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찾아낸 어린 새
뜸한 일기/자연

철 따라 계절따라...... (사색)


마드리드에서 남편의 사촌 동생 가족이 놀러 왔다. 도시에만 사는 동생의 아이들은 어느새 탐험가가 되어 우리 어린 세 딸을 데리고 모험을 나섰다. 가방에 작은 물병을 챙기고 마치 저 먼 미지의 숲이 정글이라도 되는 듯 나섰다. 


한참이 지났을까......


한 아이가 "큰일 났어요! 큰일! 새가 하늘에서 그냥 떨어져서 떨고 있어요!" 외치면서 달려오는 것이다. 


그래? 한 번 가보자. 


어린 야생 비둘기가 매의 공격을 받았는지 정신 못 차리고 누워있었다. 

웃옷을 벗어다 파닥거리는 새를 감싸 집으로 데리고 왔다.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보여주니 살 가망성이 없단다. 목이 비틀어져 내가 보기에도 안쓰럽게 축 늘어져 있었다. 


그러나, 



세상에 난 모든 생명, 살아갈 기회는 한 번쯤 신이 허락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에게 새를 보여주며 이 야생 비둘기, 그러나 하늘의 길을 따라나선 철새를 설명한다. 



스페인어로 Torcaz(학명, Columba palumbus)라는 철새 비둘기로 이베리아 반도에 주로 거주하는 새다. 유럽 내를 오가는 형태로 살기도 하지만 지역적 짧은 이동을 하는 그룹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사냥철이 아니지만, 곧 사냥철이 시작되는 가을에 이 새들은 사냥꾼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는다. 



곧 죽을 것 같아......, 남편은 나에게만 중얼거렸다. 


그래도 어린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빛을 보고 죽어간다고 말할 수는 없었나 보다. 


 

어떤 형태로도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은 소중한 것! 

다시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열심히 하늘을 날아오르리라!


"우리, 이 상자에 넣어 새가 살도록 도와주자! 내일이면 하늘을 날것이야!"


그렇게 상자에 죽어가는 어린 새를 넣었다. 

(그리고 남편은 다음 날 아이들 몰래 어린 새를 땅에 묻어주었다. 생명의 순환이 아주 작은, 아주 작은, 티끌 같은 우리 생에도 펼쳐지고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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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들레 2014.08.18 03:25 URL EDIT REPLY
남편분이 너무 천사같으세요^^ 행동 하나하나에 세심함이 뭍어나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08.19 20:43 신고 URL EDIT
들레님, 감사합니다.
네, 남편이 좀 섬세한 기질이 있지요. ^^
어린 비둘기가 마지막으로 느낀 사람의 손길이었네요.
BlogIcon The 노라 2014.08.18 07:40 신고 URL EDIT REPLY
그럼요. 어떤 형태로 이 세상에 태어났던 생명은 소중한 것.
어린 비둘기가 아주 고마워했을 거예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08.19 20:43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어린 비둘기의 마지막 생의 손길이 산똘님이었으니 기억 많이 할 거에요.
BlogIcon 박긍정 2014.08.18 09:53 URL EDIT REPLY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더불어 남편분의 따뜻한 마음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블로그 보면서 늘 힐링하고 갑니다ㅎ 행복하세요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08.19 20:44 신고 URL EDIT
박긍정님!!!
아이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저도 이런 하나의 단어만 봐도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긍정은 삶의 기쁨의 씨앗이거든요!!!
고마운 댓글, 감사드려요.
BlogIcon Carmen 2014.08.18 12:20 URL EDIT REPLY
아이들 앞에서 죽음을 설명하기가 난감할 때가 종종 있죠. 언젠가 우리집 처마에 둥지를 튼 새들이 공격당했을때 집에서 키우던 어린 고양이가 죽었을때 참으로 설명하기가 애매했죠. 아이들이 그 죽음을 목격하지 않도록 서둘렀던 기억이 있습니다.그리고 그 죽음은 내게도 사실 충격이었지요.어른이어서 때론 더 곤란할때가 있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08.19 20:45 신고 URL EDIT
맞아요. 아이들 앞에서 설명하기 어려워 더 힘든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더 많이 이런 일들이 벌어지니 저도 공부 좀 해야겠어요. ^^
아고.... 즐거운 날 되세요!
BlogIcon 김재영 2014.08.18 22:42 URL EDIT REPLY
티스토리도 존재하고 있는건 예전에 말씀하셨던거 같은데 이번에 이렇게 첨 방문하네요. ^^
요기에도 들어왔으니 출근도장 꽉! 찍어야겠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08.19 20:46 신고 URL EDIT
재영님! 아자! 앗싸! 친근감 폭발!!! 이렇게 들려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여기선 으음.... 좀 .... 어떻게 말해야될까.....
차근차근하다보면 무엇인가 답이 나올 블로그라 생각되네요.
앗! 사라가 옆에서 징징대네요...ㅠㅠ
즐거운 날 되세요, 재영님!!!
그라시아 2014.08.20 14:11 URL EDIT REPLY
아 저 옛날에 초딩때 학교 앞에서 사왔던 병아리 하루 살다가
죽었을때 그땐 죽음이 뭔지도 몰랐던 때라 트라우마라고 하긴 그렇지만 여튼
좀 기분이 안 좋았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론 병아리든 다른 동물이든 키우기가 꺼려져서 그냥 길거리에 보는 동물들
예뻐만 한답니다.ㅋㅋ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08.20 21:10 신고 URL EDIT
그러니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어떤 교육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네요. 저도 이곳에서 정착하면서 그 전에 꺼리던 어떤 것이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오네요.

다... 적응이 문제인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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