 시간 후.... 탐방하면서, 톡을 보내줬어요..... 맛있는 간식 사진과 탐방에서 뭐했는지에 대한 이야기. 우와~! 엄마의 마음을 알고 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톡으로 보내오다니...! 어쩐지 끈끈한 우리만의 비밀이 생긴 듯 좋았어요. 그래~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경험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지~! 사회생활을 조금씩 즐기며 낯설었던 그 두려움을 헤치는 아이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오늘은 소소한 아이의 변화가 초보 엄마에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온 이야기 전합니다. 하하하! 우리 모두가 인생의 초보이니 말이지요. 아직 가야 할 길 많은 엄마의 길 위에서도 사춘기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이 역시나 초보입니다. 초보이니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의 변화...... 함께 이야기 나눠 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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